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 주치의 - 술과 간질환, 지방간 붕어낚시21 2002.9월
지방간 정도는 걱정할 필요 없다 차태훈<포천 차태훈의원 원장>
지나치지 않을 만큼 마시는 술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과하면 해로운 법. 매일 술을 끼고 산다면, 한번쯤 자신의 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자생력이 뛰어난 간일지라도 술에 장사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호에는 술과 간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낚시를 마치고 마시는 한잔의 술. 참으로 낭만 있고 운치가 있으며, 우리들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 그러나 세상만사 모든 일들이 과하면 화를 초래하듯 술도 과하면 건강에 무리가 오기 마련이다.
낚시꾼 중에서도 직장에서, 또는 무심코 받은 건강검사에서 '지방간'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럼 이 지방간은 우리 사람에게 얼마나 해로운 것일까?
적당한 음주는 간경변이나 간암 발생을 초래하지 않으나, 과도한 음주는 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구미(歐美)에서는 말기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50%가 알코올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간
우리 나라에서는 만성간질환의 80% 정도가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 기인하며, 알코올성 간질환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임상에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를 종종 볼 수 있다.
알코올은 체내에 저장되지 못하고 대사되어야 하는데, 이 과정은 대부분 간에서 이루어진다. 간에는 알코올의 분해에 관여하는 효소들이 있어 알코올을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물질로 분해하는데, '아세트알데히드'는 독성이 있어 간세포에 손상을 준다. 그리고 알코올의 대사 결과 지방산(脂肪酸)이 많이 만들어져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데, 이를 '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말한다.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마신 알코올의 양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술의 종류와는 무관하다. 따라서 비싸거나 좋은 술을 마신다고 해서 간 손상이 적게 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대개 하루 40~80g 이상의 알코올을 매일 10년 이상 마실 때 알코올성 간질환이 올 수 있다. 2홉들이 소주 한 병에는 25%의 알코올이 360ml 정도 들어있으므로, 90g 정도의 알코올이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매일 소주 한 병 정도를 10년 이상 꾸준히 마시는 사람은 알코올성 간질환에 걸릴 위험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맥주에는 4.5%, 국산 양주에는 40%, 청하에는 14%, 포도주에는 10% 정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술을 많이 마신다고 다 알코올성 간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 이 중에서도 만성 과음자 중 일부에서만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만성 과다 음주자의 대부분(90~100%)은 지방간을 가지고 있으나, 알코올성 간염은 10~35%에서, 간경변증은 8~20%에서만 발생한다. 여기에는 개인적 소인(素因)이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어지지만 그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여성은 알코올에 약하다
일부 사람에서는 훨씬 적은 양의 알코올로도 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특히 여성과 만성C형 간염 환자는 알코올성 간질환에 취약하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일반적으로 체구가 작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알코올에 더 취약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같은 간경변증이라도 알코올에 의한 경우는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보다 예후가 더 안 좋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질환이 심한 사람을 보면, 배에 복수가 차거나 비장이 커져 있고, 가슴이나 목에 '거미상 혈관종'이라는 조그맣고 빨간 반점이 나타난다. 그리고 식사를 잘 하지 않아 영양 상태가 나쁘고, 남자인데도 유방이 부풀어 오르는 '여성형 유방'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끊거나 절제하고,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가 술을 끊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의 조직 소견이 좋아지고, 간경변증의 발생확률이 작다. 또 간경변증에 의한 합병증도 줄어든다고 한다. 물론 간암 발생도 줄어들고 더 오래 살 수 있다.
전혀 불편한 증상이 없는데도 건강 진단에서 간기능 검사치의 이상이 있어 지방간이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 간은 인체의 지방 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간의 구성 성분 중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5% 이내다.
지방이 5% 이상이면 '지방간'
의학적으로는 간의 무게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룰 넘을 때 지방간이라고 하는데, 심한 경우에는 50%까지 되는 경우도 있다. 지방간은 아주 흔해서 구미(歐美)의 부검 통계에 의하면 사고사로 죽은 건강인의 1/3에서 지방간이 발견된다고 한다.
진료실에서 보는 지방간의 흔한 원인은 비만, 과음, 당뇨병, 고지혈증(高脂血症) 등이다. 환자들이 염려하는 것은 '혹시 만성간염같은 것이 있어 장차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병이 커지지 않을까'하는 덤인데, 알코올성 지방간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흔히 보는 지방간은 이런 나쁜 병으로 이행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지방간이 과다 음주에 의하여 발생하였다면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일부에서 만성간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알코올성 간염이 있는 사람 중 8~20%에서 간경변증이 발생한다.
한편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지방간 환자 중에서도 간에 간염 소견 및 간세포의 괴사(壞死)가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를 지방간과 구별하여 지방성간염(脂肪性肝炎)이라고 부르며, 드물게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는 것으로 학계에는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만성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염에 비한다면 예후는 훨씬 양호한 편인다.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조절
요약하면 지방간만 있다면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고,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지방성간염이 동반되어 있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만성간염보다는 예후가 비교적 나은 편입니다.
그런데 신체검진이나 혈액검사를 통해서는 지방간만 있는지, 또는 지방성간염이 동반되어 있는지를 완전하게 알 수가 없다. 이를 구별하는 유일한 방법은 간 조직검사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간 환자가 다 조직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조직 검사가 필요한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즉, 증상이 있거나(가령 피로감이 심하다든지), 6개월 이상 간기능검사치(AST, 또는 ALT)의 이상이 지속, 또는 악화되거나, 진단이 애매할 경우 등에 국한된다.
지방간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피로감, 우상복부 불쾌감 등이 있는 경우도 가끔 있다. 검사 소견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ALT치(간염 수치)가 약간 올라가 있는 정도다.
지방간은 간초음파 검사에서 정상보다 간이 더 밝게 보이며, CT 검사에서는 더 어둡게 보인다. 가끔 간의 일부에만 지방간이 있거나 또는 일부만 제외하고 지방간이 있으면, 초음파나 CT 검사에서 마치 간에 종괴(腫塊)가 있는 것처럼 보여 사람을 놀라게 하는 일도 있다.
지방간의 치료는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 외에 다른 것이 없다. 비만에 기인한 것이라면 운동이나 식이 조절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술에 의한 것이라면 술을 절제해야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라도 술을 끊으면 좋아질 수 있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다면 의사의 지시 하에 적절히 이를 치료하여야 한다. 지방간 자체 때문에 간장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7-04 0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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