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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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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만 촉광에 빛나는 이등병계급장을 달고 꿈에도 보고싶어했던 부모님과의 면회!
비록 작대기 하나지만 어엿한 군인의 모습을 보시고서는 아버님의 굵고 짧은 한마디!
욕 봤다!

까진 손과 시커멓게 그 얼린 자식의 얼굴이 안 서러웠는지 연신 눈물을 훔치시던 어머니
먼 빨치에서 서로 겸면쩍은 웃음만 주고받았던 고무신 여자친구

보다못해 아버님께서 "뭐하노! 한번 안아 주라 자슥아"
3년 사귄 사이었지만 워낙 둘은 쑥맥들이라 연인들의 표현대신 악수로 대신하였다

군인정신대로 하였다면야 볼 것 없이 갈비짝 다나가도록 콱- 껴안아 주고싶었지만.........
준비해오신 돌가리 포대에 담긴 통닭과 김밥!  그리고 칠성사이다!

어젯밤 불침번 설때만 하더라도 배터지게 먹을 것 같았는데........

조교들한테 한 대도 안 맞았다는 둥(쪼인트까이고 대가리도 엄청 박았는데)
군대짬밥 진짜 맛있다는둥(내장그대로 있는 이면수국  /  두부된장국 돌아버리지)

그런데로 새근은 있었는지 안심시킨답시고 거짓말을 해대었다
그렇게 면회신간은 매정하리만큼 흘러만 가고 조교의 새빨간 존댓말!
장병 여러분! 연병장으로 집합하세요

또다시 울먹이는 어머니!
담배만 연신 피우시는 아버님!
용기내어 여자친구에게 다가가 껴안아 보았다

유격때 철조망에 걸려 껍데기 벗겨진 귀에다 하는 말
         "기다릴게"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몸을 실은 열차
그렇게 논산의 초겨울 하늘과 연무대의 플랫홈을 뒤로하였다
건빵을 씹어대는 놈!
장병수첩에 서로 제대하면 연락하자고 주소 주고받는 놈!
연신 질질 짜는 놈!(나)
한 가치의 담배도 나누어 피우며 으쌰!  으쌰!  이 상황에 군가 부르는 넋 나간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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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뿔히 헤어지고 나또한 더블 빽 매고 자대로.......
그렇게 이등병의 군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리 물광내어도 태 안나고 아무리 다려도 어딘지 영구같고 병장고참들은
비오는 날 연병장을 뛰어다녀도 흙탕물 하나 안 튀는 것 같고........

취침중에도 집합소리나면 우리를 기다리는건 야속한 곡괭이자루
그렇게 이등병의 쌍팔년도 군생활이 지나고 보로꼬하나 더 올린 일병 계급장!
기상과 동시에 거울 앞에 달려가 이리보고 저리보고
어찌나 굵게 보이던지 ㅋ ㅋ ㅋ ㅋ

부대 뒷산 전체를 참호작업 한답시고 그 날도 어김없이 삽질만 죽어라하고 복귀하니
덩그러니 침상위에 놓여있는 편지!

부모님의 성화에 선보고 날 잡았다는 것!
좋은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며 건강하게 제대하라는 것!  그리고 미안하다 는 것!

남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막상 고무신 거꾸로 신으니 돌아버리겠더라구요
아편쟁이 같이 몇날몇일을 멍하니 백자만 입에물고........

고참 한 분이 오늘밤 취사장으로 오라는 말에 뭔 일인고?
11시 몰래 일어나 불침번에게 말하고 취사장으로 내려가서 들어서는 순간!
코를 자극하는 묘한 냄새

지글한 소리와 함께 고소한 삼겹살 굽는 냄새  그리고 소주한병
고참 왈   "천천히 먹어라 그리고 내일부턴 힘내라  알았냐"
하시며 병장2호봉이신 하늘같은 고참이 직접 반합 뚜껑에다 소주를 가득 부어준다
고참의 배려는 눈물겨웠고 한잔소주에 쉽진 않았지만 추억과 미련을 날렸습니다

그때 내심 다짐한게 있으서리 공개하자면
"훗날 몸 성히 제대하면 삼겹살 물때마다 그 고무신 자근자근 씹는 생각으로 씹어야지
그라고 진짜 이쁜 색시하고 결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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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 달린 아빠 된 지금!

불빛하나 없는 저수지에 붕어한번 잡아볼 요량으로 이렇게 앉아있습니다
입질 없어 준비해간 삼겹살과 소주 한 병을 꺼냅니다
제법 그럴듯하게 버섯도 몇 개 굽습니다
한 모금 목구멍으로 넘기니 그 옛날 취사장의 다짐이 생각납니다

이쁜 색시대신 시장에서 한푼이라도 더 깍으려는 아지매!
웃으면 가끔씩 고춧가루 잇몸사이에 박혀있는 그렇고 그런 아지매랑 살며
저미는 아픔대신 돌아가고픈 아름다운 추억들이 더 떠오릅니다
어디선가 잘 살고있겠지.............
이렇듯 세월과 자연은 사람을 너그럽게 만드나봅니다

경.붕.사 가족여러분!
한 점들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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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목: 삼겹살의 추억!

