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다녀온 이야기 많이 올려주세요.. 꽝조행기도 좋아요.

허지현

(2007-05-03 22:22:59, Hit : 1114, Vote : 33)

봉대지 조행기

Yahoo! Blog

* 약간의 이모티콘을 사용하였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오전에 미친듯이 서류들을 마무리하자 옆에 보시던 차장님께서 "오후에 낚시라도 가게? 왜 갑자기 안하던 서류정리를 그렇게 열심히 해?" 하시더군요. 정말 뜨끔했습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라고 했다면 ... (뒤에는 상상에). 시치미 뚝 떼고 내일분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계속 지점장님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지난달 월말 서류정리를 사무실분까지 혼자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오늘 오후는 쉬게 해주시겠다던 지점장님.. 아무 말씀이 없습니다 -_-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시계 초침이이 째깍째깍.. 마산-진주를 출퇴근 하는 것을 아시기때문에 일찍 가보라는 말을 하실때가 됐는데.. 그렇게 2시가 되어서야 집에가서 쉬라고 하시더군요.

제 쉼터는 이제 집이 아니라 경치 좋은 소류지랍니다.-_-
지점장님도 낚시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동반출조를 권유하고 싶지만 이래저래 직장생활이란게 제 맘대로 되는게 아니더군요. 아직 사무실에 막내라서 더더욱 그렇습디다. (그렇습디다? 어르신들 앞에서 죄송합니다. 농담이니 웃으시면서 봐주실거라 믿습니다 ^^)

그렇게 찾은 봉대지.

< 이젠 낚시터에 가면 이 푯말부터 찾게 되더군요. 차가 덮쳤는지 긁히고 기울었습니다. 때마침 차에 있던 테이프로 푯대 귀에 떨어진 부분을 붙여놓긴 했는데 삽이 있었다면 기울어진 것도 바로 잡을수 있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

희나리붕어와 떡붕어가 꿈에서도 나타날 정도로 기대를 하고 간 봉대지..
생각보다 크더군요. 가장 먼저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 봤습니다.

< 텐트를 치시더니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 어느새 릴까지 이미 장착하신 장박조사님(?) >

< 봉대지 중간지점에서 제방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

< 봉대지 바로 옆에 붙은 작은 소류지입니다. 봉대소류지라고 하나보네요. 이곳이 오늘 처음 찌를 담근 곳입니다. 왕초보의 눈엔 굉장한 포인트가 눈에 떡하니 들어오더군요. >

< 바로 이곳입니다. 큰 저수지와 이어지는 물길에 주변에 수초까지 .. 게다가 물 흐름으로 분명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찌를 담궜습니다. 보기에는 완만한데 경사가 상당해서 절벽에 걸치듯 낚싯대와 떡밥만 가지고 가까스로 벽에 붙다시피 낚시를 했습니다. 나중에 적응이 되니 나름대로 앉을만 하더군요 >

분명 여긴 포인트야 하면서 던진 채비에 찌가 서기도 전에 오는 입질.
깜짝 놀랬습니다. 와 이게 떡붕어의 중층에서 오는 입질이군!! 하며 감탄을 하면서 챔질을 하였습니다. 와 요동을 치는게 장난아닌데? 하지만..

< 바늘을 물고 있는 물고기를 찍는다는게 조금 망설여져서 모자이크 처리 했습니다. 갈겨니인지 피래미인지 손으로 만지면 놓아줘도 금새 죽는다는 말에 집게로 미늘없는 바늘만 잡아서 그대로 놓와줬습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사이즈의 피래미가 하루종일 20번은 더 낚였으며 찌가 서기도 전에 입질이 옵니다. 어찌나 요동이 심한지 미늘이 없는 바늘이라 끌어 올리기도 전에 요동치며 떨어져 나가더군요. 그런 애기까지 합치면 30~40여마리는 되지 싶습니다. >

처음 담근 채비를 물고 올라오는 안타깝게도 떡붕어도 희나리붕어도 아닌 피래미. 씨알이 굵은 놈들은 악어도 잡아먹겠다 싶어 혹시 베스나 블루길 유입되면 처리 걱정은 없겠더군요. 급경사에 달라붙 듯 제방을 붙잡고 혹여나 싶어 담그길 1시간여 .. 슬슬 지쳐갔습니다. 그나마 미늘이 없는 바늘이라 비틀어 주기만 하면 바늘이 빠졌기에 망정이지 미늘있는 바늘 썼다면 오늘 몸살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더구나 내림채비라 조그만 입질에도 챔질을 해야하니 여간 피곤한게 아니더라구요. 내림낚시가 노지에서 불리한 점으로 꼽히는 이유를 몸소 체험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피래미 성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자리를 옮겨봤습니다.

