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붕어낚시의 새판짜기 - 확산되는 중층낚시
봄부터 불기 시작한 영남권의 중층낚시 붐이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영남권은 떡붕어가 서식하는 낚시터라면 어디를 가나 낚싯대 한 대만을 펴놓고 잔뜩 긴장해서 찌를 응시하는 꾼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중층낚시의 바람은 이미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다른 지방에 비해 중층낚시의 바람이 유독 영남지방에서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는 것은 왜일까? 지금까지 다른 지방에서는 중층낚시를 떡붕어를 대상으로 하는 '일본식' 낚시로 인식하여 다분히 감정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영남지방에서는 낚시업계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중층낚시의 의의를 현실적으로 좋은 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두고 연구·보급에 힘쓴 것이 가장 큰 영향으로 작용했다. 거기다 영남의 낙동강계에 서식하는 희나리라는 부유성 토종붕어가 대상어종이 되어 일본식낚시라는 거부감을 반감시킨 것에서도 그 까닭을 찾을 수 있다. 추대용(JLF 상사 필드스텝)씨의 말에 따르면 현재 영남지방에만 300군데 이상의 낚시점에서 중층낚시 전문용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4명중 1명의 낚시꾼들이 중층낚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고 한다.
중층낚시 채비
중층낚시는 매우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입질을 감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섬세한 채비를 요구한다. 원줄은 나일론사 0.8∼1.5호를 주로 사용하고 목줄 역시 0.4∼0.8호의 가냘픈 채비를 사용한다. 목줄의 길이는 25∼35cm 정도가 일반적이지만 입질이 약할 경우는 70cm까지 늘려서 쓰는 경우도 있다. 윗바늘과 밑바늘과의 단차는 5∼10cm까지 놓고 수온이 내려갈수록 그 거리를 짧게 한다. 바늘 역시 붕어바늘 3∼6호를 주로 사용하는데 윗바늘은 밑바늘에 비해 한 홋수 크게 써야 밑밥용 떡밥을 크게 다는데 편리하다. 입질이 시작되면 쉴 새 없이 낚이는 경우가 많아 빠른 뒷처리를 위해 미늘 없는 바늘을 많이 사용한다. 또한 조개봉돌 대신 편납을 달아 무게를 가감하는데 편리함을 갖추게 한다. 찌는 날라리가 없는 가는 연신톱을 갖춘 중층전용찌를 써야 한다. 찌맞춤은 현장에서 찌톱 전체가 거의 물위로 나와 있는 상태에서 미끼를 달았을 때 수면위로 찌톱이 두세 마디 정도 남는 것이 좋다. 낚싯대는 중질대를 사용하면 무난하나 중층전용대의 경우 초릿대 부근에 중량감을 주어 챔질에 대한 반응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약한 채비를 쓰다보니 뜰채는 필수적인데 망이 촘촘한 고운 뜰채를 써야 빈바늘이 걸리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
포인트와 공략 수심층 찾기
중층낚시가 바닥낚시와 달리 바닥부터 수면 밑까지 전 수심층을 공략하다보니 당연히 바닥에서 떠다니는 플랑크톤을 주먹이로 하는 떡붕어와 희나리 등을 대상어종으로 하게된다. 따라서 포인트는 플랑크톤이 집중된 장소 즉, 용존산소량이 풍부한 곳을 찾는 것이 제일의 관건인데 배수기와 갈수기에는 제방권이 유리하고 만수위에는 새물 유입구와 수초대를 찾는 것이 좋다. 공략 수심층은 수온이 높을수록 수면 가까이 형성되는데 아침에 낚시를 시작한 경우 바닥 5cm 부근부터 20cm씩 띄워가며 탐색을 해나가기 시작해서 오후 2∼3시 사이에는 수면 40cm 부근까지 띄우기도 한다. 만약 두 명 이상이 동행 출조를 했을 경우 각기 다른 수심층에 채비를 띄워 가장 먼저 입질이 오는 수심층에 채비를 맞추는 것도 빠른 입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되겠다. 만약 1시간동안 전혀 입질이 없다면 그곳은 고기가 없다고 판단하고 다른 자리를 찾아야 빈작을 면할 수 있다. 중층낚시는 떡붕어 자원이 많은 저수지가 가장 좋지만 피라미나 블루길 등 부유성 잡어가 많은 곳은 예민한 입질을 봐야하는 중층낚시에 적합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중층낚시용 미끼와 챔질
미끼는 부력을 극대화시킨 중층 전용 떡밥을 쓰게 되는데 반드시 집어용과 미끼용을 따로 구입하여 사용해야 한다. 특히 집어용 밑밥을 갤 때는 주무르지 말고 손가락으로 휘젓듯이 물과 섞어주어야 물에서 쉽게 풀려 빠른 입질을 유도해 낼 수 있다. 또한 바늘에 달 때도 꾹꾹 누르기보다는 가볍게 6∼7회 정도 눌러서 대추알 크기로 윗바늘에 달아준다. 미끼용 떡밥은 상대적으로 찰지게 개어서 밑바늘에 달게 되는데 바늘을 감쌀 정도로 작게 달아서 흡입시 이물감을 적게 해주는 것이 요령이다. 챔질 시기는 주변 여건에 따라 그 차이가 심해 가뜩이나 찌의 미세한 움직임에 의존하는 중층낚시에 있어서는 가장 터득하기 힘든 테크닉이다. 일반적으로 보자면 반마디 정도 깐죽거리는 예신 후 끌고 들어가는 도중에 챔질을 해주는 것이 헛챔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챔질 방법은 당기는 것이 아니라 약간 미는 듯한 느낌으로 위로 쳐주는 것이 정확한 걸림을 유도한다.
중층낚시의 유의점
중층낚시의 매력은 뛰어난 조과에 있지만 그 또한 어자원 고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을 같이 갖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 7치 이하 급은 바로 방류를 하고 꼭 필요한 고기만 가져오는 꾼들의 성숙된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예민한 찌놀림에 챔질타이밍을 찾다보니 항상 긴장하게 되어 쉽게 피로가 몰려오므로 여유로운 낚시를 즐기기에는 부적합하다.
의성 가음지는 떡붕어 자원이 많기로 유명한 저수지로 잡어 성화가 덜해 중층낚시를 하기에는 안성맞춤인 저수지다. 취재당일(10월 3일)은 만수위에서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아 약간 탁한 빛을 띠고 있었다. 추대용씨가 먼저 오전 10시경 중상류 수심 2m 포인트에서 대를 폈고 당일 날씨가 맑아 수면에서 70cm 지점을 공략했다. 입질은 약 5분 후부터 들어오기 시작했고 첫수는 살치가 달려나왔으나 그 뒤를 이어서 7치 이상의 떡붕어들이 10여분 간격으로 낚이는 평균 조과를 보였다. 이는 바로 옆에서 바닥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간간이 5치급 붕어들을 낚는 것과 대비되어 적어도 낮낚시에서는 한눈에 조과 차이를 볼 수 있었다. 또한 제방 좌측권 최하류에서 낚시를 시도한 대구꾼 천영수씨는 두 시간만에 20여수를 낚는 호조황을 보였다. 한편 중층낚시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꾼들이 챔질 시기를 놓쳐 헛챔질하는 모습 또한 저수지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출처 : 낚시춘추 2000년 11월 윤문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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