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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단속’ 예방이 우선 <허훈 기자 >
우리의 교통문제는 예방보다는 단속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적이 더러 있다. 그렇다 보니 교통위반을 유발하는 도로 시설물이나 선형을 우선 개선하기보다는 물 좋은(?) 길목에서 위반자를 무더기로 적발하는데 열을 올리곤 했다. 과잉단속과 함정단속이란 비난을 들으면서까지 단속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단속기법도 기발했다. 나무나 담벼락을 은폐물로 삼고 심지어 검문초소 안에 숨어 교통 위반자를 걸러냈다.
운전자도 이에 뒤질세라 갖가지 수단을 동원했다. 단속경관이 배치됐거나 카메라가 설치된 곳을 지나친 운전자는 마주 오는 차량을 향해 헤드라이트를 번쩍이며 단속사실을 알려주기도 하고, 또 위반으로 잡혔을 때는 애절한 하소연, 백그라운드 동원, 윽박지르기 등으로 단속경관을 난처하게 만들거나 못살게 굴기도 했다. 아마 교통단속(특히 음주단속)때 빚어졌던 말못한 얘기를 책으로 펴낸다면, 단속경관과 운전자간 물고 물리는 입씨름과 기발한 단속 피하기 착상으로 점철돼 베스트셀러는 떼어 논 당상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고다발 구간과 교통위반 유발지역 등에 대해 도로선형을 개선하고 각종 안전 표지판을 설치해 나가면서 운전자의 교통문화 의식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당국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노력에 못지 않게 운전자들의 호응도 뒤따른다는 얘기다. 특히 고정식 과속 단속카메라 설치는 ‘오히려 사고를 부추긴다’는 논란 속에 이제는 전국 각 도로에서 제자리를 찾고 있고, 이동식 단속카메라에 대해서도 불만보다는 교통법규 준수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처럼 운전자들은 당국의 교통단속보다는 계도·예방을 바라고 있고, 또 그에 길들여져 안전운행 습관이 몸에 배게 된다. 그중 획기적인 것이 첨단 전자장비 도입이다. 과속측정 카메라는 경관과 운전자간 옥신각신 길거리 입씨름을 잠재웠다. 이번에는 교차로에 신호위반 단속카메라를 대거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차량방향 자동감지 신호체계를 갖췄으면 한다. 가령 좌회전 차량이 없는 데도 그 방향의 신호가 켜져 맞은편 직진차량의 흐름을 막아 정체를 가중시키는 경우 자동으로 감지, 좌회전 신호가 생략되는 신호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시차에 따른 신호등 체계는 교통체증과 위반을 유발할 수도 있다. 교통위반은 단속보다 예방이 우선돼야 하듯이, 차량방향 자동감지 시스템 설치로 운전자 스스로 신호를 지키는 교통체계가 필요하다. 단속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
허훈 기자 <hh12@gnnews.co.kr> 경남일보 2003-01-20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7-04 0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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