< 두번째로 옮긴 포인트입니다. 나름대로 사이트에서 봉대지로 검색해 포인트를 보고 찾아간 것이라 이번에는 뭔가 있겠지 싶었습니다. 수초도 적당히 분포하고 물 흐름도 적은 곳이라 붕어가 살기 좋겠다 싶더군요 >

두번째 옮긴 포인트.
하지만 이번에도 여전히 피래미 등살과 .. 더불어 밑걸림까지 ㅠㅠ

< 나름대로 준비해간 내림/중층용 목줄 5세트를 그 자리에서 다 터뜨려 먹고 .. "그래.. 티비보니 수초 많은 곳엔 외바늘이랬지 ^^ " 이러면서 혼자 위로 아닌 위로를 해봤습니다. >

하지만 더 심해진 피래미 등쌀..
어딘가에서 본 것은 있어서 떡밥을 거칠게 뭉쳐서 넣으면 피래미 입질이 덜하다는 생각이 문득 나더군요. 하지만 ..

거칠게 뭉치는게 뭐지 -_- 곱게 뭉치는 것의 반댓말인 줄은 알겠는데 ..

나름대로 '거친'숨을 몰아쉬며 '거친'인상으로 떡밥을 바늘에 달아보지면 여전히 효과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외바늘까지도 터질까 걱정이 부풀길 1시간여 .. 결국 상류쪽 제방으로 자리를 한번 더 옮겼습니다.

< 건너 좌측에 몇분의 조사님들이 이미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우안상류쪽 논 밑 제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

경사가 져서 좌대는 펴지도 못하고 가방에 걸터 앉아 수초사이로 채비를 던지려는데 불과 5m 거리에서 수초위로 뛰어오르는 붕어. 분명 붕어였습니다. 그것도 대빵만한 붕어. 아직 감이 없어서 몇치니 몇짜니.. 짐작하긴 힘들었지만 지금껏 제 눈으로 본 붕어중에 가장 컸음은 분명 합니다.

주변에 낚시하시던 조사님들도 깜짝 놀란듯 제 쪽을 바라보십니다. 어정쩡하게 제방에 걸터앉아 벙찐 표정으로 낚싯대를 들고 한참을 멍하니 그 시선들을 받아냈습니다. 뭔가를 바라는 듯한 조사님들의 눈짓.

방금 그 큰 붕어가 뛴 곳으로 찌를 던져 세워봤습니다. 여전히 조사님들 제쪽을 보시고 계십니다. 일말의 기대감이 섞인걸까? 뭐라고 하시는지는 모르지만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에 괜히 긴장하게 되더군요.

결국 챔질 끝에 지금껏 보지 못한 대물..... 그것도 손바닥만 한 ..
피래미를 올리는 것을 보시고서야 다들 시선을 돌리십니다.

민망하더군요. 큰형님붕어가 뛴 곳에 찌가 담궈진 그 몇초가 조사님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니 몇 시간 처럼 느껴지더라구요.

어쨌거나 기대했던 봉대지 오늘은 꽝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우습게도 제가 갔던 세곳은 포인트에 들어가지도 않네요. 뭐 포이트니 평균조과니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난생 처음 보는 떡붕어와 희나리붕어와 인사라도 할 기대감이 사라지니 허전한 마음이 올챙이떼 만큼이나 또아리 틀어졌군요.

