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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성사 하겠습니다.

오늘 날씨는 썩 괜찮은 초가을 날씨죠.
전 그렇게 느껴지네요. 조금 움직이면 살짝 더운기도 느껴지지만
금방 식어버리는 이런날씨 참 좋아합니다.
저녁에는 긴팔옷을 입어도 괜찮을 정도의 날씨.

조행기는 안올리고 사적인 글만 올려서 미안한구석도 있지만
현재로선 쓸 조행기가 없기에 또다시 사적인... 아니
그냥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글쩍거려 봅니다.

낚시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알게되고
마릿수 낚시에 흠뻑빠진 세월을 지나 (뭐 그세월이 몇년안됩니다)
더큰 자연을 알게되고 사랑하게 되고 아끼게 되면서

맘 한구석에 미안한 맘이 하나 자리잡고있습니다.
물론 철없던 시절에 저지른 범죄? 행각이었지만
정말 나쁜짓을 했었고 지금도 생각하면 몸서리쳐질만큼
녀석들에게 미안한맘 뿐입니다.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장소는.. 기장지나 월례인가.. 암튼
아버지 따라 바다낚시갔을때
숲속에 텐트를 치고 아버지는 갯바위로 나가시고
전 심심하게 산책하다 지천에 널린 개구리들을 데리고
일종의 마루타를 저질렀습니다.

나무에 양다리를 낚시줄로 여러마리 묶어놓고 거꾸로 매달아 놓고
야구선수도 아닌넘이 돌맹이로 사살하는... 으.. 왜그랬을까요...
물론 기억으론 제대로 맞은넘은 한두마리인듯... 으.. 정말 제가 인간이었나요..
그뿐만 아닙니다.. 살아남은 녀석들을...
하늘로 던져서 풀숲에 철퍼덕....

쩝.. 알고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씩 떠올리며 미안해 할만큼 뉘우치고 기억하고있습니다.

또 있습니다.
아~~ 전 정말 독일 나치보다 더한넘이었습니다.

경주 형산강지류에서 낚시할때.. 고등학교때 일인것 같습니다.
정말 그때는 반나절 조과가 100여마리가 넘도록 꿈같은 조과였죠.

손맛도 봤겠다 지렁이도 떨어졌겠다 시간은 널널하겠다...
잡아놓은 붕어새끼들중 건방져보이는 넘 몇마리를 꺼내어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한녀석은 입에 불붙혀 놓은 담배를 두어가치 물려 땡볕 자갈위에 올려놓고
한녀석은 소주를 부어놓은 작은통에 넣어 수영시켜 반응을 체크하고..
몇몇녀석들은..... 아... 정말 진심으로 저 나쁜넘입니다.

몇몇녀석들은... 입에 딱 맞아 뺕기 힘든 돌물려놓고 일광욕 시킨후
혼수상태까지 갔을때 얕은물에 놓아주었습니다..
돌을 입에 문채로...

제가 제 이미지 깍아가면서 왜 이런글을 적는지 적으면서도
저도 어리둥절합니다.
근데요.. 정말 지금은 살아있는 작은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아끼고 있습니다.

유치할지도 모르지만 꼭 사죄하고 싶었습니다.
잠자리 날개 떼고 머리비틀고 하던 어릴적 친구들이 그리 잔인하게
느꼈던 나인데 참 몹쓸짓했습니다.

많이도 더러운 방법으로 제손에 죽어갔습니다.
아~~ 물론 낚시로 잡아내어 집에 들고가 매운탕한다고 배따고 하는것과는
차원이 틀린것이오니 오해의 소지가 없으시길요~

그런일들이 한번씩 떠오르고 떠오르면 한쪽 심장이 조여들고 미안하고..
미안해서 사죄합니다.

고백하는김에 솔직히 하나더 말씀드립니다.
우리 어릴때 문방구에서 명절날팔던 폭음탄 아시죠.
성냥갑같은 작은통에 다이나마이트 처럼 생긴 작은 폭음탄..

그거 고기입에 두어개 물려놓고 불붙혀서 터뜨린적도있습니다.

그저 사죄합니다.
사면요 ? 바라지도 않습니다.
고해성사 하는 마음으로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을뿐입니다.

