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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담	(2020-01-15 18:33:21, Hit : 380, Vote : 23)

양은꽃소반

~ 양은꽃소반 ~

가을빛이 감도는 둥근 소반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자가 둘러 앉아서

숟가락 서이하고 저분 두나를 쟁여놓고

라디오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오면

창가엔 석양이 드리우고 천장도 발그레진다

아이가 만지작거리는 휴대폰에서

익숙한 캐릭터의 BGM과 엉키는 순간

앙증맞은 밥공기부터 전쟁이 시작된다

노부부 밥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손자의 밥은 귀로 들어가는지 눈으로 들어가는지

밥알은 허공을 한 참 멈추어 기다리다가

때론 휘이~ 비행기로 맴돌다가 겨우 한 숟갈 떠먹인다

파병대장 할아버지 위용도 여기선 한 낱 병사에 불과 한 것

고추가루 한 톨에 깜짝 놀라지만

보이지 않는 얼굴로 수그려 매복한 곳에다

그저 얼래고 달래서 또 한 번 성공을 한다.

밥은 반쯤 줄고

국은 식어가고

동산위에 뜬 달이 슬그머니 디다보는데,

그래도 아직 사랑이 한 참 남았다.

양은꽃소반은 여직 따스하다.

..

정초 반구대 가는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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