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낭만풍폭

(2004-08-26 23:46:37, Hit : 997, Vote : 53)

http://deepblur.com.ne.kr

가을의 문턱에서

<비개인 오후>

태풍이 지나간 오늘, 여름의 흔적은 온데간데 없고 가을을 재촉하는 빗줄기만 대지를 적시고 있다.
내심 비개인 오후를 기대했지만 여전히 이슬비가 시나브로 옷을 적시고 있다.

오랫만에 아내와 처가집을 찾았다.
멀리 마을 회관까지 나오셔서 빗속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장모님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오고가는 정담(情談)속에 시간은 벌써 정오를 한참 지났다.
장모님께서 차려주신 정갈한 밥상에도 사랑이 가득하다.
사랑으로 간을 하셨는지 반찬 하나하나에 향이 베여있다.

이 것이 바로 '장모님의 손맛'인가 보다.

그 손맛에 비할바는 못되지만
갑자기 '붕어 손맛'이 그립다.
아쉬운 작별 인사를 건네고
아내가 좋아하는 의령 행정지로
길을 나섰다.

하지만 금새 마음이 바뀌어
가까운 함안권을 둘러 보기로
하고 도착한 자연지.

<자연지, 상류 또랑>

<자연지>

곳곳에 릴꾼들이 포진해 있다.
그리고 제방과 상류권에는 대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한가로이 붕어가 아닌 세월을 낚고 있다.

상류로 진입하는 좁은 외길을 지나 '음메- 음메-' 소리 높여 울고 있는 염소들이 요란하다.
낯선 이방인이 썩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자연지, 우중출조>

이곳 저곳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나가는 길에 둘러 본 양포수로에는 갑자기 불어난 흙탕물에 낚시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

<양포수로, 흙탕물>

대를 드리울까 한참을 고민하다 끝내 다시 길을 나섰다.

<함안 무진정>

무진정을 지나 도착한 함안 백암지.

<함안 백암지>

작년 물잠자리님을 처음 만났던 이 곳은 아침고요님의 위수지역이다.
허락도 없이 낚시를 한다는게 조금 찔리긴 했지만 혹시나 하는 탈머구리에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충만해 온다.

그런데 백암지 초입 전봇대에서
아침고요님이 우리를 반기신다.

다름 아닌 팻말이 당당히 보초를
서고 있다.

'아니온 듯 다녀 가십시요'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아침고요님의 흔적>

<백암지, 무너미>

제방 저 멀리 무너미가 아련하다.

한참을 걸어 그 곳에 이르자 무너미를 타고 쏟아치는 폭포수의 생명력에 새록새록 옛추억이 떠오른다.

<백암지>

며칠간 퍼부었던 비 탓에 이 곳도 예외는 아니다.
상류 조사님의 찌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지렁이에 잔챙이들이 아우성이다.

<백암마을>

다시 발길을 돌려 인근 여항못(봉성지)에 이르렀다.

<함안 여항못(봉성지)>

'6.25 기념비'를 지나 우측 마을 공터에 주차를 하고 펜서 바로 옆에 대를 펼쳤다.
미리 준비한 캔옥수수와 글루텐(5)을 양봉에 곱게 달아 던지니..
연신 피리가 디스코 치듯 찌를 위아래로 놀린다.

<여항못, 낭만조사>

힘찬 챔질에 달려 나온 6치급 대물 피래미.
갑자기 피리튀김이 먹고 싶어졌다.

살림망을 펼쳤다.

어느새 씨알 좋은 피리를 예닐곱마리 정도 잡았다.

아내도 피리손맛이 부러운지 대를 한대 펼쳐 주었다.
함께 나란히 자리하자 그 많던 피리 입질도 없다.

<여항못(봉성지)>

30분쯤 흘렀을까?
아내의 낚시대가 활처럼 휘었다.
큰게 걸렸다며 대를 내게 건낸다.
잡는 순간 대물임을 직감하고 두손으로 벌을 섰다.
하지만 뜰채를 가지러 가는 사이 그만 바늘털이에 당하고 말았다.
아쉬움과 미안함에 미소를 건내니 그녀도 웃고 있다.
잉어였던 모양이다.

다시 어분을 조금 개어 짝밥으로 공략하였지만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에 찌만 파르르 떨뿐이다.

이제 어슬렁 해거름이 밀려온다.

순간 아내가 또 입질을 받았다.
이번에도 대의 휨새가 예사롭지 않다.
아내의 얼굴에서 기분 좋은 미소가 느껴진다.

진한 손맛과 함게 올라온 7치급 붕어에 어쩔줄을 모른다.

