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글들

   (2005-11-12 09:49:27, Hit : 2016, Vote :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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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님의 가을 편지

바람개비 (2005-10-05 01:45:25, Hit : 117, Vote : 1)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기러기가 초대를 받은 듯 모여들고,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돌며,
국화가 노랗게 핀다고 하는 한로가 엊그제 였습니다.

미당의 “국화옆에서”를 줄줄 외던 시절이 있었지요~
미당이 친일시을 섰던 안썻던 간에 국화옆에서에 담긴 정서는
40줄 나이에도 내가슴에 스며듭니다.

그저 가을이 오면 국화가 피고, 그러면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하는 그 구절이
생각나고 큰누이가 저를 안아서 재워주던 때에 누님이 포근한 젖무덤이 그립습니다.

지금도 한번 안아 달라고 하면 고운 웃음을 짖지요.

오늘도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나 봅니다.

언제부턴지는 몰라도, 작열하는 태양아래 바다보다는
을씨년스러운 겨울바다가 한결 좋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갯바위에서 쉴새없이 릴을 감는 바다보다는
조용히 물안개를 기다리는 소류지의 아침이 편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저 밑에서 끓어오르는 열정이야
어디 제 맘데로 제어가 됩니까 ~~

사랑하는 계절이 와도 사람들은 사랑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조건을 따지고 외모를 고치고, 에리베터 안에는 향수냄새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전에는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 입구에
커다란 양동이에 국화를 한 움쿰씩사서 아내를 놀래킨적도 있었는데요 ~

전 주말에는 휴양림에 갔었는데,
어찌나 맑고 고운 물이 흐르던지 자꾸만 발걸음이 멈춰졌습니다.
길고긴 꽃길을 지나 깊은 계곡에 이르면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젊은이의 팔뚝에 굵은 핏줄처럼, 울뚝 불뚝한 에너지가 용쏫움 칩니다.

이제 깊은 잠을 잘까 합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생각하면 기분 좋은 밤이 됩니다

나무꾼 (2005-11-14 15:55:58)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글처럼 가슴속에 찡하게 남는 무언가가 좋아지고
노래도 열정적인것 보다 애절한게 좋아지고 있답니다.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즐거운낚시 (2005-11-17 09:47:57)

전 아직 많이 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글을 읽으니 공감이 되고 마음이 짜리한거보이 저도 년식(죄송)이 좀 된거
갔습니다....^^

그리운그곳 (2005-11-17 12:00:50)

세월의 강에 흐르는 종이배 처럼
인생은 참으로 유수와 같습니다.
계절은 다시순회 하지만 우리에 인생은
한번가면 되오질 않군요.
항상 그시간에 충실하고 최선의 삶만이
후해없는생의 황혼에 갈꽃처럼 바람에 날리우며
이렇게 살았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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