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외 지역 낚시다녀 온 이야기 적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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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2004-08-16 19:10:45, Hit : 2961, Vote : 253)

팔공산의 낚시 넋두리

8/13
전쟁이 났읍니다.
아주 대단합니다.
여기서도 이름없는 40대, 맞대결 한번 붙어보지도 못하는군요.
구경하는 저로서는 은근히 열불이 납니다.
그분은 머슴이나 마찬가지였읍니다.
온갖 궃은일은 도맡아서 해오던 분이었읍니다.
혹자는 그분을 세상근심 다 잊고서 물가에 세월이나 낚는 편한사람으로 알고잇읍니다.
그러나 10여일 같이 기거해온 저의 눈엔,
그분의 호수깊이만큼의 근심과,
속박에서 벗어나픈 욕망에 이글거리는 눈빛을 애써 감춰가며 사는
현실의 노예였읍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 함부로 나서지도 못합니다.
그 불똥은 제게도 튀었읍니다.
덕분에 저녘은 라면으로 떼우게 됩니다.
야외에서 먹는 라면맛 그또한 괜찮죠.
먹거리가 부실한지라 오늘은 물가로 늘어진 산복숭아 3개를 취해봅니다.

산짐승이 왔다간것도 아니고 누군가 다녀갔읍니다.
철수시 주변정리에 가지런히 낚시대도 정렬해놓고 갔었건만
받침대도 자빠져있고 낚시대도 손잡이 앞부분까지 물속에 잠겨있읍니다.
다행히 없어진 물건은 없군요.
앞으론 물.
뒤론 낭떠러지.
대체 어디로? 날아왔나?
허기진 배 움켜잡고 다시 진지보수 하고나니 자연 라면은 3개가 끓는 물속에 빠집니다.ㅋㅋ

오늘은 주인공은 3.7칸대입니다.
3칸대, 가끔 얼굴을 내밀어주는가운데
장검이 오래간만에 호쾌한 비명 질러댑니다.
이하 짧은대는 오늘은 보초만 섭니다.
당연히 거둬야겠죠?
긴대가 휘젖고 다니니 보통 성가신게 아닙니다.

참으로 묘합니다.
하루사이 고기나오는 수심대가 이리도 달라지니...

머리위론 아카시아나무숲.
빼꼼히 열린 공간이라고는 어른 한명의 양팔길이.
좌우로 째대는 녀석들을 다루기가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이또한 묘미라고 억지부려봅니다.

5짜의 기대를 저버린 쭈래기 두수까지해서 오늘은 살림망이 꽤나 묵직합니다.
실한 마리수 조과.
다음에 필요하실 분을 위해 고이 살림망에 담아둡니다.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3-24 16:25)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8-02-14 21:18)

즐거운낚시 (2004-08-17 09:11:09)

선배님의 조행기는 한편의 낚시 소설을 읽는 기분입니다..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소박한 욕심을 내어보는 자연속의 작은 나..
선배님과 시간만 허락한다면 꼭 한번은 같이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하얀남자 (2004-08-17 12:01:02)

즐겁게 읽고 갑니다.
항상 즐낚하세요.*^^*

용두산 (2004-08-17 15:40:17)

ㅎㅎ~~ 부부싸움하는 아줌마 눈치보다 밥도 못먹은 이야기
웃어야할지,,,위로해야할지,,,
무더운날씨에 더위먹고 라면먹고,,,
184키에 더욱더 날씬하여 정복하기힘든 팔공산이겠네유~~^^
팔공산님 부디 몸보신하시오소~~~
꼬~~오~~욧~~~

(2004-08-17 16:10:50)

팔공산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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