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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그리고 낚시

첫 째를 가졌을 때도,  둘 째를 가졌을 때도,  어머님은 늘 그러하시 듯
비린 내 나는 곳을 가자 말라 하셨습니다.
이 못난 아들은 어머님의 걱정 어린 당부를 매번 어기고 말았습니다.
이번 명절 날  어머님 얼굴을 가까이서 보며
주름 하나 하나 마다 저의 불효가 스며 들어 있구나 생각 했습니다.

나이드신 부모님들께서 다 그러 하시겠지만,  살생을 취미로 가진 이 못난 아들이
늘 걱정이신가 봅니다.  그래서 전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  어머님 이젠 낚시 안다닙니더 진짜닙더  "  라고 말입니다.

한번은 어머님께서 애들 엄마에게 전화를 하시어
"  아범은 요새도 낚시 다니냐  "  걱정스레 물어 보셨나봅니다.  눈치도 없는 애들 엄마는
무심코  "  거이 주말이면 밤새고 옵니더예  "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고약한 취미를 가진 난 애들 엄마에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습니다.
이래 저래 후회만 했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고등 학교 다닐적 친구 녀석들 꼬드겨 물가에 텐트치고 붕어 몇 마리 잡고
매운탕 끓여 먹은 뒤론 신기하게도 낚시 중증 환자인 저는 붕어를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제 취미가 낚시라 그 방향 이야기는 꼭 기억 하는데 아주 오래 전에 들은 말입니다.
고기를 잡으려 낚시해 잡힌 고기는 먹어야지 그러지 않구야 생명에 장난 치는 것 밖에...라는
그래도 전 옳던 그르던 먹지 않고 줄기차게 다녔습니다.

요즘 들어 캐치 앤 릴리즈인가 ? 라는 물 건너 온 말이 번지고
유료터가 손맛터로 변해 유행인지라 바쁘고 피곤 할때나  여러가지 이유로 가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무심코 낚아 다시 넣고 그러기를 반복  그러다 긴 목줄이 <내림> 엉켜
소형 렌턴을 비추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붕어의 입을 보았습니다.
너무 놀랬습니다.  붕어의입은 너무 엽기적이었습니다.
아무리 미늘이 없는 바늘이지만 그 곳 붕어들은 너무 시달려 있었습니다.
결코 깊거나 고상한 철학이나 붕어가 불쌍 하다느니 그런 생각 보다도 앞서
그냥 그 곳에서 낚시하기가 싫어졌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차안에서 줄 곳 생각 했습니다.이렇듯 내가 얄팍하고 간사하구나하며 말입니다.
그런 내 자신에 씁슬해 좀 울적했습니다. 온 종일 동안...
그 뒤론 그곳엔 발걸음이 잘 안가집니다. 유료터엔 말입니다.
그러나 전 또 갈겁니다.
은빛 , 금빛  비늘을 자랑하는 곳  유료터가 아닌 곳으로 말입니다.
계속되는 거짓말을 어머님께 드리며 또는  애들 엄마에게 시키면서...
저의 낚시는 벗어 버릴 수 없는 멍에 처럼
죽어서나 놓아 버릴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님!  불효자도 못되는 저를 용서하십시요..........

시원치 않은 글 너무 길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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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목: 어머님......그리고 낚시

사진작가:

초어

글등록일: 2004-01-25 03:56
조회: 3198 / 추천: 6

메주콩. 2004-01-25 04:57:15

이런경우도 있습니다
불교를 절실히 믿는 집안에 취미가 낚시인아들
고기잡아서 매운탕도 끓여먹고 할건 다합니다
근데 어머님은 날만되면 물고기 방생 하러 가신다고요..
초어님,효자가 못되시드라도 어머님 마음만은 편하게 "저 낚시 안합니다"가
맞는것 같구요 오늘 운칠님 조행기와 같은 느낌을 받는군요
하지만 제생각엔 낚시도,매운탕도 방생도
순리에 어긋나지않게 한다면 그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소고기국,돼지삼겹살도먹고
교회 다니면서 제사지내고 아들대입시험때 부적만들어 주신부모님
한마디로 우린 아직 순교자가 아니다란거죠
단,지킬건 적당히지키며 열심히 살면...
저도 택도 없는말 너무 길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초어 2004-01-25 08:51:38

메주콩님예....그렇지예....지킬건 지키고 열심히 살고
그래서 전 낚시도 즐거운 맘으로 계속 할겁니더예...
물이 있고 붕어가 있는한 초어의 낚시는 계속됩니더예....^^*~~

마찰수로 2004-01-25 09:34:02

초어님.
님의글도읽노라면
참 다정다감한분이시구나하고
느낌이옵니다.문득 이런말이생각나내요.
"붕어야. 난너로인해 잠시즐거우면 그만이야"
어느노조사님의책두서에 쓴글입니다.
우리는 나무를볼것이냐 숲을볼것이냐는 모두 우리들의 몫일것입니다......^^
나도 무슨소릴하는지 몰겠습니다.ㅋㅋㅋㅋ.

