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낭만풍폭

(2003-05-28 12:30:24, Hit : 1040, Vote : 46)

http://deepblur.com.ne.kr

물빛 풍경을 낚다.

<풍경을 낚다>

<수초에 어우러진 월척붕어의 아름다운 자태>

<굳이.. 자로 잰다면 (사진없는 워리라도 증인(거)없는 워리라도 믿음을..)>

<비내리는 합천호>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알았다
나뭇잎이 나무의 눈물인 것을
새똥이 새들의 눈물인 것을
어머니가 인간의 눈물인 것을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알았다
나무들의 뿌리가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새들이 우리의 더러운 지붕 위에 날아와
똥을 눈다는 것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새벽이 되어서야 알았다
거리의 노숙자들이 잠에서 깨어나
어머니를 생각하는 새벽의 새벽이 되어서야
눈물의 고마움을 알게 되었다

정 호승님의 새벽의 시.

나에게 새벽은.. 나에게 오월은.. 나를 명상(瞑想)에 잠기게 한다.
어제는 그런 오월의 끝 자락에 또 다른 새벽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 그런 하루였다.
늦은 밤 출조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아침골못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달이 훤한 한 밤중임에도 벌써 아침을 맞이하는 듯한 묘한 기분이 밀려들었다. 밤안개를 가르며 산복도로를 달리는 이 길은 언제나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유인즉 반성으로 향하는 이 길은 곳곳에서 나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발산지를 시작으로 평촌지, 답천지, 상촌지, 남산지.. 모두 나의 고향이며 나의 안식처가 아니었던가 ?.
그 중 한 곳에 마음을 주기가 쉽지 않음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것도 아닌 바람(外道)난 이 길은 더욱 나를 갈등케 하였으며 끝내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용서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아침골못으로 향하는 길을 무심코 지나쳐 버렸으니 분명 나보고 반성(反省)하라는 듯 결국 반성(班城)으로 이끌었으니 말이다. 물안개 자욱한 소류지의 밤공기는 나를 재촉하고 있었다. 다행히 이 곳은 가로등이 훤히 물가를 비추고 있어 늦은 밤이었지만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서둘러 포인트로 이동하여 1.5 · 2.0 · 2.5를 펼치니 2.5칸은 전봇대를 타고 마을로 이어지는 전선에 걸려 줄이 터져 버렸다. 할 수 없이 1.5 · 2.0 두 대에 굵은 새우를 꿰어 수초사이로 던져 넣었다.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이다.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잠시 명상(瞑想)에 잠겼다.

모두들 잠드는 밤이면
누구를 찾으려고
저렇게 많은
눈망울들이
밤새도록 반짝거리고 있을까.

용 혜원님의 별.

어릴 적 나는 목동이 되고 싶었다.
알퐁스 도테의 별을 꿈꾸며.. 스테파네트를 그리며.. 지금까지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나는 낭만(浪漫)파이다. 내가 애써 나 자신을 이렇게 표현하는 이유가 무얼까 ?.
어쩌면 명상(瞑想)이 아닌 망상(妄想)에 빠져있는지도 모른다.
30분쯤 흘렀을까 ? 1.5칸대의 찌가 스물스물 가라 앉고 있었다.
캐미라이터 불빛이 서서히 그리고 희미하게 마치 별똥별이 떨어지듯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순간 힘껏 챔질.. 핑‥하는 소리와 함께 대의 허리가 휘어져 그 전율이 손목으로 전해지더니 대물임을 암시하듯 어느새 수초를 휘감아 버렸다. 강제집행 하자니 원줄(1.5호)이 불안하고 뜰채를 꺼내자니 한 손은 낚시대를 쥐고 있어야 하기에 불가능했다. 침착하게 원줄을 잡고 조금씩 조금씩 수초를 꺼집어 내었다. 다행히 거리가 멀지 않아 발 밑까지 끌어내는데 성공..  언뜻 보기에도 월척은 넘어보였다. 떨리는 가슴을 애써 달래며 디·카를 꺼내어 필름에 기록을 남기고 물빛에 그려진 풍경(風景)을 낚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것으로 충분했다. 더 이상 욕심이 나질 않았다.
소류지 붕어들의 마음을 모두 다 빼앗은 것 마냥 행복에 충만(充滿)해 있는 나를 느꼈다.
대를 접고서 집으로 향하는 이 길이 너무나 낭만(浪漫)스러웠다.
새벽 안개 가르며 낭만(浪漫)이 폭풍(暴風)처럼 밀려왔다.

