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렌 졸음운전 단속효과 의문
최근 경찰이 고속도로 졸음운전이 급증하자 순찰차 싸이렌을 울리며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싸이렌 순찰’을 강화하기로 하자 단속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한국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관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총 815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142건으로 과속 154건(18.9%)에 이어 교통사고 사망원인 두번째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5월말 현재 발생한 26건의 교통사고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13건에 14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졸음운전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따라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6지구대는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5월말부터 순찰차량이 싸이렌을 울리며 졸음운전을 쫓는 ‘싸이렌 순찰’을 도입, 운영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많은 사고지점에 대해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야간에는 오후 10시부터 자정 12시까지 순찰 차량의 싸이렌을 울리며 운전자들의 졸음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고속도로순찰대의 이같은 졸음운전 예방대책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운전자들은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의 관할구역이 주요 노선인 남해고속도로(구간 137.3㎞)를 비롯해 대전통영선인 중부선(78.6㎞), 경부선(68.3㎞), 중부내륙선(52.4㎞), 남해지선(20.6㎞), 마산외곽선(16.1㎞), 구마선(15.7㎞) 등 10개 노선 421.6㎞에 달하는 노선에 대해 졸음운전을 예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6지구대가 보유하고 있는 순찰차량은 총 22대이며 이들은 3교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로인해 고속도로 졸음운전 취약시간인 낮 12부터 오후 3시, 오후 10부터 자정 12시까지 운행할 수 있는 순찰차는 총 6대에 불과해 이들 10개 노선을 담당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계절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졸음운전에 대해 경찰이 생색내기용 대책마련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 경남지역본부 관내 10개 노선에는 연간 2억대 이상의 승용차·화물차 등 각종 차량이 운행하고 있어 졸음 운전자를 색출, 예방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여론이다.
또 연간 수천여건의 교통사고가 고속도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경찰 순찰차는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사고처리를 수행할 수밖에 없어 졸음운전 예방 캠페인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민들은 경찰의 졸음예방 대책에 대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순찰차가 싸이렌을 울릴 경우 정말 졸음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게는 큰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일반 운전자들에게는 오히려 두려움을 줄 수 있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에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최근들어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잇따라 순찰차에 장착된 싸이렌을 울리며 운전자들의 졸음을 예방하는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사고가 많은 지역에 시범적으로 운영해 효과가 있을 경우 전 노선에 대해 확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박명환 기자 <k28611@gnnews.co.kr> 경남일보 2003-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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