미안하다 얘들아~ 아구...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9-06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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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목: 고해성사 하겠습니다.

사진작가:

니꼴라이 * http://음는데요

글등록일: 2003-09-04 13:26
조회: 2881 / 추천: 17

입질삼삼 2003-09-04 13:42:19

음,,,,,대단한 고해성사 입니다 니꼴라이님.어찌 어릴적 저랑비슷합니까?
다른건 몰라도 고기입에 폭음탄 물려서 터뜨린건 정말 엽기 그자체이네요.ㅡ.ㅡ"ㅋㅋ
뒤에 지옥가셔서 붕어들 한테 얼마나 구박받을찌 기대가 되는데요[ㅈㅅ ㅈㅅ]
재미있는글 잘읽고 갑니다.즐낚하세요.

정념 2003-09-04 14:07:28

니꼴라이님은 정말 ****이네요 ㅋㅋㅋㅋ
좋은 하루 되십시요!!!

들풀 2003-09-04 14:10:01

어릴적 냇가에서 멱 감다가 고기 몇마리 잡으면 화석 만들거라구 진흙으로 생매장한 후
땅파고 묻고는 무거운 돌로 눌러놓았던 적이 몇번인가 있었는데, 니꼴라이님 글 읽고
보니 저도 많이 찔리네요.

왕초붕어 2003-09-04 14:10:42

ㅋㅋㅋㅋ...????.....ㅊㅊㅊㅊㅊㅊ
다행인것은 붕어들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답니다....
겁은 먹지만여..인간과 같이.....
하늘님이 용서 해 주실겁니다....^^

봉어 2003-09-04 14:28:13

정말 감동적인글 잘읽었읍니다.
비록 니꼴라이님만 그러했겠읍니까?
철부지 어릴적 한번쯤은 그러하였겠지요.
저는 더한놈 이었읍니다.
붕오새끼를 잡아서 밤에 숨어있다 지나가는
아녀자 가슴속에 집어넣고 도망가고 했읍니더
구덩이파고 흙탕에 인분넣고 줄에걸려 넘어지면
빠지는걸보며 즐거워하던 그런놈이였는데 이제는
사람좀되었지요, 고해성사는 물론 했답니다.

전 준 2003-09-04 14:43:40

건방져 보이는 붕어는 어떻게 찾아내나요?
눈동자가 째려 보는 형태인가...
니꼴라이님, 밤낚 가면 무서버스리... 술 취한 붕어귀신 왈 "여기 지렁이 무침 한사라 더!"할건데요. ㅋㅋ.

월향 2003-09-04 15:39:52

건강한 니꼴라이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맑은 산 속 계곡이 떠오르곤 합니다.
자주 글 올려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니꼴라이님의 팬으로부터......

하고재비 2003-09-04 16:52:31

엄청난 고해성사 같은데
경붕사님들도 보통 한번은 다해봤을껄요
니꼴라이님이 대표로 고해성사 하신걸겁니다.
차카게 살자가 생각나네예
재밋게 읽고 갑니다.
꾸벅

치락 2003-09-04 18:54:19

ㅋㅋㅋㅋ 죄송합니다. 그래도 웃음이 나오는 걸요.. 쩝~~ 건방진 붕어라.. ㅎㅎㅎㅎㅎ
저도 물론 어릴적에 그런거 비슷한거 많이 했습니다.
니꼴라이님 신이 있다면 벌써 잊어 버렸을 겁니다. 그런일이 너무 많아서.. ^^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재미 있어 해도 되나요?
미리 죄송합니다.

덜렁군 2003-09-05 00:56:02

마치 한편의 수필같네요.
니꼴라이님!
저는 몇번이나 고해성사(or 서)해야하는지....

신선노름 2003-09-05 16:48:21

어릴적 추억이 물씬 풍기는글 잘 음미하고 물러갑니다..

2003-09-06 01:15:17

아니 남은 심각하게 고해성사를 하는데 저는 이리 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네요.
니꼴라이님 시간이 없어 못보다가 지금 새벽1시에 읽어보고나서 혼자서 미친놈처럼 낄낄 거리고 있습니다.
무어라 드릴말씀이 없습니다만 니꼴라이님의 고해성사를 듣고 성모마리아님도 미소짓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