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와 수초낚시
일반적으로 붕어낚시는 수초대를 끼고 이루어지는 것이 상식이며, 이에 따라 붕어의 습성과 생태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는 물론, 붕어와 수초와의 관계를 잘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데서 성공적인
수초낚시는 출발한다.
주지하다시피 수초의 비중이 적대적인 붕어낚시는 대체로 수초대를 가까이 끼고 앉아 이 수초대에
의지하여 이루어지는 낚시와 수초대에 은신한 붕어를 찾아 수초사이의 빈 공간을 노려서 낚아내는
낚시로 구분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수초를 감안한다는 점은 같지만 낚시의 형태와 방법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물론이며
후자의 경우만을 수초낚시로 규정한다.
즉 수초낚시란 수초 무리 사이의 빈 공간에 수초낚시 채비와 미끼를 드리워 붕어를 낚아내는 낚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더 간단히 말해서 "수초 구멍에 채비 및 미끼를 넣어 낚는 낚시"인 것이다. 수초낚시가
보급되던 `70년 대 초반 무렵에는 "들어뽕"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수초낚시"란 말
외에 수초치기, 수초구멍치기, 구멍치기 등의 용어가 혼용되고 있다. "들어뽕"은 수초 사이의 빈 공간을
포인트로 하여) 낚싯대를 들어서 채비촵미끼촵봉돌을 수면에 넣고, 걸려든 붕어 또한 "뽕!"하고 무를 뽑
듯 들어올리는 낚시라는 의미이다.
결국 수초낚시는 수초대를 끼고 앉아 흩어진 붕어를 모아가며 낚는 떡밥낚시와는 달리 붕어의 은신
처인 수초대를 노려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낚는 낚시이므로 그 종류에 관계없이 수초대가 잘 발달한
곳이면 어디서나 수초낚시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던 수초낚시는 짧은 시간에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고 대어확률이 높은 뿐만 아니라 장소가 아무리
협소하더라도 수초만 있으면 가능하고, 일반 낚싯대나 릴낚시로는 엄두도 못내는 난공불락의 밀생한
수초대를 헤치고 원하는 조과를 채울 수가 있다는 점, 그리고 구구리, 빠가사리, 피라미 등의 잡어의
성화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수초 있는 곳이면 되기 때문에 출조지 선정이 쉽다는 것 등이 장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수초낚시 인구가 증가추세에 있고, 수초낚시 자체도 긴 장화나 바지장화를 입고
들어가 수초대를 누비거나 물에서 노리는 바업 외에, 보트를 타고 들어가서 이루어지는 수초낚시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초보자의 경우 낚시바늘이 수초에 자주 걸리는 등 번거롭고 불편항 상황을 당해 포기하기 쉽지만 웬만큼
익숙한 사람은 헛탕 없는 조과에 쉽고도 재미있는 낚시라고 알려져 관심을 갖는 초보자가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붕어의 주 생활무대까지 짓쳐 들어가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낚아내는 조과 위주의 "낚는다"는
의미만이 앞서는 낚시로서 낚시치고는 정도가 아니라 해서 일부에서는 비난의 소리가 적지 않다.
휴식처, 먹이자리인 수초대 - 붕어는 줄풀, 부들을 좋아한다.
하여튼 수초낚시에서는 수초와 붕어의 상관관계를 잘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
수초와 붕어의 관계는 일차적으로는 집과 사람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수초대는 붕어의 거실이자 놀이터이고 휴식처이다.
또한 겁이 많고 경계심이 강한 붕어의 은신처로서 봄 산란기에는 산고를 치르는 산실인 동시에 먹이
활동이 이루어지는 주된 장소에 해당한다.
수초의 광합성 작용으로 수초대는 용존산소가 풍부함 햇볕이 뜨거울 때는 수초그늘이 빛을 차단,
시원한 상태를 유지해줄뿐더러, 수초 근처에는 동식물성 프랑크톤을 비롯하여 각종 물벌레촵새우 등의
먹이가 많기 때문에 항상 대어가 몰려든다고 하겠다.
더불어 수초는 지역과 장소에 따라 그 종류와 분포가 각기 다양하며 대체로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말풀(검정말, 붕어말)촵물수세미 등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沈水水草, 줄기는 수면 아래에 있고 잎이
수면 위에 떠있는 상태로 자생하는 연, 가시연, 수련, 마름 종류의 浮葉水草, 그리고 수면 위로 잎과
줄기가 솟아오른 갈대, 줄풀, 부들 등의 挺水水草(큰키수초) 및 개구리밥과 같은 浮遊水草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대개 각기 종류별로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게 되는데, 수초낚시에서 즐겨 찾는 수초는 사실상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붕어는 큰키수초인 갈대촵줄풀촵부들을 가장 좋아하며, 그 다음은 부엽수초에 이어 말풀 종류를 즐겨
찾는다.