<여항못, 그녀의 조과>

<여항못, 피래미와 붕어>

나도 5치급 붕어 두마리를 더하자 살림망이 궁금해진다.
아뿔사..
망 사이로 잘 빠진 대물 피래미들이 어느새 탈출하고 고작 6마리 뿐이다.
결국 피래미 튀김은 다음으로 미루고 기념촬영 후 다시 놓아 주었다.

비록..
하루내 날씨는 흐렸지만
이미..
우리내 마음은 맑게 개어 있었다.

<어느 릴조사님의 잉어>

운칠기삼 (2004-08-27 00:00:49)

좋은곳은 다 돌아다니시고 하루에 일주일 치를 다 다니시는구려.

만날꽝 (2004-08-27 00:37:40)

전내일 어디갈건대요
혹 뵐기회가있음 쇠주한잔...

오늘도 (2004-08-27 00:59:57)

늘~~ 오늘처럼 행복하세요.

가을이 깊어 갈 즈음에 기적을 만나러 같이 가면 좋겠네요.
그때는 술잔을 넷을 준비해야겠습니다.

푸르지오 (2004-08-27 02:02:17)

좋은 조행 화보 잘보았습니다.
아주 정리 정돈이 잘 되었습니다.
저두 이렇게 멋지게 올리고 싶지만
아직까지 그정도 수준이 못되네요.
빨리 배워서 올려야지.......
잘보고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찌바라기 (2004-08-27 07:39:10)

젊은 부부조사 탄생을 예고 하는 듯....
조행이 아니라 여행 같습니다
두 분 행복한 시간이 계속 되기를 바랍니다

나그네 (2004-08-27 08:01:52)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가질수 있는건 행복입니다.
많은 소식과 좋은그림들...
잘 봤습니다.

꽁수 (2004-08-27 08:14:52)

뽕애님의 고향 저수지도 탐색 하셨네요.
이제 풍성한 수확의 계절입니다.
풍년이 되기를 바라옵고 또한 우리 조사님들의
손맛또한 풍년이 되기를....

달을문붕어 (2004-08-27 08:24:59)

여유로움이 부럽습니다.

치治樂락 (2004-08-27 08:33:13)

낭만조행기 잘 봤습니다.

부지런히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드세요^^

오차차 (2004-08-27 09:17:02)

낭만님 퇴근하시고 언제 저 한번만 만나주면 안됩니까?
저녘은 제가 살께요. 사진 여러장 올리는 기술을 좀 배우고싶습니다.
본인이 컴맹인지라 설명만으론 잘 이해가 안됩니다. 물론 제가 성의가 부족해서 그렇겠지만요. 시간되면 가르쳐주시고 소주한잔합시다요.
오늘 금요일 어떠세요? 전화 함 주이소.
낭만님 조행기 올리신걸 보니 제 조행기가 참으로 허접하고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하루 빨리 배워서 낭만님처럼 멋진 조행기 올리고 싶습니다. 건강하세요.

장딴지 (2004-08-27 09:51:40)

멋진 조행기 잘 봤습니다...
와이프와 함께한 낚시 부럽습니다...(언제쯤 울 와이프랑 함께 낚시해보나..)
항상 행복하세요...^*^!

아빠심심해 (2004-08-27 09:58:32)

멋진 조행기 잘 감상했습니다...그저 부럽기만 하네요..^^*

무송이 (2004-08-27 10:37:50)

조행기가 아니라
기행문이네예.....
실력이 대단하십니다.
가을을 다가옴을 피부로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오토 (2004-08-27 10:38:13)

잘보고, 잘듣고 갑니다..
솜씨가 환상이네요..^^

大物 (2004-08-27 10:48:28)

참 좋은 글입니다. 솜씨가 예사롭지 않네요. 잘 보고 갑니다.

하얀남자 (2004-08-27 10:56:02)

음악, 사진,조행기, 모두가 행복해 보입니다.
부부가 같이 다닌다는것 자체가 행복입니다.
두분 항상 행복하세요.

일소일소 (2004-08-27 13:49:04)

위에서 말씀하신데로
조행이 아니라
여행입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송애 (2004-08-27 13:49:58)

으~미 부러운것...
늘 행복하세요 ^_^

아침고요 (2004-08-27 14:28:12)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 하시구요.

참붕어 (2004-08-27 15:08:42)

두분이 함께하는 행복조행이 부럽습니다!!!!

자유인 (2004-08-27 16:44:31)

소중한 가정 늘 행복하십시요

봉어 (2004-08-27 18:12:05)

행복이 충만한 조행기 잘보았읍니다.
영원히 행복하십시요.

덜렁군 (2004-08-28 08:39:32)

그 장모님은 저의 고향분이시죠.ㅎㅎㅎㅎ
좋은 곳 많이 다녀왔네요. 어제 밤낚했으나, 오늘 내일은 가족에게 최선을 다해볼까요??

겨울산 (2004-08-29 15:08:44)

잘 보았습니다.
참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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