사진작가:

짐

글등록일: 2004-05-13 15:54
조회: 2886 / 추천: 8

하고재비 2004-05-13 16:04:30

짐님
수필같은 글입니다
삼겹살 맛있지예
ㅎㅎ

잘보고 잘묵고 갑니다

꾸벅

진주붕어 2004-05-13 16:06:29

찡~ 하네요....
감정표현이 섬세합니다,,,,경붕사 회보만들때..꼭,,,수록해주세요!

삼겹살에 드실때마다,,생각나겠네요...목살로 바꾸세요,,,슬프요...

낚시하고파 2004-05-13 16:13:25

와..정말 글재주 있으시네요..감동 또 감동입니다.
앞으로 화목한 가정 가꾸어 가시길 ~ ^^

가락 2004-05-13 16:16:56

신이여, 신이여, 다 떨어진 고무신이여...
하던 주문이 생각납니다.
가슴으로 쓴 글이 전해오네요.
잘 무심더, 근데 찌릿 찌릿하는 도깨비 기름이 없군요...
잘 보았심더

진짜초짜 2004-05-13 16:21:12

삼겹살 묵고 싶습니다
재미있는글 잘보고 갑니다
행복하시고 좋은날 되셔요

송국유존 2004-05-13 17:54:59

백자 담배라...어쩌면 비슷한 시기에 군생활을 했겠군요..
은하수..한라산에서 백자로 바뀌었고..제대하니 솔 로 바꿔져 있더군요..
그 고무신.... 질기지요.ㅎㅎㅎ 썩었으려니..잊고있다거도 가슴한켠을 뒤져보면 아직도
옛날 그형상,그 감정이 그대로 살아나는..ㅎㅎㅎ
언제 물가에서 만나면 쇠주한잔 합시다...

오토 2004-05-13 18:17:52

삼겹살의 추억,,,,
잘보고갑니다..
잊으려해도 잊혀지지 않는것이 추억이지요,,,
잊혀지는건 기억일뿐,,,,, ^-^;

마찰수로 2004-05-13 19:37:26

흠...마찰수로군시절땐..화랑담배였는데...^^
군가..화랑담배연기속에 사라진 전우야...
추억이 묻어있는글 잘보앗습니다.

가고잡고 2004-05-13 20:40:49

세월이 약이띠다...지금은 웃을수 있는 추억이지만,,그땐..ㅎㅎㅎㅎ

소오강호 2004-05-13 22:18:04

ㅎㅎ
어떤 사람은 총들고 나오기도 하디만
잘 참으셨습니다.
나는 파고다 피웠는데....
백마고지. 아실려나?

황장군 2004-05-13 22:49:02

저도 제대한지 15.6년정도 되는것 같네요...
그때가 아련히 떠오르는게.... 참 세월 빠르네요..
잠시나마... 즐거웠습니다..

붕도리 2004-05-13 23:45:33

잊을만 하면 나오는 군대예기...다시금 옛추억이 떠오르게 하는군요.
좋은글 잘 읽었습다.담주는 라면이나 김밥으로 저녁을 때우겠지만
님과함께 삽겹살에 쇠주한잔 할날을 손꼽아 기다려짐니다.
잘 댕기오께요~^^

2004-05-14 02:16:01

백자... 저는 훈련소시절때 백자였습니다. 괜히 가슴이 찡해지는 글이네요..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2004-05-14 02:36:50

눈물납니다.
진짜로 눈물이 철철 납니다.. 와이리 짜꾸 눈물이...

2004-05-14 02:38:28

오늘도님! 울지마세요..

송애 2004-05-14 08:52:21

나도 와이리 눈물이나는지 모르겠네?
사람은 추억을먹고 산다고 누군가가 말하더군요
그때의 아픔이 지금은 아련한 추억으로 ....
삼겹살 먹을때마다 고무신 바꾸어신은 그사람이 생각이 나겠군요
세월이 사람을 너그럽게 한다는 님의말씀 공감이 갑니다
행복하게 사십시요

찌바라기 2004-05-14 09:32:56

삼겹살 구워 놓고 다시 느껴 봐야 겠습니다

나이스허 2004-05-14 15:33:38

가슴 찡한 글 잘 봤습니다..
찡한 가슴을 삼겹살로 대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파문붕애 2004-05-14 16:43:20

백자라니...
또 선배님이 시군요..
가슴아픔니다..고무신..왜그리질긴지...

반달 2004-05-14 17:16:29

이글 그대로 퍼다가 집에 꼬질라뿌야지...~~

잘 지내지요? 옛날에 나한테 해주던 그 이야기구만요....

그믐 2004-05-14 17:44:30

정말 잘 보았습니다. 삼겸살 좋습니다

수초 2004-05-14 19:15:50

新釣卒 2004-05-15 10:11:47

..눈앞에 그림이 그려 집니다.....
월요일 출조 예정인데,참치 찌게 대신 삼겹살로 준비 해야 겠읍니다..

김재용 2004-05-17 23:05:36

아니요

김재용 2004-05-17 23:06:01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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