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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 단속 또 걸렸어！
김행수씨(32·회사원)는 서울 여의도에서 극동방송국 방향으로 가기 위해 차를 몰고 나왔다. 서강대교를 건너 U턴을 하기위해 신호를 기다리던 김씨는 앞차의 뒤를 따라 자연스레 U턴을 시작했다. 그러나 차를 돌리자마자 경찰이 호루라기를 불며 차를 세웠다. 경찰은 “좌회전 신호에 U턴을 해야 하는데 붉은 신호에 했다”며 3만원짜리 스티커를 꺼내 들었다. 김씨는 “붉은 신호에 U턴을 해도 아무 지장이 없는 곳인데 좌회전신호에만 U턴을 해야한다고 규정지은 것도 우습지만 그걸 기다리고 있다 스티커를 발부하는 경찰이 더 얄미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경찰의 함정단속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계도나 주의로 그치는 일도 절대 없다. 일단 걸리면 스티커부터 떼고 이야기를 해야한다. 일부에서는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채찍’이라고 비꼬는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교통정리를 하다 스티커를 발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객이 전도됐다. 사거리에 차가 막혀 움직이질 않는 데도 한 쪽에서는 함정단속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함정 경찰’들이 주로 노리는 곳은 ▲신호 체계가 혼란을 일으키는 곳 ▲표지판이 잘 보이지 않는 곳 ▲표지판이 잘못 설치된 곳 등이다. 어쩔 수 없이 신호를 위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이’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 표지판이나 신호의 잘못을 미리 알려줘야할 경찰관이 ‘위험요소’를 방치한 채 단속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모씨(44·자영업)는 밤 11시쯤 승용차를 몰고 장충동에서 남산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100여 미터를 진행하다 앞에 서있던 경찰관에게 정지명령을 받았다. 이유를 묻자 경찰관은 “후방 100미터에 있는 보행 신호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되돌아가보니 보행자용 신호등은 있긴 있지만 가로수에 가려 차도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 게다가 흐릿한 보행자 도로 표시도 흙먼지에 가려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이곳에서 신호를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이 뒤쪽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씨는 “만약 보행자가 있는 상황이었다면 어쩔 뻔 했느냐. 경찰은 인명보다 스티커 발부가 중요하냐”며 울분을 터뜨렸다.
경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조치를 강구 중이라는 이씨는 “경찰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한 우리나라는 언제까지나 후진국으로 남을 것”이라며 경찰의 환골탈태를 기원했다. 이씨는 “남산 주변,서강대교 신촌 방면,동교동 로터리,노들길,한남고가 등 강북에 함정수사 단골지역이 밀집해있다”고 귀띔했다.
/신동헌 drag@sportstoday.co.kr 스포츠투데이 2002-08-18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7-04 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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