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계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일선의 점포들은 생활마저 지탱 할수없는
매출 감소에 속속 문을 닫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낚시인의 출조도 횟수가 줄고
끝이 보이지 않은 긴 암흑의 터널이다.
어쩌다 낚시계 또한 이 지경이 되었나?
한가지 주목할 것은 골프계 는 매출이 늘고
가일층 확장이란 대목에 있다.
"IMF 금융 환란 때 평일날의 예당지"
그 큰못 주변에 우울한 모습으로 대 드리우던
수없이 많은 낚시꾼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왔고
한동안 발길을 돌리지 못했던 가슴아픈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해 여름이 막바지로 접어든 어느날
원남지 하류권 밥집앞에 멈춰있는 한 대의 승합차를
유심히 보았다.
지난주 에도 이곳에 있었는데 차안은 취사에 필요한
온갖 도구며 옷가지 심지어 침구까지 가득한데
오늘이 벌써 20일째 이곳에 머물며 낚시 중이란다
승합차의 주인은 50대 중반 초취한 모습의 중년
말 조차 걸수 없는 무거운 전운이 감도는 하룻밤
그렇게 그와의 낚시가 끝났다.
세벽녁 차가운 날씨 따뜻한 커피향이 구수한데
커피를 건네 받은 그는 고맙다는 한마디뿐
그의 입은 무겁도록 무거운 침묵 이었다.
내가 다시 그곳을 찾은건 열흘이 훌쩍 넘은
초가을 문턱에서 였다.
고갯마루 성황당 돌 탑엔 전에 없던
돌들이 가즈런히 새롭게 쌓여 있고
언덕길을 넘는 작은 소로 길옆 고추밭 엔
빨갛게 고추가 익고 하늘은 더없이 높았다
오늘도 과연 그는 그곳에 대를 담구고 있을까!
소로 길을 내려가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인삼밭 길을 돌고 밥집 앞 작은 고개를 넘자
그의 차가 눈앞에 들어온다.
지금도 그는 그곳에 있는가 보다
그의 차 옆에 내차를 세웠다
이곳 저곳 둘러보아도 그는 그곳에 보이지 않고
그가 앉았던 자리는 비어있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든다.
그가 무척 궁군하다
밥집을 기웃거려본다
요란스레 짖어대는 개소리에
밥집 주인이 빼꼼이 문을 열고 나온다
그의 근황을 묻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가 앉았던 자리에 대를 폈다
밤이 깊어 갈수록 차가운 한기가
뼈 속까지 스며온다.
물안개는 온통 구름이다
내가 그위에 앉자있다
밤새 우는 새소리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피를 토하듯 울어되고
구구 절절 애초 로운데
초점 잃은 찌불은 차츰 시야에 멀어진다
담배 한가치를 입에 물어본다
길게 내뿜는다
지루하고 긴 밤이었다
세벽을 알리는 동이 터오고
피로가 끝없이 밀려온다
그는 세벽이 다되어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몇일 후 다시 찾은 원남지
밥집 주인께 그의 근황을
물었을 때 밥집 주인은 그는 모 중소기업의
대표 였으며 연쇄부도로 지명 수배자가 되었고
낚시도중 들이닥친 형사들을 피해 저 앞 보이는
높은산 쪽으로 도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후의 소식을 모른다는 말 뿐......
나는 내심 그가 붙들리지 안았으면 하는 마음 이었고
잘 수습되어. 다시 그의 재기를 마음속에 빌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찾은 원남지 하류
이곳에서 나는 그의 활짝핀 모습을 기다려 본다.
2003년 6월 원남지 출조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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