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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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땅 (2006-11-01 17:08:39, Hit : 647, Vote : 0)
새벽기차 태공들이 찢어집니다.
오늘 새벽기차 아니 아침기차 타고 원동 갔다가 4시10분 집에 돌아와 조행기 보고 드리고 부산 모임 가려니 바쁩니다.
오늘 사상에서 출발하는 첫차는 06시9분에 출발했습니다.
그동안(지난 4월1일부터) 05시11분에 출발했거든요.
11월1일 부터 기차 시간도 엄청 바뀌고 요금도 10%나 올랐습니다.
문제는 그게아니라 저가 알기로 만도 50여년동안 같은 기차를 타고 다녔던 늙은 태공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는 겁니다.
오늘 저가 타고간 사상 첫 차에는 매일처럼 부전역에서 오는 저의 10년 단짝 박씨(72)한분 뿐이었습니다.
구포역에서 두분, 그렇게 넷이서 한 칸에 탓고 그나마 둘씩 둘씩 따로 따로 낚시갔습니다.
어저께만 해도 부전역에서 다섯 분 사상서 두명 구포서 9명, 그렇게 16명이 새벽차 맨 앞칸에 함께 타고 갔는데 말입니다.
문제는 부전역에서 첫 출발하는 순천행 무궁화호(어저께 까지는 목포행) 가 1시간이나 늦어져 생긴겁니다.
10분 20분도 아니고 1시간이나 늘어져 버렸으니 새벽 어스름 찌 보러 가는 태공들이 누가 뒷차 타려 하겠습니까,
구포에서 타던 '찌끼미' 를 비롯 부전역으로 가서 첫차 타던 태공들이 모두 부산역이나 구포로 가서 부산 본역 발 05시20분, 40분기차(서울 행 영주 행)를 타고 일찍 가버린 겁니다.
물론 낚시터에 가서는 만날 수 있었습니다 만 서로 앉을 자리도 헷갈리고 부작용이 이만 저만이 아니였습니다.
요금도 10년전 비들기 통근차 다닐때는 부산서 한림정(경전선), 밀양(경부선)까지는 일반도 400원 하던것이 비들기 없어지고 통일호 800원, 지난해 부턴 통일호마저 없애버리고 무궁화 2800원.
오늘부턴 3100원으로 올랐습니다.
물론 65세 이상이면 경노할인 30%, 그래서 어제까지 2000원 오늘부턴 2200원.
부산서 밀양이 어딘데 3100원이면 거저지 뭐 하실분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그동안 새벽기차 타는 사람들은 황혼기 돈 많이드는 취미는 즐기기 힘들고 기껏 도시락 싸 들고 낚시 다니는 몇 할배들 빼고는 농촌에 하루 품일 하러다니는 근로자나 보퉁이 머리에 이고 농촌에 생필품 팔러다니는 아낙네 그리고 돈 없어 하숙 못하고 매일 매일 기차통학하는 몇 몇 어린 학생들입니다.
한달 기차비만 18만원 버스비 합치면 교통비만 25만원이 넘습니다.
살기가 고달퍼진 탓도 있겠지만 기차 싻이 400원하던 시절에는 많게는 하루 100여명 태공들이 새벽 첫차 객실 두칸에 빼곡히 들어 찬 적도 많았습니다.
몇년 전 까지만도 30. 40명씩은 됐으나 통일호 없어지고 부터는 많아야 20명 평소엔 기껏 10명 미만입니다.
한결같이 교통비 부담 때문에 마음놓고 낚시도 못 다닌다는 겁니다.
요금도 요금이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몇십년동안 새벽 첫 출발하던 기차시간을 갑작스레 한시간이나 늦추는 변경이나 조정이 우찌 있을 수 있는지...
거저 껄 껄 웃을수 밖에요.
그나 저나 우리끼리 의논을 해서라도 몇명 안 남은 우리'새벽기차 태공들'이 같은 차 같은 칸에 타고 옛 처럼 희희 낙낙 거리며 낚시, 아니 그 보다 더 귀중한 정을 캐러 다닐수 있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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