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현장에 일이 생겨 잠시 갔다가
땡볓에 에어컨이 고장난 차로 움직이기가 거시기해서 숙소에 있다가 저녁에 함동호로 갔습니다.
전에 대 뿌러먹은 곳을 가니 그 때와 비슷하게 물이 많이 찼습니다.
어둠속에 찌불을 밝히고 세상사 근심 반으로 아롱거리는 호수의 불빛과 등 뒤 달을 번갈아 봅니다.
이 곳 장성 사창리로 온지 두 달이 다 되어가고 이제 나름 정이 들라치는데 며칠 후면 또 백수로
돌아가는 꼴이 우습습니다
긴대에서 찌불이 멋지게 올라갑니다. 멋있습니다. 챔질하니 힘이 실립니다.
대를 세워야한다. 그 때 처럼 낭패를 보지 않으려 대를 꼭 잡아 세우고 끌려오는가 싶더니
좌우로 요동을 칩니다. 옆의 대를 지나 수초 속으로 갑니다. 대를 꽉 잡고 끌어 내 봅니다.
많이 파묻히지는 않았는지 조금씩 나오는데 옆 대와 엉켜서 옆 대도 같이 딸려옵니다
줄을 잡으려다 털이 할까바 겁이나 벌려진 입에 손가락을 넣어 잡아 올립니다
물 밝으로 꺼내어 보니 좀 이상합니다. 붕어... 아니고, 잉어도 아니고...아까비...
달 빛에 향어같습니다
렌턴이 없어 자동차 전조등을 켜고 시동은 껐습니다,.자세히 보니 덩치 좋은 35 향어입니다,
바늘을 빼내면서 “네가 저 번에 나의 대를 뿐질렀니, 아님 너네 형이여?” 물어도 대답않고
묵비권을 행사합니다. 집에 보내주고 엉킨 줄 풀고 정리하고 나서 차 시동을 거니
데데.데.데.. 하면서 밧데리 밥 줄라하네요. 긴급출동 불러 해결하고 숙소로 고고...
안개속의 진원지
다음날 아침 진원제를 찾아가니 안개에 쌓인 수면이 가물가물합니디.
떡밥에 별 소식이 없이 옆 자리에서 릴로 잉어를 걸어내는 것을 보고 철수합니다.
다음날 또 함동호에 앉으니 살치과 블루길이 성화입니다.
조그만 블루길을 들어내는데 발 밑에서 철퍼덕하면서 무언가가 블루길을 공격합니다.
바늘에 달린 채로 이리저리 움직이니 후다닥 달려듭니다.
챔질하니 묵직한 베스가 훌치기로 걸렸습니다. 블루길을 미끼로 베스낚시도 되는군요.
마지막 날 무지개가 섯습니다. 어릴 적에는 많이 보았던 아름다운 꿈입니다.
지금까지 저 무지개를 쫓아 멀리 다녔던 것은 아닐까...
노을 지는 함동호는 묵묵히 말이 업습니다.
여름의 밤은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 여름 밤보다 더 빠르게 가버린, 얼굴 하나와 추억이
강 건너 등불속에 깜빡입니다.
2010년 8월 마지막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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