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8일, 격주간을 물가에 가지 못해 이른 새벽인 04시에 출발한다.
엊저녁에 개꿈(?)을 꾼터라 핸들을 살살 다룰려고 해도 마음만 바쁘다.
가는 중간 꾸벅거리는 집사람을 시켜 낚시방에서 지렁이 한통을 사고 나니 사위가 밝아 온다.
햇님이 한창 기지개를 켜는 05시50분 경 비터에 도착, 휘익 둘러보니 역시나 아무도 없다.
언제나 그렇지만 비터를 찾을때는 "다른 꾼(님)이 있으면 어쩌나???"하는 못된 마음이 든다.
서둘러 집사람의 안식처(낚시텐트) 만들고, 포인트를 잡기 위해 수로를 점검한다.
전전번주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개구리밥이 많아 졌고 말풀이 부쩍 커버렸으며 마름도 제법 많이 수면을 덮었다. 물색도 약간 탁해 졌고......
수로 가운데 갈대가 약간 있는 곳에 자리잡고 1.7부터 3.5까지 4대를 급한 대각선으로 펴고 지렁이를 찾으니, 아뿔사!!! 지렁이가 아니고 가느다란 실지렝이 수준이다. 괜한 집사람에게만 구시렁 댈 수밖에 없다. " 잘될까 ???"
수로 반대편 끝자락 갈대속에 숨겨논 3.5가 신호온다. 여기는 수심이 별로(50-60정도)이기 때문에 어신이 복잡하나 자세히 살피면 대게 어종은 구분이 된다. 가물이 같다. 반갑잖은 친구이지만 짧은 초기의 손맛이 일품이라 옆으로 끌리는 순간을 기다린다. "히트!!" 처음만 텀벙대다가 이내 조룡히 딸려 온다. "가물이는 단거리 선수"라는 집사람의 결론이 항시 적용된다.
이어서 양반스런 붕어 입질, 내가 만들었어도 새삼 좋아지는 찌다. 살짝 사알짝!! 올리는 것이 새색시가 돌담장 위로 조심스럽게 내다보는것 같다. 9치다. 시작은 good!!
옆의 집사람도 괜찮은 모양이다. 내심 기대하는 물건(월)은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10여분 정도 간격으로 입질이 활발하다.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10시경 까지는 그런대로 손맛은 쏠쏠하니까....
가장 짧은 1.7에서 장거리선수인 장어님이다. 보통 귀찮은 분이 아니다. 큰놈이건 작은놈이건 조금만 여유를 주면 그냔 꽈배기로 변하여 더러운 침(?)을 질질대므로 변신전에 처치하려면 항시 애를 좀 먹는다.
해가 한참 올라와 더위를 느낄쯤 100여M 떨어진 곳에 왠 택시가 한대 오는것이 보인다. 이곳은 한참 외진 곳이라 택시(이곳의 택시는 승용차가 아니고 찦이다)가 올리가 없는데 택시에서 4사람이 내리더니 산밑 수로로 간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조금 있으니 소의 노성(怒聲)과 함께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보통수준이 아니다.
궁금증에 못이겨 안간다는 집사람을 뒷세우고 가보니 이건 산당히 심각한 상황이다. 상당히 큰 황소(숫소)가 고삐줄이 뒷다리가 감겨 요동을 칠수록 소고뚜레줄을 당기므로서 고개와 뒷다리 간격이 좁혀오니 황소로서는 걷지도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성난 울음만 내질르는 상황이다. 주인되는 사람이 옆으로 갈려고 하면 맹수처럼 달겨들므로 어쩌지도 못하고 떨어져서 안달만 내고 있고.... 또 어찌된 일인지 보통 소에게 보이는 코뚜레도 없이 밧줄로 코뚜레를 대용하여 당겨진 밧줄(고삐줄)로 인해 코부근이 온통 피투성이어서 이건 소의 형상이 아니고 영낙없는 소귀신형용이다.
별수를 다해도 어쩔 수가 없을것 같아 고삐를 자를것을 주인에게 권하며 맥가이버(칼)을 주니 어렵게 고삐를 자른다. 다행히 뒷다리에 감긴 줄이 풀어져 고갯짓은 할 수있게 되었으나 금새 일어서더니 수로로 들어가 비틀댄다. 얼마나 오래 고생했는지 잘 서있지도 못하는 것이다. 주인은 바로 데려갈 수도 없으니 소를 쉬게한다고 하면서 택시를 타고 간다. 속으로 다행이다 싶어 낚시터로 왔으나 손맛을 잊은것 같아 뒷자리를 정리(쓰레기처리)하고 철수를 준비했다.
차를 타고 아까 소사건이 있었던 곳을 지나는데 집사람이 짧게 비명을 지른다. 참 성질 고약한 소였다. 가만히 물속에 서서 쉬면 오죽 좋겠는데 아마도 힘이 떨어져서 그런지 어쩐지 아예 반쯤 물에 들어 누어 얼굴이 거의 물속에 빠져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다. 얼마못가 익사할것이 뻔해 보이는 상황이다.
안봤으면 몰라도 좌시할것이 아니므로 험한 산길을 과속으로 달려 첫째 보이는 마을 주민에게 택시운전수의 인상을 이야기하고 핸펀번호를 알아서 자초지종을 알려주었다.
부디 동네잔치로 소고기 먹는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어째 오늘 조행은 소낚으러 온 기분이 든다.
어쩐지 엊저녁에 개꿈을 꾸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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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황소의 상관 또는 함수관계는 분명 없을것이나, 다음 낚시때는 어떤 소재와 상관관계를 맺게 될까?>
빛고을에서 "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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