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집에 다녀온지 오래되고, 부모님께서 손주들을 많이 보고싶어 하시는 것 같아서
고향 동해안(경북 영덕 바닷가)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어머님이, 맏이랑 장손 왔다고 진수성찬을 차려내어 주십니다.
반찬이 일곱가지나 됩니다.
매운탕, 숭어회, 과메기, 생미역, 임연수구이, 가자미장조림, 골뱅이 삶은것 몇마리..
바닷가 아니랄까봐 전부 바다에서 나는 것들입니다.
실컷 먹었습니다.
영덕대게는 비싸서 못먹었습니다.
아침에 동해안 일출보려고, 일찍 일어나려 했는데 쪼금(10분정도) 늦었습니다.
고향집은 일어나서 문만 열면 일출이 보입니다.
년초에 이 해돋이 보려고 동해안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몰렸답니다.
아침먹고 바다 낚시 가려니 물이 너무맑고 파도도 적어서 별 재미가 없을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창고에 고이 모셔져 있는 투망을 들고 앞바다로 나갔습니다.
민물과는 달리, 바다에서 투망을 던지려면 고기를 보고 던져야 합니다.
그래서 투망을 던지는 기술보다 물속의 고기를 보는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물밑에 숭어 새끼들이 많이 놀고 있었습니다.
<경북말로 큰숭어는 "수치" 새끼숭어는 "모치"라고 합니다>
갓잡은 숭어를 회쳐서 먹으니 캬~~~
투망던져 숭어잡은 이야기 조행기에 올려도 되나 모르겠네요....
<하나더 : 멸치조행기>
동해안 바닷가에 가면 멸치후리배들이 멸치를 잡아 바닷가에서 말리는 모습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작년 추석때였습니다.
추석 전날 해질녘쯤 바닷가에 갔더니 동네아저씨가 투망을 던져 고등어랑 전갱이를 많이 잡아내더군요.
저도 집에서 투망을 가지고 가서 고등어 수십여마리를 잡아내는데 바닷물 색깔이 자꾸 변하데요.
고등어랑 전갱이가 멸치를 잡아먹으려고 떼를지어 달려드니까 멸치떼들이 안잡혀 먹으려고 바닷가로
자꾸 나오는데 그 떼가 엄청나서 바다물빛이 까맣게 보이는 겁니다.
뒤에서 그광경을 보시던 아버지 이렇게 말씀하시대요. "모기장! 모기장!!"
동생이 다시 집으로가 모기장을 들고 왔습니다.
저와 동생이 모기장 양쪽끝을 잡고 아버지는 뒷부분에 멸치가 들어가면 들어 올리시고...
모기장으로 한번 뜰때마다 얼마나 많던지 제대로 들어 올리지 못할정도로 잡았습니다.
나중에 집으로 옮길때 1톤 트럭에 큰 고무다라이(옛날에 목욕할때 쓰던거 있잖아요..) 6개에 나누어
겨우겨우 갖고 와서 추석날 새벽3시까지 삶아서 널었습니다.
일곱집 나누어서 지금까지 멸치 잘 먹고 있는데 그 맛이 보통 멸치맛과는 비교가 안됩니다.
여러분중에 멸치 잡아 보신분 있나요? 모기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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