반드시 다음에는 성공하겠다는 오기가 생기면서 봉대지 .. 당분간 이곳에 전념할까 합니다. 운천지에서 3년, 답천지에서 3년, 남산지에서 3년 그리고 봉대지에 3년 수련을 마치면 미가(家)에 오갈데 없는 제 처지를 맡겨보고자 합니다. 그 때쯤 되면 돗자리 깔 정도는 안되도 찌맞춤 정도는 하겠죠? 왕초보에서 '왕'자는 떼버리고 그냥 초보가 되면 말이죠 ^^

왕짜집기 (2007-05-03 22:32:09)

좋은 경험을 하셨내요..피리와 잡고기 속에 붕어를 볼려면
많은 경험이 필요합니다...오늘의 수련과정이 힘들더라도 나중 지나고 보면
쓰라린 추억이 다 도움이 될것 같읍니다.^^

왕어 (2007-05-03 23:14:03)

봉대지에서 3년수련이라....??
조만간 한번 뵐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저도 수련생이거든요^^^

푸른하늘 (2007-05-03 23:14:42)

,,,^^

또랑물 (2007-05-03 23:30:27)

고수도 처음엔 다 초보 아닙니까. 얼른 고수 되세요...

숑숑 (2007-05-04 00:02:39)

고생 하셨습니다 *^^*

뽀빠이 (2007-05-04 00:29:43)

수고 하셨습니다.
혹시라도 봉대지 쪽으로 가시는 회원님 계시면 살포시 간판 보수 부탁 드려봅니다.^^

비새 (2007-05-04 00:31:36)

12년 수련하시고나면 고수가 되시겠습니다.
"뭔가를 바라는 듯한" ㅎㅎㅎ 한참 웃었습니다.
멋진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용두산 (2007-05-04 00:34:50)

대단한 열정입니다.
낚시뿐만아니고 그무엇이든 잘 할수있는분같습니다.
그리고 마음도 따뜻하시구요.

덜렁군 (2007-05-04 08:25:39)

계속되는 님의 열정 기대해봅니다

태공대물 (2007-05-04 08:51:10)

노력이 대단하십니다.
봉대지는 초봄에 조과가 좋은데가 아닌가요?

달 그림자 (2007-05-04 08:55:24)

봉대지 소식 감사합니다.

송애 (2007-05-04 10:14:42)

낚시는 그렇게 하나씩 배워가는겁니다.^_^
대단한 열정을 가져셨으니 곧 낚시가 뭔가를 아실것 같네요.^_^
수고하셨습니다.
내림과 바닥.....
왜 노지에서 바닥 낚시하시는분이 많으신줄 알겠습니꺼.^_^

다낚까 (2007-05-04 10:28:51)

축하드립니다.
저도 저런때가 있었는데.. 막상 취업을 하니 ...
나이도 같은데 언제 동행이나 같이 가죠

그리운그곳 (2007-05-04 10:30:28)

대단한 열정 입니다.
조만간 뜻한봐를 꼭 성취하십시오.

그믐 (2007-05-04 10:49:23)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하시다 보면 좋은 시절도 오겟지요

붕어내색시 (2007-05-04 11:43:13)

청소간판이 벗겨졌나 봅니다.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조행기 잘보았습니다.

언덕배기 (2007-05-04 17:10:31)

고생많이 하셨네요!!

월척의꿈 (2007-05-05 19:34:12)

계속되는 수련....
그끝에 멋진 월척과의 조행...기대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조용한낚시 (2007-05-06 10:21:47)

떡밥을 거칠게 개려면 거친인상 거친숨결 멋잇는 말입니다

(2007-05-09 16:21:30)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봉대지 옆에 있는 웅덩이는 봉대소류지가 아니고 그냥 물웅덩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봉대소류지는 봉대지 제방을 보고 좌측 시멘트길로 올라가면 있습니다. 이년전인가 물을 한번 뺐었습니다.
다른 곳의 간판은 괜찮은데 유독 봉대지 간판만 훼손이 심하네요.
경붕사를 싫어하는 사람이 한사람 봉대지에 자주 가는 가 봅니다.
테이프로 손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삽가지고 가시는 회원님들 계시면 비틀어진 것 바로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봉대지는 산란철에 큰 희나리 붕어가 많이 나오는데 산란철은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산란철이 아니라도 올해는 붕어가 제법 나오던가 보던데 제가 알기로는 첫번째 사진 텐트 아랫쪽에서
중층낚시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긴대를 던지시던데..
오가는 길 안전운행 하시고 늘 행복한 낚시하시기 바랍니다.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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