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일이 많아서 창원대로를 몇번 왔다갔다 했는데 길가 벚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입니다.
마음이 급한 벚꽃은 이미 화사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고요..
날씨가 너무 화창하여 운전하는 도중에 반팔 옷이 생각날 정도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젠 정말 봄인가 봅니다.
바쁜 오전업무를 마치고, 오후에는 아직 경남 낚시인들에게 있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것 같은
의령지역 저수지들을 답사해볼 예정이었으나 운칠기삼님과 통화끝에 국계지로 가 보기로 했습니다.
첫방문때 그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버린 저수지 국계지,
오늘 세번째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름답고 조용한 저수지입니다.
산위로 보이는 공동묘지가 쪼금 맘에 걸리기도 하고, 그래서 밤낚시도 꺼리게 되는 곳이기는 하지만요.
<아름다운 국계지..늘 그렇지만 제 저성능 카메라는 국계지 이쁜 자태를 담아낼 수가 없슴다..>
상류쪽 포인트로 이동하기 위해 산길을 가는동안 길가에 온통 진달래꽃이 만개해 있습니다.
(제 고향 경북에서는 진달래를 참꽃이라고 그러고 철쭉은 개꽃이라 그럽니다..)
올해 이른봄부터 조행중 진달래가 활짝 피게 되면 사진에 담아 제일 먼저 경붕사 회원님들께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막상 만개한 진달래를 올해 처음으로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만개한 진달래 꽃..>
오늘 손맛을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진달래를 본것만으로 만족해 하리라는 생각과 함께 예정 포인트에 도착하니
포인트 옆쪽 자그마한 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립니다.
<진달래지(국계지) 작은 폭포..>
국계지위에 새우가 많이 살고 있는 작은 못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물이 흘러내리는 폼새를 보니
정말 저수지가 있는가 보다 하고 올라가 보니 역시 아담하고 작은 저수지가 또 하나 있습니다.
<국계지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소류지(일명 공동묘 지(池))..멀리 뒷편으로 공동묘지가 보이죠>
일단은 윗못에서 대를 담구어 보기로 하고 수몰나무 근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늘 그렇듯이 낚시대 한대만을 꺼내어 수심을 재어 보니 어라.. 수심이 30cm도 안나오네요.
하기야 처음 방문해 본 윗못의 물빛이 아래 국계지의 맑은 물빛과는 달리 약간 흙탕빛이어서
육안으로 수심을 어림짐작하기는 어려웠지만, 수상좌대와 견주어 보니 물이 많이 빠져 있기는 했습니다.
수초가 곳곳에 있어 붕어가 살고 있을것 같기는 한데 수심이 너무 낮아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왕 앉은거 붕어 얼굴이나 한번보자는 생각에 채비를 하였습니다.
떡밥과 지렁이 짝밥으로 투척..
몇번의 헛챔질 후, 잠시 물 한모금 마시고 있는데 찌가 살며시 흔들리더니 슬쩍 옆으로 끌려갑니다.
"산골짝 대물붕어 구경한번 하자!" 하고 힘껏 챔질했더니
뭔가 공중으로 한번 부~~웅 떴다가 떨어지는게 애개개.. 5cm 붕애입니다.
<오늘 조과.. 너무 작아서 부끄럽사옵니다..>
이후 잔챙이 입질이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붕어가 너무 작은건지, 바늘이 너무 큰건지(?) 챔질이 안됩니다.
산골짜기 공동묘지 밑에 있는 작은 소류지 치고 너무 쓰레기가 많았고 수상좌대까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수상좌대와 그밑에 버려진 쓰레기들 그리고 진달래....>
보는 사람 없다고 마음놓고 버린건지 막걸리통, 부탄까스통, 프라스틱통 등등 얼마나 많은지..
늘 낚시하기전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낚시 시작하려 하지만, 이런 쓰레기들은 제가 갖고 다니는
제법 큰 비닐봉지에도 몇 개 담기지 않아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더 이상의 붕어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 장소를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아래 국계지로 내려와 낚시를 시도했으나
몇 시간동안 찌는 말뚝입니다.
<윗못에서 아래 국계지를 보고..>
수심이 약 5m로 급심을 이루는 포인트에 앉았는데 포인트를 잘못 선정한건지, 아직 붕어가 움직이지 않는 시간인지…
운칠기삼님이 낚시도중 물밑을 살살 기어다니는 새우 한마리를 잡아서 미끼로 던져 보았지만
역시 찌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새우가 새봄이라고 허물벗기를 했는지 수염에서부터 꼬리끝까지 말랑말랑하더군요.
어제 회의가 있어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그 중 직장생활 10년이상 하신 어느분에게 10년 넘길 수 있는 비결을
전수해주십사 했더니, 스트레스 받을때는 적절하게 풀 수 있는 자기만의 취미가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시더군요.
쌓였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확 풀어 버릴 수 있는(간혹 낚시땜에 스트레스를 더받는 분들도 있지만..ㅎㅎ)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저수지들이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저는 늘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낚시인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저수지들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깨끗하게 물려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보면서 오늘 낚시일기를 접사옵니다.
"누구든 어디든 아니온듯 다녀가입시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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