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낭만풍폭(2004-03-20 00:20:35, Hit : 964, Vote :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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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전설 - 맹탕못

맹탕지의 봄 - 2004. 3.16





힘겹게 줄기를 타고 올라온 흙이

가지 끝에 연분홍 꽃망울로 불거진다

허위단심 강줄기를 쫓아 올라간 사람들이

검푸른 하늘에 별로 도드라진다


이내 온 들판이 연초록으로 물들리라

안개와 햇살로 짠 비단으로 덮이리라



추운 겨울을 이겨낸 더 많은 뿌리들이

벌건 상처를 누더기에 감춘 채

애처롭게 바위와 돌 틈에 달라붙어 있는

올 봄도 꽃샘바람은 칼끝처럼 맵더라도



신 경림님의 올 봄의 꽃샘바람





가을의 전설을 꿈꾸며.. 다시 찾은 맹탕못.

그 전설 속의 주인공들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오늘도님, 찌바라기님, 운칠기삼님, 물잠자리님 그리고 나..


지난 가을 맹탕의 4짜급 워리에 맞서 용맹하게 싸웠던 전설의 워리어(warrior) ^^*



완연한 봄기운이 대지를 뚫고 초록의 푸르름으로 나를 더욱 설레이게 한다.
물가 나들이는 언제나 즐겁다.
오는 길이 설레이고 가는 길은 여유롭기 때문이다.

무너미를 가로 지르는 다리를 건너자 곳곳에서 쑥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봄의 향기를 느끼게 하는 봄나물로 흔히들 냉이와 달래를 들지만 가장 으뜸으로 칠 수 있는 것은 쑥이다.

잠시 쑥향에 취해 나홀로 여유를 부려본다.



물살을 피해 그리고 쑥향에 취해 비틀거리며 도착한  내 낚시자리.

만수위에 달한 수위는 실바람에 무너미를 적시고, 어느새 내 마음도 진한 봄내음에 젖어들기 시작한다.

2.5칸 한대를 펼쳤다.
봄햇살이 너무 좋아 파라솔도 펴지않고, 신발도 신지 않은채 의자에 기대어..
봄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고 받아들였다.
바람이 멎자 수면은 잔잔하다 못해 완벽히 평화롭다.
.
.
건너편에서 적막을 깨는 엔진소리와 함께 반가운 님이 오신다.
비록 봄처녀도 봄총각도 아니지만 봄향기 연신 풍기며 여유롭게 걸어 오신다.
덩달아 찌도 오르며 님을 반긴다.



오늘의 첫수다.
잠시 욕심을 부려 살림망도 펼쳤다.
.
.
저멀리 수몰나무 위에서 솥뚜껑(?)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카메라 필름에 한 컷 담고, 솥뚜껑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가까이 걸어갔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놀랐는지..
녀석은 유유히 물속으로 헤엄치더니,
다시 목을 내밀고 반가이 인사를 건낸다.
그래, 나도 반갑다.


잠시 자라와 거북이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다.
아무튼 솥뚜껑만한 녀석도 보고 님도 보았으니
오늘은 참 기분 좋은 하루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전하다 보니,
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져버리고 님도 떠나신다.

짧은 만남 그리고 긴 여운을 남기고 떠난..
님의 자리엔 덩그러니 찌가 하나 남아 있다.
감사의 마음을 속으로 되뇌이며 다시 대를 드리웠다.

서서히 해가 지고 싸늘함은 옷깃을 파고든다.
캐미를 꽂기전 자리를 조금더 상류로 옮겼다.




4m에 육박하는 깊은 수심이 찌를 세우기 힘들게 한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대를 하나 더 펼치고 떡밥도 조금 더 개었다.
한참을 기다려야 찌가 제 자리를 찾아 우뚝 솟는다.



미동도 않던 찌가 스물스물 오르고..
챔질.. 또 챔질.

연신 4-5치급 붕어가 쉴새 없이 올라온다.
어느듯 십여수 정도 한 모양이다.

