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아름다운 글들

   (2005-11-11 18:52:19, Hit : 2407, Vote :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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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님의 아름다운 조행기 다시 보기

오늘도 (2005-10-31 14:59:52, Hit : 347, Vote : 0)    짧은 시간..아쉬움만 가득히...

늦은 오후..
"어딜가요?"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는 나를 보고 내일도 엄마가 묻는다.
"응 만날사람이 있어서.."
"누군데요?"
이미 알고 있으면서 묻는 내일도 엄마의 얼굴에 새침함이 묻어난다.
"알면서 묻기는...빨리 올께."
괜한 미안함에 얼굴이 뜨겁다.
" 늦으면 전화 꼭 하세요. 식사 까먹지 말구......"

현관문을 나서면서 '도시락이나 싸주라 하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

' 어디로 갈까나?'
얼핏 생각에 잡히는 곳이 없다..
무작정 나선길..'가까운 곳에서 말랑 말랑한 떡밥이나 만지다 와야겠다'
가는 길... 떡밥을 사기위해 들런 낚시 가게에서 떡밥 한봉을 들고 나오려는데,
굵직한 새우들이 나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아저씨 !! 새우 한주먹만 주세요"

해가 넘어가려 한다.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리는 달구지에게 더 재촉을 해본다.
몇번의 갈림길을 만나고 그때마다 고심을 하다 결국 조그만 이곳에 도착했다.


        이 조그만 못에도 가을이 한참이다.

        수면에 비친 하늘도 제법 그럴싸한 그림을 만들어 내고있다

대편성을 하는 중 발밑에서 산지렁이가 여러마리 기어나온다.
오늘은 이녀석들 물속 구경좀 시켜줘야겠다.
물이 많이 빠진 소류지에 긴대로만 대를 펴본다.
32,36,32,32,36,28...
올해 두번째 펴보는 36대이지만, 오늘은 언젠가 주콩님께 시집보낸 36살짜리 수향댁이 아쉽다.
시집간 그집에서도 괄시받고 과부신세로 처박혀 있다던데....

대편성이 끝나고 족히 10cm도 넘을 산지렁이를 살짝 걸쳐 꿰어 던져 넣었다.
큰붕어가 10cm가 넘고 새끼손가락 굵기의 산지렁이를 꾸역 꾸역 삼키면서 찌를 밀어올리면
정말 숨이 넘어갈 정도의 찌맛을 볼 수 있다.
염려했던 불루길의 입질도 없고 약간의 흥분과 기대감에 밤이 기대된다.
해가 다 지기도 전에 찌하나가 올라온다.
가벼운 챔질에 앙탈을 부리며 9치가 될성 싶은 붕어가 얼굴을 보여준다.

찌불을 밝히고 기대감에 휩싸여 어둠을 맞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밤이 깊어가도 찌는 말뚝이 되어가고 있었다.
간혹 새우를 꿰어 둔 대에서 5,6치가 얼굴을 보여주어 기대를 져버리지는 않았지만...
돌아가야할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조바심만 커져갔다.

이윽고 조용한 소류지에 전화벨소리가 울리며 돌아가야할 시간이 왔음을 알린다.
못내 아쉬워 하나씩 대를 접어면서도, 눈은 남은 찌들만 바라보았다.

(2005-11-11 18:53:18)

아름다운 조행기 다시 한번 봅니다..

꽁수 (2005-11-14 16:40:10)

삽작문을 나설때 오늘도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산속 조그만 소류지에 찌불을 친구삼아... 보기 좋네요

민물새우 (2006-01-06 19:12:10)

읽기가 참 편합니다.
쓰실 때에도 그렇게 편하셨을까요?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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