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소리］낚시터에 버려진 양심들 경향신문 2003년 01월 14일 (화)
요즘 꽁꽁 언 호수나 낚시터엔 빙어잡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멸치처럼 생겼지만 훨씬 날씬하고 멋지게 생긴 빙어를 낚는 기분은 잡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족끼리, 혹은 연인과 함께 나와 다정하게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은 한 폭의 잔잔한 그림과 같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풍경을 간혹 볼 수 있다. 얼음 위에서 가스를 피우고 삼겹살 등을 구워먹는 사람들,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사람들, 그리고 떠날 때에는 낚시바늘이며 줄이며 쓰레기 할 것 없이 모두 버려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는 사람들….
빙어도 잡을 만큼 잡았고, 술과 음식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더 이상 미련없이 떠나겠다는 식이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무엇을 배울까. 귀찮더라도 한번쯤은 자신이 머물렀던 곳을 뒤돌아보고 정리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지면 어떨까. 자연은 우리가 한 만큼 우리에게 돌려주는 법이다.
<양영희/강원 원주시 우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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