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 보자! 현장 체험 학습] 경남 창녕 우포늪
겨울을 재촉하는 찬 바람이 모질게 분다. 초겨울의 햇살을 받은 늪은 눈부시게 반짝인다. 찬물에 발을 담근 갈대 풀들이 춥다고 몸을 '으스스' 떨며아우성을 쳐 댄다. 몸을 부비는 소리가 요란하다. 겨울 철새들도 질세라덩달아 목청 높여 제 목소리를 낸다.
'공룡들의 놀이터'였던 우포늪의 겨울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경남 창녕군의 우포늪은, 우리 나라 최대의 자연 늪지다. 유어면과 이방면그리고 대합면 등 3개면에 걸쳐 있는 이 늪은 둘레가 7.5km에 전체 면적이231만 ㎡에 이른다 늪은 규모가 가장 큰 우포늪(127만 8285㎡)과 목포 늪(53만 284㎡), 사지포늪(36만 4731㎡), 쪽지벌늪(13만 9626㎡)등 네 개의늪을 모두 아우른다.
이곳에 늪지가 처음 생성되기 시작한 것은 약 1억 4000만 년 전 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포늪을 이루고 있는 퇴적암을 조사해 보니 약1억 1000-2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의 발자국 화석과 빗방울 무늬 화석, 곤충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유어면 세진리에는 그 당시의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다.
공룡 시대였던 중생기 백악기 당시에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낙동강 유역의 지반이 내려앉았다. 이 일대에 낙동강으로 흘러들던 물이 고이게 되면서 곳곳에 늪지와 자연호수가 생겨났고, 새로 생긴 이 곳은 당시 지구의주인이던 공룡들의 놀이터가 되었던 것이다.
또 다른 학설은, 지금으로부터 약 600년 전인 기원전(BC) 4000년꼐 지구의기온이 따뜻해 지면서 육지에 얼어 있던 빙하가 녹아 내리면서 생성됐다는주장도 있다.
우포늪도 한때는 커다란 위기에 빠졌었다. 1960년대 초에 백조도래지(천연기념물 제15호)로 지정됐다가 급격한 개발로 이 곳을 찾는 백조의 수가 줄면서 지정이 취소된 것이다. 그 뒤에 개발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러나 다행히 오늘날의 우포늪은 나날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1997년 '생태계 보호 지역'으로 지정된 뒤, 이듬해 '람사 조약'에 의한 국제보호 습지로 지정된 이후에는 예전의 생태계가 되살아 나고 있다.
현재 우포늪 일대에는 430여 종의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우리 나라 천체식물 종류의 10%에 해당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수생 식물의 종류는 우리나라 전체의 50~60%를 차지한다. 이렇게 많은 수생 식물이 분포하고 있는것은 그만큼 이 곳이 수생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표다.
이 곳에서 가장 흔한 수생 식물은 창포ㆍ생이가래ㆍ마름ㆍ자라풀ㆍ개구리밥ㆍ가리연꽃 등이다.
이 식물들은 그 자체로도 귀한 생명체지만, 늪의 수질을 정화해준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기도 하다.
창녕환경운도연합 권혁민 간사는 "각종 공장 폐수와 축산 농가의 오염 물질, 그리고 농약 등이 흘러들고 있지만, 우포늪의 물빛이 의외로 맑고 깨끗한 것은 이 식물들 덕택입니다"라고 말했다.
우포늪은 사계절 생태 학습지다. 봄ㆍ여름에에는 수생 생물을 관찰할 수있다. 초겨울인 요즘에는 이들 수생 식물을 살펴볼 수 없지만 대신 각종겨울 철새들이 좋은 생태 학습 자료가 된다.
조류는 쇠물닭, 논병아리 등 텃새와 천연 기념물인 노랑부리 저어새, 큰고니를 비롯해 쇠오리, 기러기 등 62종이 있으며, 겨울철새는 매년 증가하고있다.
어류는 붕어, 잉어, 가물치, 피라미 등 28종이 서식하고 있으나 최근 베스, 블루길 등 외래종이 증가하여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 외 논우렁, 말조개, 소금쟁이 등이 패각종 및 수서곤충이 서식하고 있다.
우포늪은 장마철을 빼고는 아무리 깊어도 사람의 온몸이 잠기는데가 거의없다. 1~2m의 수심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늪의 바닥에는 수천만 년전부터 숱한 생명체들이 삶과 죽음을 거듭한 끝에 쌓인 부식층이 두터워개펄처럼 발이 푹푹 빠지지도 않는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이 부식층이 있기 때문에 우포늪은 '생태계의 고문서', 또는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우포생태학습관
우포늪을 단체로 견학할 경우에는 우포생태학습원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시청각 교육실을 비롯해 우포늪과환경 관련 자료들을 갖추고 있으며, 생태 관찰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기때문이다.
창녕환경운동연합이 부설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곳은, 지난 1999년 페교된 회룡초등학교를 활용해개관, 지금까지 약 4만명이 다녀갔다.
우포생태학습원은 단체 교육을 위해 숙박시설을갖추고 있으며, 이곳에서 우포늪의 역사와 환경에 대해먼저 사전 지식을 익히고, 생태 학습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에는 시청각 교육에 이어 철새 탐조를 나서며, 짚풀 공예와 오리나무 조각상에 물감을 칠해 만들어보는 오리 공예, 천연 염색 등의 색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해 볼수 있다. 봄ㆍ여름철에는 습지 생물의 생태에 대해 공부할 수있다. 단체 예약은 우포생태학습원 홈페이지(www.woopoi.com)에서이용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문의(055)532-7856 [길목여행지] 관룡사
관룡사는 화완산국립공원 구룡산 병풍바위 아래에 있는 고찰이다. 신라 시대 원효대사가 제자 1000명에게화엄경을 설법한 신라의 8대 사찰로 전해지고 있다. 보물 제 212호인 대웅전을 비롯해 4점의 보물과 5점의 지방 문화재가 있다.관룡사 입구에는 고려 공민왕 때 개혁 정치를 주도한 신돈이 출가한 사찰인 옥천사지가 있고, 또 신돈이 태어났다는 일미사지가 있다.
주변 계곡의 늦단풍이 가을의 끝자락을 잡는다.숙박 시설로는 산장여관(055-521-1292)을비롯해 민박(27가구)이 가능하다. 민박 안내 (055)530-8476, 521-1805
[찾아가는 길]
<버스> 서울의 경우남부터미널에서 창녕까지 가는 버스가 오전 9시 40분을 첫차를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5회 운행한다. 1만 8900원.부산에서는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있따. 5600원. 창녕읍에서는 영신버스 정류장에서 이방행 버스를 타고, 소목마을입구나 이방면 우만리에서 내리면 된다. 소목마을에서는 내릴경우는 600m, 우리만리서는 1km쯤 걸어가면 늪이 나온다.
<승용차> 일단 구마고속도로에들어선 뒤 창녕 IC에서 20번 국도 합천 방면으로 방향을 잡아우포생태학습원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면 된다. 창녕 IC에서창녕 읍내 방면으로 갈 경우에는 창녕읍에서 5번 국도 대구 쪽으로 가다 교리 삼거리에서 1080번 지방도로 좌회전, 주매리를거쳐 소목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좌회전을 하면 소목나루(우포늪)에 닿는다.
박희홍 기자 hhpark@hk.co.kr 소년한국일보 20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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