물잠자리 2004-01-25 10:04:18

아...어렵네요! ^^*

초어 2004-01-25 10:09:20

" 붕어야, 난 너로 인해 잠시 즐거우면 그만이야 " 이짧은 글에 모든게 함축되어있는 것 같습니더예
오늘 또 한 가지 커다른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더예....
이 모두 다 따뜻한 경붕이 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더예....
마찰수로님예, 감사드립니더예....^^*~~

운육기사 2004-01-25 11:32:46

그리 하십시요.
그렇게 낚시에서 얻는것도 많군요.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글입니다.

봉어 2004-01-25 19:51:18

항상 효도하는 맘으로 살라는 어르신네들의 말 한마디가 우리들에게는
좋은 교훈이라봅니다.
시달리는 붕어 우리에겐 죄식을 느끼게합니다.

우중출조 2004-01-25 20:45:34

흠...
입이 있고 할말도 있지만...
뭐라고 할 수 있는지 지도 몰것서예.
살생유택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만...

2004-01-25 21:17:51

초어님 많은 생각을 해보게 하는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진짜초짜 2004-01-26 00:03:42

저 하고 비슷 하네요
우리 어머님은 한달에 몇번씩 절에서 계시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절에계시면 마음이 편하다고 그러더군요
나보고도 낚시가지마라 살생하지마라 하시지요
그때마다 저는 대답은 청산유수 입니다
애들도 할머니 전화오면 아버지 볼일있어 갔다고요
그러나 저는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지 않읍니다
왜 얻는것이 많으니까요
물가에가면 어머님이 절에서 편한것처럼 저는 물가가 편하거던요
조용히앉아 찌를 바라보며 지나간시간도 돌이켜보고 앞으로 시간을 설계도 해보고
잘못도 용서해보고 미래도 생각해보면서 매운탕에 소주도 한잔하면서
많은 인생사 선,후배님과 대화를나누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얼마나 좋은지 항상 어머님인데 거짖말을 하지만 이제는 어머님도
이해를 하시는것 같아요
나쁜 마음으로 하지않는다는것을----------
정도에 넘치지않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
되지않을까요
저 생각 이었습니다
지금 그렇게 하고 있고요
건강하시고 올해 뜻하시는일 모두 이루시길 기원드립니다

찌바라기 2004-01-26 09:11:39

전 방생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초어 2004-01-26 10:59:35

맛있는 매운탕해서 드십니꺼?...ㅋㅋㅋ
붕어 매운탕! 어느 매운탕이 붕어 매운탕에 비하리요...

제가 붕어를 안먹는 이유
1-입이 짧아서
2-주말이면 가족들 뒤로 하고 밤새 버린 휑한 몰골로 나타나
차마 집사람에게 비린내 나는 것을 들이밀지 못해서
3-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묵고 안죽으면 된다
제가 주로 다니는 저수지, 수로 자연 정화는 된다하지만 과연 이붕어 묵으도 될까?
너무나 과민하고 까탈스러운 식성때문에...
물론 제가 다니는 몇군데는 나의 이 심한 비위 약함을 맞춰주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데 막상 철수 길엔 다음의 손 맛을 위해 고향 앞으로 갓....

휴~우 ...그것뿐이랍니다. 에고 찌바라기님 땜에 속내 또 들어냈뿐네...ㅋㅋㅋ
아잉~ 얄미운 님~~...^^*~~

맨날맹탕 2004-01-26 21:51:09

휴~
초어님 글을 읽고있으니, 저희 사촌 형님이 생각납니다.
저한테 낚시 알게 해줬던 분입니다.
십수년전 철학에 심취해서 미국가서 지금은 한의사를 하고 있읍니다.
재작년 한국에 왔었는데, 저희 집에서 장비 보더니, 어지간하면 낚시 그만 두는게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이유는 그랬읍니다.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고 그냥 유희로 살생을 하면 자손중에 좋지못한 일이 생긴다더군요. 순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던군요.
그렇게 낚시를 좋아하던분이.... 떠나기 전날 다시 한번 그러더군요. "즐기기 위해서 살생을 하는것은 좋지 않으니, 혹시라도 낚시를 그만 두지못하겠다면, 죽이지는 말라고 그냥 죽지 않게 곱게 살려주라고..... 그날 이후론 집에 고기 가져온 적이 없었읍니다. 물론 고기는 대부분 다시 살려줍니다. 아마도 깊은 듯이 담겨져 있는 얘기 같아서... 언젠가 한번은 사랑방님들한테 글로서 자세히 얘기드리고 싶었는데, 혹시라도 저의 가벼움으로인해 저처럼 상처 받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망설였었는데.. 가능하면 고기는 죽이지 마시고 곱게 살려주시길 부탁드려봅니다. 이런 글을 적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