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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7-03 19:13:46, Hit : 2697, Vote :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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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도사린 도내 터널

위험 도사린 도내 터널

경남도내 500m이상 터널 대부분이 차량화재 등 각종 사고발생에 대비한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도 소방본부가 지난달 10~30일 사이에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지난 97년 9월 소방법 개정 이전에 건설된 터널은 현행 소방법에 적용시킬 수 없어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았어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발표됐다.
경남도내에 있는 터널 중 법정 소방시설을 갖춰야 하는 500m 이상(500m 이하는 소화기만 비치) 32곳은 대부분 소화기나 소화전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화재탐지시설, 환기시설(제트펜), 감시카메라 등 재난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시설은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홍지문터널 화재때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환기시설도 소방법의 개정 전에 건설된 터널은 설치의무 규정이 없어 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가 법 개정 전에 건설된 터널에서 났을 때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현재 도내 500m 이상 터널 15개는 법 개정 전이라 자동 화재탐지시설, 피난연락갱, 감시카메라 등이 없어 사고때 인명피해를 낼 우려가 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더구나 터널 등 사회간접시설의 사고는 일순간에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어 사전에 철저한 시설과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법 개정 전에 건설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터널을 시설보완 없이 그대로 방치하면 원시적인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지금까지 예를 보면 서울 홍지문터널 같은 사고가 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설점검과 시설보완에 법석을 떨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같이 위험이 예고돼 있는 터널을 법 위반이 아니라고 그대로 두다 사고를 당하면 모든 책임은 당국이 져야 한다.
예산 등을 핑계, 입으로만 안전대책을 되풀이한다고 사고가 방지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산이 많은 지형여건상 시간단축과 차량 안전운행을 위해 터널건설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사고가 나지 않겠지 하는 안전불감증이 대구 지하철사고 같은 비극적인 참사를 내고 있다. 당국은 일단 경남도내 터널 중 안전사고 위험요소를 발견한 것에 대해선 빠른 시일 내에 시설보완을 촉구한다. 선진사회가 되려면 안전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경남일보 2003-0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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