납추에 신음하는 바다
인천지역에 살고 있다. 배를 타고 나가 바다낚시를 자주 한다. 요즘 계속해야할지 고민스럽다. 5~6년 전부터 낚시인구가 부쩍 늘고 토요휴무제가 시행되면서토·일요일에 엄청난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바다낚시를 즐긴다.
바다낚시의 문제는 커다란 납추를 사용한다는 데 있다. 낚시를 많이 해본사람들도 배낚시 한번 나가면 두세 개 정도의 납추를 바다에 떨구고 오는데,초보자는 하루 10개 이상을 소비한다.
배 한 척에 20~30명 승선을 하니까 20척 이상 출항하는 남항부두나 만석부두의사람 수를 대충 어림잡을 수 있고, 4~11월까지 낚시를 한다고 가정하면 수거가불가능한 엄청난 수의 납덩어리들이 서해바다 청청지역에(덕적도 근해) 뿌려지고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서해 어느 지역 바닷가든 물이 빠지고 난 뒤 여기저기드러난 갯바위에서 버려진 던질낚시용 납추를 주으면 순식간에 비닐봉지가가득찬다.
바다 생물은 암초를 중심으로 서식한다. 배낚시가 주로 수심깊은 암초지역에서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엄청난 양의 납덩어리가 바다 속 바위틈에 쌓이는 것은당연하다. 치어의 성장장소인 얕은 갯바위 오염은 물론이려니와 서해의 수심깊은청청해역이 오염되고, 거기에 서식하는 물고기를 먹는 우리의 몸도 납 오염에서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낚시도구 제작 때 납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하고,우리나라 일부 지역에서도 배낚시 하는 사람들에게 납추 대신 쇠추를 권한다고한다. 생계를 위한 어로활동이 아닌, 여가를 즐기는 배낚시만이라도 강력한 법적제제를 가하여 납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바다 오염방지를 위해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쇠추나 기타 납을 대체 할 수 있는 추가 조금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배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높아진 환경의식으로 그 정도는 감수하리라고생각한다. 바다낚시를 좋아하고 즐기는 내 입장에서 봤을 때 환경과 우리의 건강을위해서 납추 사용을 엄격히 금지해야만 한다. 서해 전지역에서 행해지는 납오염실태를 조사하고,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납 오염은 그 어떤오염보다도 심각하고 무섭다는 것을 다 알 것이다. 환경부나 유선조합, 환경단체등에서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 바다의 납오염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기바란다.
신근식 shinfi@hanmail.net (한겨레신문) 2003년 5월 5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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