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밤의 심퉁 (2) ~
하늘은 살포시 깔린 구름으로 선선히 햇살을 가리고
바람은 잔잔하니 윤슬(물비늘)만 살쿵 찰랑거린다
모든 것은 다 준비를 마쳤고 아까 올라온 영감님도
물 잠그면 잘되냐면서 괴기 많이 잡아가란다.
기대감이 부푼 형님들이 얼른 밥부터 먹자고
재촉 성화에 낚지볶음을 그간의 무용담 좀 섞어서
선 자리에서 들이키고는 각자 자리로 돌아가는데.....
그런데 7시쯤 되었나 ? 승용차 한대가 올라 온다
다른 꾼이 오는가 봤더니 건너편 밭으로 갔다가
뭔가를 살펴본 후 제방에다 차를 세우고 쪼그려 앉으면서
담배 한대 피우더니, 이윽고 할아범이 하는 말이 가관이다
" 좀 지루할거 같은데 ?
작년 봄에 물을 퍼고 땅을 막 파내더라구 ! "
으잉 ? 아까 그런말 없던데예 (아차차! 그걸 안 물어보았슴다)
듣고잡지도 않는 그다음 이야기가 술술 흘러 나오는데
" 작년 봄에 포크레인으로 빡빡 긁었어, 빡빡 !!!
그 때 나도 손바닥보다 큰 것들 몇마리 얻어다가
찌개 끓여먹었지 여기서 낚시하며는 나야 좋지 !
저 밭에 고라니를 못오게 밤새 지켜주니깐......
......
그 전에야 ? 손바닥만한 놈들 따문따문 잡던데~
근데 아마 오늘은 좀 지루할꺼야 !!! "
야밤에 심퉁맞게 남의 가슴 속을 한소끔 빡빡 후벼파고 간 다음
또 다시 분분한 침튀김이 오고가는데, 종래에는 역시
쿨하게 퍼더 앉기로 하였다 (또 젊은 것들 둘이 졌습니다)
(챙기는데 30분, 이동하는 15분 다시 펴는데 30분, 아직 어둡지않으니깐
지금 결정하면 옮길수 있다케도 귀찮다고 말캉 소용 없습니다)
급 실망이 몰려와 원래대로 낚시대 두 대는 다시 접어버리고
다시 한번 저수지를 실~ 둘러보니 포크레인 자국이 안보이고
배수는 중단 되었고, 손바닥 만한게 있었다고하니,
할아범 말을 절반 흘려 보내버리고 기둘려보자구 맘 다잡아보는데
자꾸만 지루할거라는 말은 귓가를 맴돌고, 날은 어두워져가고,
심심혀서 물속을 비추어보니 새우 한마리가 지나가누나 ! 음......
(그 와중에 갈겨니 한 마리가 처음으로 잡힙니다. 어흠)
언 놈이 기다림과 세움의 미학에 대해서 (아 ! 내가 쓴 글에 있던 말이네요)
밤 10시 !!! 바람도 없고, 달도 없고, (여보소 붕어양반 거~ 없소 )
야밤에 칼국수 삶으며 결단을 내립니다. 꼬장부리지말고
대 접고 자자 ! 자는기 남는기다 구카면서......
끝까지 날밤까던 이들도, 차안에서 자던 사람도,
새벽 오토바이 소리에 깨어 물 빼러 온 영감님한테 따지려든다
혹시 작년에 준설했나요? 물으니 맞다고 하면서
근데 조마이 웅덩이 남겨두고 가로만,
조짝과 요짝 가로만 파냈는데 그러더만 샐쭉
괴기가 와 없을꼬 ? 이카며 물대롱 틀어놓고 가버린다.
마~ 우짜것노
애써 둘러대기를 서리없는 밤에는 낚시도 잘 안되니라
보리 벨 즈음되면 원래 그렇니라 궁색하게 늘어놓다가
찔레꽃 피는 곳에다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이상 조행기 마치것슴다.
조황은 날밤 깐 젊은 것이랑 나랑 둘이 각각 갈겨니 한 마리씩 끝.
아 ! 위원장은 논고동 하나 걸었다는데, 그걸 조과로 쳐줘야 되나요 ? ^^
..
분위기는...... 분위기만 정말 좋았습니다.
가만 떠있는듯 해도 물밑에선 열심히 헤엄을치고 있었다오 (볼프강 호수의 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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