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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정확히 감정의 표현을 할수가 없네요!
칠순이 다 되신 저희 어머니도 평생을 한쪽눈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어쩌다 한 두번 쯤 빼고는 저런 조롱을 하지 않아준 동네 동무들이 참으로 고맙게 여겨 집니다.
저희 어머닌 어릴때 홍역을 앓으셨는데 웃지못할 얘기지만
외할머니께서 홍역엔 집에서 삭힌 초(식용)가 좋다고 얼굴에 체를 씌우고 그만 초를 얼굴에 뿌렸는데
그게 어머니의 한쪽 눈을 멀게 했지요.
그리고 나머지 한쪽도 거의 마이너스 시력으로 살아 오셨습니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실때까지 어머니께 많이 미안해 하셨고 끝까지 어머니와 사시다 돌아가셨지요.

저희 어머닌 안보이는 눈으로 얼마전부터 글을 쓰십니다.
장애자문학회 外 여러곳에 글을 보내시곤 하십니다.
하루빨리 추천 받아서 등단 하시는게 소원이라 하십니다.
몇년전 지방지에 실렷던 어머니의 시를 소개해 드릴게요.

섬돌

짚가리 뛰엄뛰엄
추수 끝난 빈들에 가랑잎이 흩날리면

어느새 겨울이 주츰주츰
하얀 눈송이 들고
옥산 골짝 토끼네 문간에 와 닿고

철새 떠난 둥지에
달빛 그리움타고 내리는 저녁

다 쓸어져가는 초가집
귀뚜라미 우는 섬돌에는

눈먼 여인이 홀로 앉아
가을 떠나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더듬더듬 넘어지고
더듬더듬 부디치고

피가나고 멍이들고
아파서 울고 서러워서 울고

곁에 있어줄 사람하나 없이
외롭고 난감한 봉사노릇
아픈 사연을 세월의 뜨락에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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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목: 詩

사진작가: 바담풍 * http://맹글줄을 몰라서>>>>>

글등록일: 2004-03-12 21:28
조회: 2741 / 추천: 14

2004-03-29 20:09:11

자유게시판 낚우회님 글밑에 바담풍님이 답글로 올려주신 글을 제가 따로 빼서 이리로 올려드렸습니다.
바담풍님 부담스러우시면 직접 삭제하시면 되겠습니다.
참 아름다운 시네요.. 꼭 등단하셔서 어머님의 소원 이루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건강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 여기 아름다운글/화보 게시판은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어머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아름다운 詩 자주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