더 이상은 과욕이라는 생각에..
남은 담배 한가치를 마져 태우고.
싸늘함에 몸을 움츠리다 잠이 들었다.
.
.
오랫만에 즐긴 일광욕과 햇살의 눈부심에
어느새 눈가에는 눈물이 고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새우 외바늘로 채비를 바꾸고
낮에 사온 새우를 한마리씩 달아 던졌다.

굵직한 새우에 굵직한 4짜라도 올라와 준다면..
이렇게..
혼자만의 상상에 절로 웃음 나온다.
.
.
.
10분쯤 흘렀을까 ?
찌가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마치 시소 타듯 방정스럽다.

한참을 기다려도 더이상 찌의 움직임은 없다.



이제 대를 걷을 시간이다.
주위에 버려진 오래된 담배꽁초를 하나, 둘.. 비닐에 담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니 정신과 육신이 개운하다.


이것이 바로 한봉다리의 미학인가 보다.




※ 포근한 밤 되소서


덜렁군 (2004-03-20 00:27:38)  
언제 한번 밤에 같이 가서 별구경해야하는데....
낭만님이 바빠서...가능할지...
님께서 그리는 4짜 제가 대신 잡을테니까 걱정하시지 마소소
메주콩. (2004-03-20 00:34:52)  
그림,음악 언제봐도 싱그럽습니다.
비내리고 바람불던날 제 파라솔 날아가서
겨우 건져낸 추억이...
낭만님 요즘 바쁘시죠?
좋은날만 있으시길 빌어봅니다.
행복하세요.!
대물잡이 (2004-03-20 00:43:56)  
멋진 조행기 그리고 음악 잘보구 갑니다~
그림에서봐도 정말 멋진곳이군요~
항상 아름다운 조행기가 계속이어지길
기원드립니다~
송국유존 (2004-03-20 01:12:49)  
맹탕못을 낭만지로 칭함이 훨~~~~~나을듯..
낭만지.... 뭔가 낭만스럽지 않은가..? 낭만아우.^^
물잠자리 (2004-03-20 08:03:19)  
잘읽었습니다.
신경 써 꾸며주셔서 편안히 감상합니다.
인물에 마음씨 남다른 재주까지...
앞날이 뻔합니다.
장개가시면 아마 행복해 죽으실듯... ^^*
그라고 송국님 말씀에 소중한 한표!
송애 (2004-03-20 08:14:43)  
낭만아우님 글은 언제봐도 편안함을 늣낍니다
여유로운 낚시 언제봐도 그런모습으로..
좋은 하루되세요
그믐 (2004-03-20 09:03:33)  
조행기 짱입니다. 잘보고 갑니다
뽕애 (2004-03-20 09:35:39)  
아름다운 조행기내요
잘보았습니다
늘 즐거운 시간 많이 만드시길....
감사합니다
참붕어 (2004-03-20 09:43:52)  
역시나 아이디처럼 조행기도 낭만이 넘쳐 보기에 너무 좋습니다!!
멋짐 조행기 잘보았습니다!!
들판 (2004-03-20 16:08:35)  
좋으네요.
뭐라고 말은 하고 싶은데....
제가 표현을 못하겠군요.
원부우 (2004-03-20 16:17:31)  
저도 이렇게 멋진 조행기를 올려봤으면 ......
차이장 (2004-03-21 14:32:38)  
올 봄도 꽃샘바람은 칼끝처럼 맵더라도,,
다녀왔네요?
한봉다리 미학이 봄의 따스한 빛보다 더욱 포근하게 들려옵니다.
멋진 그림과 글 구성 내게도 앞으로 나눠줘요.
수고 많이 했습니다.
오차차 (2004-03-21 17:42:16)  
아름다운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나도 언제쯤 저런 멋진 사진들을 찍을수 있을지.......
부럽네요.
찌바라기 (2004-03-22 09:39:12)  
너무 예쁘게 꾸미셔서 감히 뭐라고 감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맹탕은 조금 더 기다려야할듯 합니다
반달 (2004-03-22 19:10:19)  
아름다운 글에 잠깐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2004-03-24 01:04:04)  
땡큐.. 베리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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