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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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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에서‥ (저의 둥지 화단에 이쁘게 핀 꽃님들입니다)

①
바깥으로 뱉어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 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올리듯이

그렇다 꽃대는
꽃을 피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자기 몸을 세차게 흔든다
사랑이여, 나는 왜 이렇게 아프지도 않는 것이냐
몸 속의 아픔이 다 말라버리고 나면
내 그리움도 향기나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

살아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 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 핀다

● "바닷가 우체국" 안도현 시집 中 꽃

- 서양 크로바(?)라고 하던데 이쁘죠 ?.

- 우리네 마음처럼 해맑은 하아‥얀 꽃님.

- 아랫층 화단에도 분홍꽃님들이 옹기종기 꽃망울을 터트렸답니다.

- 제가 좋아하는 꽃입니다. 깊은 산 속 소류지에 가면 가끔 보이죠.

- 시원해 보이는 단풍나무도 한 컷..

- 금방이라도 꽃망울을 터트릴 듯 수줍어 하는 꽃님.

- 집 전체가 꽃님들로 가득하답니다. 하기에 아침에 물주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랍니다.

②
세상 살수록 캄캄해
며칠내 허벙다리 피해 다니다가
마음 먹고 언덕에 올라 큰大자로 누워도
마음 계속 머리 다리 옹크린 형상일 때
훌쩍이듯 몸 간간이 뒤척일 때
속삭이는 소리
그게 바로 태어나기 전 네 모습이다.
속삭이는 소리

- 金의 어머니 양지꽃

③
설악산 쌍폭 물 휘도는 소에 빠졌다가
젊은이 하나 살아 나왔다
헤엄을 안 쳤다고
그냥 머리 옹크리고 두 손으로 다리 오므렸다고
몇 바퀴 돌리다
물살이 슬쩍 가장자리에 대어 주드라고.
자세히 볼수록 힘 덜 씀이 삶으로 바뀌는
꽃잎 무게를 모두 땅에 내어 준

- 금강초롱꽃.

④
보길도 세연정에서
소설가 임철우가 길섶에서 잘라 건네 준
몇 줄기 꽃
"이 꽃은 80년 長島 숨어살 때 저였습니다.
보이는 듯 안 보이는 듯 사니까
글이 씌어지드군요"

흔한 꽃 냄새 하나가 일순 인간의 숨을 멈추게 한다.

- 인동꽃.

⑤
하늘 가득 별꽃 만발한 포천군 지장산 민박집
밤 이슥히 술 세계를 같이 거닐다
세상의 경계선들을 같이 옮기고 허물다
하품과 함께 몸의 긴장 한 번 풀고
시인 조정권 하혈하다

그의 흰 바지에‥

- 별들의 눈물 제비꽃.

● 황 동규님의 꽃들.

▣ 쉬는 날이면 종종 아침 일찍 화단에 물주기를 한답니다. 족히 이·삼십분이나 걸릴만큼 많은 꽃들이 때론 귀찮을때도 있지만 이렇듯 삶의 여유를 찾게 하는 아름다운 꽃님 나무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