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4시, 저절로 일어나지고 자연스럽게 옷 주섬주섬 꿰차고, 그리고 또 지극히 당연한듯이 집사람
에게 묻는다. " 준비 다 됐지 ?"
엊저녁에 미리 말할 필요도 없다. 모두 그간 이십여년에 걸친 트레이닝 덕분이 아닌가!
주 5일 근무제 덕분에 그 횟수가 늘어 났어도 이상이 없다. 그저 눈빛만 스쳐도 내일의 스케쥴이
환하게 보이는 도통(?)의 경지가 된게 어제오늘이 아니다.
길아닌 길을 하도 많이 다니는지라 작년까지 타고 다니던 승용차를 SUV종으로 바꿨다. 승용차 시절
차체 하부에 긁히는 소리가 날라치면 집사람은 마치 자기 뱃살에 충격을 먹은것처럼 안절부절이었
는데 이제는 안녕이다.
6월11일05시, 출발! 행선지는? ..... 그래 가면서 정하지 뭐!!!!!?
일단은 사람(꾼)들이 덜 오는 곳으로 하고 오늘은 이번에 만든 찌의 성능이나 점검하는 차원에서
가볍게 가면서 모닝(아니 새벽)커피 한잔이다. "백마담! 커피 한잔!"(집사람이 백씨임)
안개가 매우 심하다. 濃霧가 비터에 도착해서도 계속이다. 안개는 뭔지 저 깊은 곳의 그 어느 기억의 끝자락을 살짝살짝 들추이는 무거운 간지러움이 있다.
안개속의 채비는 소리도 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7대를 펴고 새로 만든 찌를 하나하나 교체해본다. 다소 무거울 것만 같았는데 쓸만하다. 집사람의 평 "빙고!!"란다.
이곳의 특성상 긴대나 짧은대나 모두 뗏장을 낀 갓낚시형태로 채비를 완료하고 눈치(?)를 살펴서 담배한대 감상하는데 가운데 제일 적은 1.7의 예신이다. 하나,둘,세--에--ㅅ!! 셋 동작이 너무 늦었나?. 그자리 그대로 입수 즉시 다시 어신! 이번엔 걸렸는데 뗏장속으로 직행이다. 한두번한 장사도 아니고 그대로 둔다. "지가 나오겠지 뭐!!" 살살 어르고 달래서 끄집어 낸다.
사위에 햇살이 꽂히기 시작할때부터 다문다문 입질이 계속된다. "큰아버지 데려와라" "죽만 먹었냐? 왜이리 말랐니?" "쬐끄만게 입만 커가지구.." 등등 혼잣말이 계속되자 집사람 왈 "불평하는 자에게 복이 없나니 ... " . 정말 복이 없어졌는지 힘께나 쓰는 놈은 전혀 비치지도 않고 예쁜 놈들만 간간이다. 이러면 종목을 바꿔야지. 집사람을 꼬드겨 우렁잡기에 나섰다.
작은 비닐봉다리에 반 정도 토실한 우렁이를 담고 있는데 갑자기 첨버덩!!! 하고 집사람이 자지러진다. 말도 못할정도로 놀랜 표정으로 손으로 자꾸만 가르키는데 무슨 일인지 알수가 없어 "뭐??"하니 그제야 뱀,뱀,뱀!!!! . 우렁이를 건질려고 뗏장속을 뒤진다는게 아마도 낮잠자는 비암님의 성질을 건들였나 보다. 그 숫한 세월을 물가에서 산에서 들판에서 같이 보냈어도 그놈의 뱀에 대한 느낌은 어찌 처음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지? 정말로 성서처럼 했나??(성서에 대한 경시는 절대 아님)
설상가상으로 조금있으니 연세 지긋하신 농부님이 등장하셔 부릉왈왈 양수기를 돌리더니 비료분사기로 비료까지 살포하기 시작한다. 본업(낚시)이 파장되면 다른데로 가기도 뭐하고 철수하기도 어중간해서 농부님께 작업들어갔다.
이런 작업시에는 면(面 : 얼굴,낯)이 큰 역활을 한다. 못나지도 잘나지도 않고 아주 늙지도 젊지도 않은 면으로 정중하게 작업(?)하면 거개 십중팔구는 성공한다. 안되도 성질내서도 안된다.
작업결과,양수작업은 두시간 뒤에 하시기로 하고 같이 이슬이 한잔으로 마무리 한다.
귀한 두시간이니 정신을 집중하여 하나하나 이상없었는지 살폈는데 아무리 찾아도 찌가 한개가 없어 살며시 채는 순간! 굉장한 힘으로 메롱#$% 되어 버렸는데 어떤 놈의 수작인지 감이 안온다.
바늘이 퍼졌다, 붕어님은 아니고 긴놈(장어)인가?
약속시간이 한시간여 지나고 슬슬 철수 준비를 하는데 아까 메롱한 대의 느낌이 심상찮다. 살짝 올리더니 급하게 잠수하는 찌니 아무래도 장어 아니면 가물이 겠구나 했는데 가물치다. 다행히 안쪽으로 처박지 않고 밖으로 째는 바람에 손맛은 진했다. 가물이 65를 끝으로 본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중의 "백마담표 커피" 향으로 오늘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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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슈"가 없는 평범한 날,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일상의 챗바퀴를 돌리는 현장을 경붕사 여러님들께 재미없게 알려드렸읍니다. 여러님들은 제발 "비범"한 나날을 보내기 바랍니다>
빛고을에서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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