이들 수초 군락은 수심에 따른 경계를 이루어 분포하게 되는데, 큰키수초는 1m 이내의 얕은 가장자리
(또는 저수지 상류) 수심에 분포한다. 대략 깊은 쪽을 향해 갈대, 부들, 줄풀 순으로 분포하나 줄풀과
부들은 같은 수심에서 혼생한다.
또한 2m 수심 안팎에서는 마름류가, 3-4m 수심(저수지에서는 중류대) 또는 비교적 물이 맑아 햇빛의
투과가 좋은 곳에서는 4-5m 이상 수심에서도 말풀류가 번식하게 된다.
아울러 잎이 큰 수초(=부엽수초)는 1-1.5m 이내의 뻘밭이나 늪지에 분포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초낚시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수초로서 낚시꾼들의 선호도가 가장 좋은 수초는 역시 줄풀, 부들,
갈대, 연(수련, 가시연 등), 말풀(붕어말, 검정말), 마름 순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결빙기를 제외하고 연중 수초낚시를 계속하는 추세지만 초창기 수초낚시가 보급되던
시기에는 3얼 하순 - 5월 중순, 10월 - 11월을 가장 좋은 때로 생각했고, 또 이 시기에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유는 봄에는 산란하러 수초밭에 오른 붕어를 낚을 수 있고 수초가 자라지 않아 삭은 수초잎 사이의
틈새가 많아 채비가 걸리지 않고 쉽게, 효과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략 5월 15일 경이면 수초의 새순이 수면 위로 약 1자 가량 솟아오르게 되고 이 때까지가 수초낚시의
적기가 되며, 10월 첫서리가 내려 수초잎이 사그라든 뒤 결빙 직전까지도 그 기간으로 파악했기 때문
이었다.
덧붙여 또 하나의 이유로서 주로 저수지 상류에 분포하는 수초대를 노리기 위해서는 농업용수 배수
직전의 봄 시즌과 벼 수확기 이후의 물 가두기로 만수상태로 유지할 때가 가장 맞춤한 시기인
때문이기도 하다.
3칸 낚싯대, 외바늘이 정석 - 부력 큰 찌에 큰 봉돌을
어쨌던 이들 수초대에서의 수초낚시는 무엇보다도 수초에의 채비걸림이 누구나 겪어야 하는 난제이다.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편하고 간단하게 생각한 것이 바로 낚싯줄을 낚싯대 길이보다 짧게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초낚시에선 낚싯대 길이에 관계없이 낚싯줄을 1.5 - 2m 길이로 쓰되, 가지채비 역시 밑걸림을
감당할 수 없어 외바늘을 쓰는 것이 정석으로 되어 있다.
또한 수초에 걸려 부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찌톱 끝과 중간 그리고 찌 밑에 찌고무를 끼워 낚싯줄에 찌를
고정시키고, 찌는 찌밑에 날라리가 없는 수초낚시 전용찌를 사용한다.
아울러 수초 사이의 조그만 틈새에 채비를 조용히 드리울 때 바람의 영향을 될수록 적게 하기 위해
봉돌을 큼직한 것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자연히 맞춘 찌는 부력이 큰 찌가 되므로 "부력 큰 찌에 큰 봉돌을 찌맞춤한 것"이 정석이자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봉돌은 채비 걸림에 바늘은 떼어도 찌맞춤한 찌와 봉돌은 살리기 위해 원줄과 같은 낚싯줄 또는
4 - 6합사 줄로 8자 고리를 만들어 봉돌에 물려서 8자 고리 봉돌을 만들어 사용한다.
목줄은 원줄보다 한 단계 가는 줄을 쓰며 원줄은 4호 정도면 무난하며합사 목줄 대신에 모노필라멘트
줄이 채비걸림에 유리하다.
낚시 바늘은 7-8호 가량이 좋지만(여분의 채비 한 쌈지 가량 지참) 7g는 다소 약한 느낌이 있다.
참고로 찌는 찌몸통의 형태가 오뚝이(다루마) 형 찌의 경우는 입질에 급작스레 솟구치는 경향이 있어
고추형으로서 길고 유선형으로 생긴 찌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그러나 수초라는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이 수초낚시 채비는 그 자체가 장점 못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다.
