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글들

   (2005-09-05 18:59:52, Hit : 2378, Vote :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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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새우님의 늘그대로..

건새우 (2005-09-03 02:56:46, Hit : 409, Vote : 0)

제목 : 늘 그 자리에 서있는 사람들

다리 그늘에 앉아 대 두대 펴고 갈 바람을 즐기다가 가까이 계시는 친구 한 분이 생각났습니다.
10분만에 캔커피 두개 들고 달려 오셨습니다.
냉장이 잘 되어서 속은 시원한데 무언가 뜨거운게 치밀어 오릅니다.
275-5674, 탕수육과 짜장 곱배기( 메주콩님 긴장하지 마십시요 그얘기 아닙니다.)
순식간에 해치우는 그 식욕이 고맙습니다. 예전 그대롭니다.
39센치 짜리 한 마리 올렸는데 붕어도 잉어도 아니랩니다. 쭈래기랩니다.
남의 조과에 인색한 것도 그대롭니다.

잠시후에 갑자기 다리밑을 놀라운 속도로 왕복 달리기를 하십니다.
2.5칸대가 반으로 접힌것 저 처음 봅니다. 손맛좀 보쟀더니 저리 비키랍니다. 인색한 것도 그대로 입니다.
물가에 가마니짝 만한 놈이 끌려나오는 듯 싶더니 딱! 소리나며 본인말로 20만원 견적나는 소리 들립니다.
오래전 내삼지에서 빠가사리에( 40센치급: 본인진술) 3.5칸대 견적내고 오랫만에 들어보는 상쾌한 소립니다.
근데 지가 잡다 놓친것은 메타급 잉어랍니다. 역시 그대롭니다.
물이 꺼꾸로 흐르는 듯하더니 옆에서 우당탕 뭔가 걸어냅니다. 숭어랍니다.
잡고기 잘 잡는 것 (잡고기만 잘 잡는 것)도 그대롭니다.
다음에 혹시 그 분 바늘에 꼴뚜기나 고등어가 걸려 나와도 놀래지 않을거라 다짐해 봅니다.

해가 뉘엇해 질무렵 헤어지며 악수를 나눕니다. 따뜻합니다. 역시 그대롭니다.
친구는 그 자리에 변함없이 서 있는데 저만 멀리 갔다가 온 모양입니다.
물모 조사님 늘 그자리에 계셔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
.
헤어져 돌아서 오는데 친구 그림자가 한참을 쫒아 옵니다. 이 것도 그대롭니다.

(2005-09-05 19:00:34)

저도 늘 그대로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건새우 선배님의 향기나는 조행기를 남기고 싶은 글로 선정해 봅니다.

낙동강사랑 (2005-09-21 08:24:08)

사랑과 정이 듬뿍 묻어나는 글귀군요.

읽고 있는 순간도 감동을 주지만,
그 이후의 여운이 한 동안 이어지네요.

"해어져 돌아오는데 친구 그림자가 한참을 따라 옵니다."는 표현은
참 신선한 예술의 경지로 느껴집니다.

꽁수 (2005-11-03 10:39:24)

언제나 그자리에 님이 있기에
다시또 우리는 님을 찾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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