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님들이 직접 촬영하신 아름다운 사진 올리는 곳

별것도 아닐진데....

평일에도 늘 두세사람 정도는 앉아있는 길가의 소류지 .
두 조사님 조금의 간격을 두고 앉아있다.
길옆 뜨거운 바람이 부나 싶으면 그 틈새에 한두번씩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은 뜨겁게 달아오른 파라솔 끝 자락을 애무하듯이 팔랑거리게 한다

오른 수온으로 붕어 입질이 잠잠해질쯤
한 조사님이 심심했던가보다. 슬쩍 일어나 얼음이 든 쿨러에서
캔 음료수를 꺼내들고 옆 조사님께 슬렁슬렁 걸어간다.

" 통 입질이 없지요? "
조용히 묵상해 솓아오르지도 않는 찌만 응시하던 조사님이 엉겁결에
돌아보며 응수한다.
" 아이고 예, 마 억수로 덥기만 덥네예 "
양손에 캔을 들고 투르륵 옆조사 자리로 내려가며
" 더운데 이거하나 드십시요 "
불쑥 들이미는 음료수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잠깐 망설이다
몸을 일으켜 세우며 받는다.
" 허허 참네 이거 얻어무도 되겠는교? "
잠시 침묵이 흐르고 대부분 그러하듯이 통상적인 대화가 오간다.
여기 자주옵니까..  전엔 됬는데..  저 넘어엔 가봤냐는 등등...
그러한 시간이 흐르다 강한 사투리의 조사님
떡밥을 갈려고 채비를 빼낸다.
캔조사 보고 있다 툭 말을 뱉는다.
" 바늘이 굉장히 큽니다? 몇호 입니까? "
이런 질문에 사투리 강한 연륜이 좀 있는 조사님은 바늘 귀끝을 집어 약간 들어올려 새삼 쳐다보며
" 이거예? 붕어 바늘 아닌데.. 뭐 붕어바늘 6호 두배쯤 안되겠씀니꺼"

" 그렇습니까? 떡밥 낚시에 너무 크고 굵은거 아닙니까? 전 붕어 3호 쓰는데..."

그말에 사투리 조사님 겸연쩍게 웃으며 채비를 던져 넣으며
" 지금 같이 활성도 좋을때는 괘안습니더.
  전 그리구 작은 바늘은 아주 오래전 접어 넣어 뿌습니더"

" 그래도 여기는 붕어 들이 좀 작은 편인데. 너무 큰것 같습니다 허허허
  붕어들 입질 멋있게 보려면 그리고 바늘이 작고 가벼운게 입질하는데 부담없는데... "

건내 받은 캔을 홀짝 마시다가 그 소리에 사투리 조사님 한마디 슬쩍 받아친다.

" 아이구 마 , 전 챔질 실력이 없쓰가꼬 3호바늘 쓰면 붕어가 바늘을 꼴까닥 삼키가꼬
  뺄라니 죽갔드만요... 하긴 요 앞전날에 보니 2호 바늘 쓰는 사람도 보긴 봤습니더... "

조금 침묵이 냉냉히 흐른다.
그러한 침묵을 먼저 깨며 캔조사님 말을 꺼낸다

" 바늘도 크니 줄도 좀 굵게 쓰시겠네요. "

그러한 말에 사투리 조사님 씨익 웃으며

" 오늘은 3호줄 세팅 되 있습니더. 허허
  평소엔 5호나 그 이상 쓰지예. "

캔조사 이말을 듣고 조금 놀란듯이 말한다.

" 예?  그러면 손맛이 격감되지 않습니까? "

" 아무래도 그렇지예. 헌데 아 못처럼 건놈 혹여 터자뿌는것보단 안 낳겠는겨
  글고 붕애도 3호줄로 막 무뽑듯이 안뽑고 콘츄랄 잘하면 앙탈 손맛 본다 아입니까 "

" 아 예 그렇습니까? 그래도 가는 줄에 작은 바늘에 큰 놈 걸어내는 묘미는 없지 않습니까. "

또 한번의 침묵이 냉냉히 흐르고.....
한낮의 뜨거움은 더 그 강도를 높여가는데
두 조사님 그래도 더 이상 삐걱거리지도 언성도 높아지지 않고
그 들 손엔 캔음료가 아닌 캔맥주가 들려져 있고
그들 만의 소류지엔 두분 조사님의 웃음소리가 펴져가고 있다.

그즈음 더위를 피해 깊고 깊은 곳으로 은신하던 붕어들이 대화를 한다

붕1 " 야 ~ 니는 큰바늘이 좋더나 작은바늘이 좋더나?
붕2 " 응 나는 작은바늘 싫던데
      아이구 니가 보나따나 내가 좀 식성이 급하고 빠르다 아이가
      그러니까 꼴까닥 묵으가꼬 목구녕이 아파 시끕했다이가 "
붕1 " 글나? 난 큰바늘이 싫던데
      아이구 그 시커먼스 바늘 이 이쁜 쥬디에 파악 박히가꼬 구멍나뿌따 아이가 ㅎㅎㅎ

소류지 물비늘과 두 조사님의 웃음소리는 그 아름다운 소류지의 풍경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은 영원함으로 간직 될것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