송국유존 (2003-05-28 12:49:44)

당분간.. 이란 ID는 당분간 낚시안한다는 뜻에서 사용하는 임시아뒤 아니었나요?
그런데.... 월 이라... 기분 묘하네요^^ 나도 당분간...하까...?
당분간 작은 고기는 안잡겠다...뭐 이런 뜻이었나 보군요

당분간.. (2003-05-28 12:54:48)

作心三日은 아니구요. ㅠㅠ
節制 ?. 自制 ?.
아이구.. 죄송합니다. 당분간(?) 죄송합니다. ^^

송국유존 (2003-05-28 13:11:37)

하하하... ^^ 아뭏튼 축하 드립니다.
사람은 마음을 비울때 월도 가능하다 는 생각이 드는군요.
참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챔질을 하다보면 순간 고기욕심에 강하게 챔질하고나면 마음을 비워야지...마음을 비워야지..
하면서 스스로 제어를 합니다. 개인적으로 사평님 챔질이 가장 멋있더군요..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당분간.. (2003-05-28 13:25:51)

자로 잰다고 했는데 잘 안보이지요 ?.
34....쯤 됩니다.
송국유존님 감사합니다.

송애 (2003-05-28 13:57:39)

당분감님 월 축하 드립니다
쪽지 보내고 조행기 보니 벌써 올라 와 있네예
그림 직이네예
월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조현구 (2003-05-28 15:42:33)

월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아이고 부럽다
저는 언제쯤 기뿐소식 한번 올리려나...!

입질삼삼 (2003-05-28 17:59:35)

당분간님 위리 축하 드립니다.
정말 그림 멋지네요
마시도 되것네요.
조행기 바리 올려 주이소 기대 되는군요.
즐낚 하이소......

입질삼삼 (2003-05-28 21:02:22)

당분간님, 한편의 예술입니다.
짧은 머리로 접할라 하이 머리가 복잡합니다.
혹시 시인 아닌가요?
멤이 울적 해지는것 같기도 허구
마치 제가 거기에 있는것 같으네요
언제나 즐낚 하십시요.

가는세월 (2003-05-28 21:39:00)

이 순간들이 5월을 마감하듯 당분간님의 찌올림이 짜릿한 순간들 이었나봐요....
남들이 느끼지 못할 정도록 아무튼 분위기 심취 아침골못 너무 좋은데죠 터도세고
그런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월.....그 순간은 어렵든 5월조행은 순식간에 한여름의
소나비처럼.....시원,섭섭하리많큼....정말 찡 합니다.
멋진 조행 ㅊㅊㅊㅋㅋㅋ...드립니다.

당분간.. (2003-05-29 00:54:18)

사진과 조행기가 일치하지 않아 오해 하실까 걱정입니다.
월을 한 곳은 사진에 없으며 이 점 너그러이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2003-05-29 09:06:48)

예술입니다. 사진도 詩고 詩도 詩고 조행기도 한편의 詩입니다. 감탄사가 절로 나는군요. 너무 아름답고 감동이 오는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맘이 편안해지는군요. 월척하신것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당분간님 말씀대로 이번엔 정말 제 차례 맞지요? 고맙습니다.

治樂류명곤 (2003-05-29 11:56:47)

글을 너무 잘쓰시네요.
잘 읽었습니다.
머리가 션해지네요.
저는 사진이 안보입니다. 저만 그런가요? ^^

당분간.. (2003-05-29 13:07:44)

도구-인터넷옵션-고급으로 가셔서..
아랫쪽에 URL을 항상 UTF-8로 보냄(다시 시작 필요)
이 부분 체크표시 되었다면 없애 주세요. 사진이 보일겁니다.
(사진명이 한글로 되어 있어 인식을 못하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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