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寫廊사랑™

(2007-07-25 10:35:28, Hit : 3288, Vote :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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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숙녀 예린이

우리 가게 아랫집에 <신용사>라는 만물상회가 하나 있다.
일흔이 넘은 어르신이 운영하시는 가게인데 벌써 반세기째 영업중이라고 한다.

지금처럼 쉽게 오고 쉽게 가는 세태속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가게다.
정직과 신용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어르신의 가게에 매일같이 와 있는 외손녀가 하나 있다.
여섯 살 짜리 꼬마 숙녀 예린이~~

헌데 이 녀석이 온 동네 가게를 마치 제 집 드나들 듯 하는 것이 주특기다.
우리 가게도 예외가 아닌데....
기분 내킬 땐 "사진관 삼촌!!"
기분 내키지 않을 땐 "사진관 아저씨!!" 라고 부른다.

매일 같이 들르는 게 또한 이 녀석의 일과다.
오시는 손님마다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인사까지 해 가며 주인행세도 한다.
어떤 손님들은 내 딸인 줄 안다.

점심 먹을 때에 맞춰 올 때도 있다.
밥 먹으라고 권하면 사양하는데....오직 말린 오징어 무침만은 먹으려 덤빈다.
"매울텐데.."라며 건네주면 넙죽 잘도 받아 먹는다.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저 매운 거 잘 먹어요."라고 꼭 한 마디 한다.

그렇게 몇 번 받아 먹고는 "안녕히 계세요"하고 나간다.
다른 가게에 가 봐야 된다나??? ㅎㅎ

어제도 어김없이 이 꼬마 숙녀분께서 납시었다.
"안녕하세요"
인사부터 하는 폼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사실은 인사를 잘 안 하길래 몇 번 야단도 치고 달래도 가며 교육을 시켰다.
그 이후론 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으니 내가 더 기쁘다.
녀석의 외할머니께서도 흐뭇해 하신다.

문을 열고 들어 온 꼬마 숙녀께서 나를 보더니 묻는다.
"미장원 갔다 왔어요?"
"아니...이발관 갔다 왔는데...."
"응...그렇구나....근데 잘 어울린다.이뻐요..삼촌!!"

오전에 출근하면서 이발관에 들러 이발을 하고 왔는데 이 녀석의 눈에도 변화가 보였나 보다.
잘 어울린단다.이쁘단다.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꼬마 숙녀의 입발린 칭찬에 삼촌의 기분이 째진다. ^^*

"삼촌!! 스티커 줄까요?"
내려다 보니 올망졸망한 스티커판이 손에 들려 있다.
손등을 내밀었더니 하나를 붙여 준다.
그러면서 하는 말.....

"삼촌!! 스티커가 좋아요? 이쁜 나비가 좋아요?"
"둘 다 싫은데.....예린이가 더 좋은데...."
그 대답에 입가에 잔뜩 미소를 머금는다. 저도 숙녀다 이거지...ㅎㅎ

"예린이가 왜 좋아요? 이뻐서?" 라고 묻는다.
장난기가 발동해서 아니라고 대답해 봤다.
"아니.."
"그럼 귀여워서?"
"아니.."
"그럼 왜요?"
"뽀뽀해 주면 가르쳐 주지..."
"안 해..싫어~~"

손으로 입을 급히 가리고는 문을 열고 나가 버린다. ^^*
뽀뽀는 죽어라 싫단다.
싫다니까 더 하고 싶다.

오늘은 기필코 이 꼬마 숙녀를 꼬셔 보리라 다짐하면서 문 밖을 내다 본다.

칸델라 (2007-07-25 10:57:39)

사부님 잘못하면 그시기범이라 오해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녀석 참 귀엽꾸로.. 사부님 시동 삼으시면 좋겠습니다.

말이라도..
날씨도 더븐데 사부님께 시원한 청량음료 한바가지 바칩니더.

뽀빠이 (2007-07-25 11:14:18)

억꾸루 귀엽네...ㅎㅎㅎ
고마 막내 딸 해뿌소...ㅎㅎㅎ

빈소쿠리 (2007-07-25 11:48:13)

기필코 성공 하시길 바랍니다.

약발붕어 (2007-07-25 12:31:09)

선배님 ......
그카시다가 꼬마숙녀가 책임지라꼬 하모 우짜실라고예 ㅋㅋㅋ

먼산에비 (2007-07-25 12:54:53)

일상속에 잔잔한 행복을 전해받은 느낌입니다.
장면 장면들이 머리속에 그대로 그려지네요.
말썽부리는 8살 아들녀석을 볼 때 마다, 딸하나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따라 그 생각이 더 간절하네요...ㅎㅎㅎ

나무꾼 (2007-07-25 12:57:39)

부원동 숙녀 보안관이로군요.^^
좋은 친구가 생겨서 즐겁겠습니다.

나루 (2007-07-25 13:34:36)

첫눈에 봐도 귀엽고 야무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ㅎㅎ

송애 (2007-07-25 16:18:08)

이쁘다 이뻐...
뉘집 며느리 될란고. 바르게 잘 자라라......

울산왕붕어 (2007-07-25 18:23:02)

^ ^ !!

붕어눈망울 (2007-07-25 19:47:05)

단디 하이소
제마눌도 처음에는 저랬는데 지금은 전혀아니거든요 ^^:

바닥사랑 (2007-07-25 20:32:51)

이쁘네요
딸이 없어서리 부럽슴다 ^&^

붕애 (2007-07-25 21:05:13)

너무 귀엽고 예쁩니다.
쬐끔만 더 젊었으면 늦둥이 작전을 함 시도해볼낀데...

아침고요 (2007-07-26 08:02:36)

사랑님 보다 더 깐깐해 보입니다^^ㅎㅎㅎ

(2007-07-26 09:21:35)

참 예쁘네요..

그리운그곳 (2007-07-26 14:56:02)

정말 좋은곳에서 사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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