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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년전쯤인가...
7년 동안 한 여자만 쫓아댕기다가 드디어 결혼에 골인하여 부산에 전세 방을 구하여 살림을 차렸는데, 형편상 워낙 싼집을 구하다 보니까 세 가구(주인집은 일층, 우리는 이층)가 대문 반대 쪽에 위치한 공동 푸세식화장실 두칸을 사용하여 신혼시절 애로하는데 애로상항도 좀 있었다. 야간에 한번씩 겁많은 마나님 볼일 보실 때 화장실 앞에서 보초도 서야 했다.
그런 여름 어느 날.. 밤12시 경.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보초선 후 내 차례가 되어, 두 칸중 오른쪽에 자세를 잡고(왜냐면, 방금 마누라가 왼쪽에서 거사를 치루었기에..), 느긋하게 담배도 꼬나물고, 공정 약 90%를 마치고 마지막 마무리 단계쯤,
갑자기 철대문이 굉음을 내며 열리는 소리와 함께 어떤 인간이 득달같이 화장실로 뛰어오더니 내가 들어있는 문을 열려다가 잠겨 있자 왼쪽의 문을 열어 재끼고 하의를 벗는 소리와 동시에 "솨쏴--" 화장실 문도 열어 놓은 체.
경험상, 이건 분명히 여자의 소변보는 소리다는 것을 직감하며, 나는 당황하기 시작.
그리고 누굴까란는 궁금증이 일면서, 나의 처신을 앞으로 어떻게 할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그냥 나가서 누군 지도 확인하고 야릇한 장면도 목격할 것인가, 아냐 같은 집에 사는 사람에게 무안을 주면 않되지' 그냥 일 다보고 들어가면 나도 살짝 들어가 자기로 결심하고 비록 볼일을 끝낸 상태지만 그냥 쪼그려 앉아 있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금방 나갈 줄 알았던 여자가 볼일이 끝나고 치마도 올리지 않은체 뒤로 나자빠지며 큰소리로 횡설수설 하는 것이 아닌가. 짙은 술냄새도 풍겨 왔다.
그러자, 일층에서 불이 켜지고 주인집 노총각의 문앞에서의 일갈 "이 가스나가 지금 술 쳐먹고 뭐하는 짓이고, 엄마 엄마 야 좀 우째해라". 주인집 전 식구(6명)들이 몰려나와 화장실 앞에 도열을 하며 이 일(주인집 막내딸-26세의 황당 술추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의논하고, 나는 점점 두려워지고 식은 땀을 흘릴 정도로 긴장하며 이 황당한 씨츄에이션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다.
주인집 아주머니와 큰딸이 막내를 쥐어박으며 수습을 하며 하는 말 "이런 꼬라지 누가 보면 우짤라꼬 그라노, 시집이나 가것나". 모든 식구들이 한마디씩 하면서 다 들어간 걸 확인하자 비로소 나는 쥐가 나서 잘 펴지지도 않는 다리를 추스려 기나긴 볼일을 마무리하고 어지름증을 참으며 이층으로 올라가는데, 계단(화장실 옆) 중간 쯤 꺽어지는 위치에 도달했을 때, 들어간줄 알았던 담배 피고있는 노총각과 마주쳤고,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어색한 눈인사를 해야만 했다.
우리 마누라는 볼일 보러간 사람이 하도 안와서 화장실에 빠진 줄 알았다나.
처음으로 올린 글이 너무 길고 재미없는 글이라 부끄럽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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