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씨, 20여년간 자원봉사 활동> 중앙일보 2002-12-18
20여년간 대청호에서 자연보호 활동을 해온 ‘대청호 지킴이’김기동(金基童·49)씨는 낚시꾼들에겐 ‘갈퀴손’으로 통한다.그가 지나간 곳은 수면 위나 물가 할것 없이 말끔히 치워지기 때문이다.
金씨는 조각배를 타고 호수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농사 지을 땅 한평 없는 그에게 쓰레기 수거는 자원봉사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느새 직업처럼 돼버렸다.
그가 자연보호 활동에 나선 것은 대청댐이 담수를 시작하면서 낚시꾼이 몰려든 1980년부터.
낚시터로 유명한 金씨의 고향 ‘신곡리 솔밭’에는 많을 땐 하루에도 수백명이 다녀갔다.이 때문에 낚시철이면 쓰레기가 넘쳐나 온 마을이 몸살을 앓을 정도였다.보다못해 직접 쓰레기 수거에 나선 그는 90년 수자원공사의 ‘수질감시원’에 선정됐다.
2년 뒤에는 부인 한명옥(韓明玉·44)씨도 감시원으로 동참해 부부가 대청호 지킴이로서 헌신해왔다.부인은 남편이 10년간 맡아온 이장직을 지난해 물려받아 봉사하고 있다.金씨는 이같은 공로로 지금까지 도지사표창과 장관표창을 15차례나 받았다.
특히 이들은 마땅한 수입이 없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도 자신들의 생활고보다 대청호의 청결에 더욱 관심을 쏟아왔다.金씨는 아직도 처리하지 못해 쌓여있는 수백자루의 쓰레기더미가 걱정거리다.
金씨는 “낚시꾼들이 조금만 신경써주면 3백만 인구의 상수원인 대청호가 깨끗해질텐데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앞으로 체력이 닿는 한 대청호를 지키겠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16일 환경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보은=안남영 기자 annyoung@joongang.co.kr
중앙일보 200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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