바늘에 걸린 붕어가 수초에 감지 않도록 여유 줄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으나 낚싯대를 들어올리면
짧은 줄에 매달린 붕어는 낚싯대의 중간허리쯤에 있어 손이 곧바로 미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매번
미끼를 갈아꿰고 걸린 붕어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낚싯대를 접어야 하므로 이것이 수초낚시 채비의
가장 큰 단점이자 번거로움이기도 하다.
낚싯대를 접을 때는 손잡이부터 차례로 접어들이는 것이 순서이다. 낚싯대는 긴 대부터 짧은 대까지
고루 지참하되 낚시에 사용하는 것은 2대 이내로 한하는 것이 정석이다.
수초낚시용 낚싯대는 2.5칸(4.5m) - 3.5칸(6.3m)의 그라스 롯드나 반 카본이 무난하나 카본대는
강하지만 질기지 않아 끝대가 잘 부러지는 흠이 있어 사용시 급작스런 충격은 금물이다.
이 외에 긴 장화나 바지장화를 착용한 수초낚시의 경우 물에서 수심을 파악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보조수단으로 견지낚시용 수장대나 지팡이 도는 꽂기식의 받침대촵보트 낚시용 폴대 등을 지침한다.
더하여 수초보트(어린이 물놀이용도 가능)를 휴대하여 그 위에 미기통촵태클박스 등을 올려놓고
이동시 편리하게 끌고 다닌다.
살림망은 허리춤에 차거나 수장대를 꽂고 걸어두며, 낚싯대를 수초 위에 조용히 얹어 놓게 되므로
받침대가 필요없다.
싱싱한 지렁이로 자주 갈아야 - 수초 구멍은 작을수록 좋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초와 붕어와의 관계, 채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낚싯대의 운용과
테크닉에 따라 조과에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다.
따라서 포인트와 테크닉을 종합적으로 간단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선 수초낚시는 수초 틈새가 포인트이므로 가급적이면 수초가 밀생한 곳의 줄기 가까이에 넣는 것이
정석이며, 흔히 "동전만한 구멍을 노린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수초구멍은 작을수록, 수초줄기에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같은 수초라도 줄풀촵부들촵갈대 순으로 찾아가도록 하고 수심은 3-4자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때로는 1자 미만의 찌가 겨우 서는 수심에서도 대어는 낚인다는 말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잎새가 물에 누워 있는 곳으로서 적당한 은신처가 되는 곳은 말할 나위 없다.
붕어는 저서어종(바닥고기)이므로 수초줄기 가까이, 그리고 뿌리 부근의 바닥층에 있기 때문에 한
구멍에서도 여러번 채비를 들었다 놓아 가장 깊게 들어가는 곳을 본바닥으로 파악하여야 하며,
바닥수초에 얹혀 미끼가 떠 있으면 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산란기의 낚시에서는 산란 직전이 가장 알맞은 시기로서 산란이 끝나면 보다 깊은 수심의 말풀, 마름
수초대의 그늘로 붕어가 빠져나가 휴식을 하게 되므로 이 때는 부엽수초대 또는 중류대의 포인트를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며,
시즌에는 발밑 수초대를 유의하여 찾아볼 필요가 있다.
수로나 저수지 가장 자리에 잔디풀처럼 떼로 얽혀 있는 융단 같은 수초 밑은 의외로 마리 수와 대어가
있으며 공략하기도 수월한 편이다.
미끼는 동물성의 지렁이가 주로 사용되며. 지렁이는 한 바늘에 2-3마리 가량 꿰어 쓰고, 수온이 비교적
따뜻한 시기인 4-10월초까지는 새우 미끼도 효과적이다.
수초대에서도 붕어는 회유하기 때문이며, 입질을 보고 챔질할 경우 여유 줄과 시간을 주지 말고
신속하게 수면 위로 끌어올려 슬라이딩시키면서 끌어낸다.
걸린 붕어는 필사적으로 수초에 감게 되고 수초에 감으면 놓치게 마련이다.
그러나 초보자는 수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곳이나 배꼽을 넘는 수심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채비가 걸리면 낚싯대를 새우지 말고 옆으로 끌어내도록 한다.
이 때 낚싯대 마디가 접어지지 않으면 접히는 데까지 접은 다음 뒷 마개를 열고 편편한 돌 위에 여러
차례 내리치면 대개는 접히게 된다. <출처 : 낚시춘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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