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안전운행정보, 동영상자료 등 각종 유용한 자료들 모음 코너
|
신설국도는 민원덩어리 편리성 무시·안전시설 등 미비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때 꾸불꾸불 굽잇길을 조금만 넓혀도 ‘신작로’라며 크게 환영받았다. 80년대 5공화국 때는 새까만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흡족해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나랏돈 들여 4차로로 확장포장을 해줘도 말썽은 끊이지 않는다. 이른바 ‘민원’(民願)은 도로 공사 기관과 주민들간에, 또 운전자와의 사이에 적잖은 분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국도 관련 민원=서부경남의 중심도시인 진주를 기점으로 합천, 하동, 마산, 사천 방면 국도의 확장포장 공사가 한창이다. 일부 구간은 이미 완공·개통됐다. 그러나 곳곳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산청방면 국도 3호선의 경우 최근 신안면 명동마을 주민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관련기관에 문제를 제기했고, 문산읍 구간(2호선)에서는 운전자들이 역시 안전성을 이유로 언론사에 제보를 하기도 했다.
진주국도관리사무소는 지난 2000년부터 관내 각 시군 경찰서와 행정기관의 도로담당 공무원들과 정기 간담회를 개최해오고 있는데 2001~2002년 2년동안 모두 137건의 건의사항이 접수돼 모두 조치를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지방자치단체에서 건의한 사항은 42건이었고 경찰서에서 건의한 것은 41건이었으나 2002년에는 각각 26건과 28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신설(확장포장)도로와 관련한 민원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2차로 국도의 위험지구에 대한 안전성 확보가 대부분이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관련 주민들의 보상금과 관계된 것도 있었다. 아무튼 고속도로·철도 등 다른 사회간접자본 시설과 달리 유독 국도와 관련한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데는 나름대로 까닭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왜 민원이 많을까=흔히 ‘국도’라 불리는 도로는 주간선도로로 ‘고속도로’와 ‘지방도로’의 중간 개념으로 ‘일반도로’를 가리키는데, 이 도로의 중요한 목적은 ‘이동성’에 있다. 도로 인근 마을에 대한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문제가 된다.
따라서 도로의 설계에서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교통의 흐름, 즉 이동성에 가장 큰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러나 도로가 지나가는 마을에 사는 주민들은 이동성보다는 접근성과 안전성이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진주시 문산읍 국도2호선 신설구간을 이용하는 운전자들과 지역주민들도 시속 80㎞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편리함보다는 마을을 진입할 때의 안전성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산청군 신안면 명동마을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는 이동성과 접근성이라는 도로의 기능 중 이동성만 따진다. 따라서 간혹 나들목(IC)의 위치 때문에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받아들여지거나 그렇지 않거나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도의 경우 마을 입구와 곧바로 연결되는데다 주민들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용 여부를 떠나 늘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일까=기존 2차로 국도를 4차로로 확장포장할 때 설계에서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공사 업체의 주 관심사는 이동성이다. 마을 진입도로, 인근 농로, 도로 밑 지하통로 등의 부대시설에서 보듯 접근성과 안전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도 이는 곧잘 무시되기 일쑤다.
공사 업체는 설계 도면대로 완공한 뒤 준공검사를 맡고 떠나버리면 그만이지만 한 지역에서 수십년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문제가 다른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운전자들의 준법의식 결여도 지적될 만하다. 시속 60㎞로 지정돼 있는 도로를 100㎞로 내달리는 트럭이나 승용차가 있는 한 웬만한 도로는 위험하게 보일 수밖에 없고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은 해당 마을 주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도로 관련 기관의 ‘合목적의식적’ 공사 기준과 운전자들의 ‘무사안일적’인 운전습관이 빚어내는 것이 국도 관련 민원이라 할 수 있다.
▲편리성·안전성 갖춘 국도=앞서 말한 바와 같이 국도는 고속도로와 지방도의 중간 성격이다. 이동성과 접근성을 두루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도로 공사 관련 업체는 이동성에만 집착하지 말고 인근 주민들의 안전과 편리함을 염두에 둬야 하고 운전자들도 편리함만 좇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관계자는 “기존 2차로 국도에서는 좀더 안전하게 해달라는 민원이 대부분이지만 4차로로 확장포장하면서 민원 내용이 조금씩 달라진다”면서 “주민들은 국도 확장포장공사를, 기존에 내포돼 있던 잠재적인 불안·불편 요소가 최대한 해소되는 기회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기왕에 공사를 할 것이면 최대한 안전하고 편리하게 해달라는 욕구가 분출되기 때문에 국도 관련 민원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국토관리청 등 도로 공사 관련 기관에서는 이동성이라는 고유 목적에만 매달려서는 안되는 것이며, 또 운전자들도 규정 속도를 지키는 습관을 갖는다면 국도 관련 민원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기 기자 <yiwoogi@gnnews.co.kr> 경남일보 2003-03-06
* 사랑과평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7-04 09:08)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