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지난 2001년 8월 28일 저와 우중출조선배님이 함께했던 조행기입니다.
우연히 붕어이야기 조행기를 뒤적이다 발견했는데 그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한참 동안 웃음이
나 여러분께 그때의 무용담을 소개할까 합니다. 우중출조선배님 허락도 없이 글을 옮겨서 죄송합니다. ^^
같은 동네에,그것도 엎드리면 박치기 할만한 가까운 거리에 살던 마창지부의 막내인 낭만풍폭님(신작로
에서 수염난 붕어,수염짤린 붕어,수염붕어...쎔지붕어님의 심술로 낭만폭풍으로 우기다가 결국 졸지에 낭
만퐁퐁으로 최종거명된 내력이 있슴)의 제의로 텃세가 드세고 강짜도 심한 마산의 중리방죽으로 동행출
조를 감행한 것은 23일 오후 4시쯤...여기서부터는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물색이 어떻다,
수심이 이만하면 되네,받침대로 앞장구 뒷장구친다 등등의 쓸데없는 뱀다리를 구워먹을 필요가 없어서 생
략한다. 그러나,뜻밖의 진객인 두분을 빠뜨릴 수 없다. 낭만퐁퐁님이 게시판에 이원근,낙향님에게 동행출
조를 권유하는 애드벌룬을 띄웠는데,이원근님이 음주운전불가라는 투철한 준법 정신으로 아쉽슴다라는
전갈이 왔고 낙향님은 중리 원주민인지라 위문공연 막간출연이던가 관람손님이던가간에 중리방죽을 빛내
기 위해 빈손이 아닌,좁쌀막걸리를 들고 와서 우리를 위무해주어서 기분이 점차 고조되어서 흡족한 가운
데 대를 펼치던 중,난데없이 등장한 은하수님의 찬조출연에 더욱 감격해마지 않았다.
물론 보리술도 잊지않고...얼마후에 내일의 창녕대첩을 위한 몸만들기와 준비운동을 어느정도 마무리한
낙향님이 작전상의 후퇴를 하였고,또한 은하수님도 나라의 공복으로서 철저한 봉사정신의 표본으로 자정
전에 귀가 하였다.한폭의 수채화를 담긴 조행기를 기대한다는 말을 남기고. 이제 남은 것은 소류지의 해병
대인 우리뿐...오늘 조행에서 뻔할 뻔지인 꽝을 칠 것을 영삼이버전으로 마음을 비웠노라고 사전대비로 운
기조식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대물을 기대하고 있음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점심먹고 보리술 한캔,저녁먹고 소주반병 넘게,위문잔치 때 좁쌀막걸리 한두사발,입가심으로 보리술 두
캔...이른 바 폭탄주에 버금갈 짬뽕술잔치를 질펀하게 벌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악몽의 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지섣달 긴긴밤보다 더 긴 한여름밤의 악몽의 사연은 그렇다...
숨 좀 돌리고 올리겠습니더 병아리타법으로 낑낑대며 자판을 두드리다보니 제 가랑이가 찢어집니더.
양해바랍니더..
아무리 꽝치는 방죽으로 이름을 날리는 곳이지만 삼세번인데 하는 오기와 기상이 도도해진 가운데 밤이
점차 깊어져갔다.
그런데 문제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주 이맘 때 반팔에 반바지차림으로 애기버선지에 다녀왔고 오늘 낮에도 막바지 무더위로 방한준비
에 다소 방심한 것이...
처음엔 궁뎅이가 좀 헤픈 여인의 거시기처럼 물위로 살랑대며 불어오던 소슬바람이 어느 덧 오뉴월 한 품
은 여인의 입김처럼 되어갔고,게다가 가랑비에 베적삼이 젖을 줄 모를 만큼 차가운 밤이슬이 반팔과 반바
지차림의 나를 애무하듯 빙수로 적시게하니 시베리아의 겨울벌판에 내동이 친 허수아비 꼬락지가 되었다.
때아닌 삭풍과 한기를 도저히 견딜 수 없는데 옆에 떨어져 있는 낭만퐁퐁님이.........
(삭풍은 나모 긋테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듸 만리변성에 일장검 잡고 셔서긴 파람 큰 한소릐에 거칠 거
시 없세라라. 김 종 서 作 )
이렇게 시조를 읊조리며 대를 응시하고 있으니 명색이 선배이자 연배도 한참 위인 내가 후배에게 약한 모
습을 보일 수 없어 냉수먹고 이쑤시개를 입에 문 양반마냥 헛 호기를 부리며 헛 폼을 잡았지만 그것도 잠
시...누가 볼새라 한밤중에 달밤체조와 국민체조로 ㅈ ㅣ 랄법석을 떨다가 나중에 염치체면 불구하고 철수를
권유하는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불만퐁퐁(?)님이 지난 봄에 새벽때 월척을 건졌다는 얄미운 무용담이 내게
는 차디찬 족쇄가 된 것이었다.
닭살이든 소름이든 간에 오금이 몹시도 저리는 판인데도 아랑곳 없이 소복처녀귀신의 치맛바람이 계속 날
리는 한기에 한껏 올랐던 취기도 깡그리 사그라진지도 이미 오래이었고 사시나무 떨듯한 추위로 졸음조
차 오지않는 등 그야말로 눈물겨운 신세가 됐다. 어여 시간이 가기를 고대하니 일각이 여삼추란 말만 내
머리에 맴돌고 어여 뜨뜻한 아랫목에 들어가고 싶어 환장할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남자의 심벌인 내 고추가 자라목마냥 음푹 들어갈 정도 이면 두번 말해 무엇하리요.
닭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명언이 왜 이다지도 심금을 울리던지...
결국 악전고투끝에 아침을 맞이하자마자 내내 참아왔던 일성! 처~ㄹ 수~~~
패잔병처럼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해병대운운 하기보단 오로지 그리운 집에 간다는 생각 밖에 없었
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낭만풍폭님도 밤새 추위에 고생했는데 옆에 있던 내가 태산처럼 앉아있으니 후배로
서 감히 철수를 부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서로 눈치 보느라고 생고생을 자초한
것이었으니... 둘다 덤 앤 더머 광대노릇을 실껏 한 셈이었으니...
훌쩍! 고장난 수도꼭지마냥 흐르는 콧물...
에궁! 삭신이 몹시 쑤시네...
그래도 낚시는 또 가련다.
여러분! 유비무환! 방한준비에 철저히 임하시길 바랍니다.
특히 일교차가 극심해지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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