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곳입니다. 퍼온 글은 올리지 마세요.
옛 글 제 2 편 [장르 "시" ] 2012년 이전 작
봄을 기다리며 (부제: 낚시 예찬)
푸르스럼한 연기가 촌락에서 피어오르는 해 질 무렵
우리는 초롱한 물가에 앉아봅니다.
낚시대 하나에다 저녁을 매어놓고 또 다른 낚시대에는 기대감을 걸어두곤
날 저무는 산 그늘을 바라보기도하고
하릴없이 낚시대를 만지작거리기도 하였습니다.
별이 총총 빛나는 밤이 되면 !
버너에 불을 붙이고 라면이랑 소주를 곁들여 무용담을 나누다가
새들이 잠들면 우리도 잠시 의자에 기대어 깜박 잠이 들곤 하였습니다.
그곳은 한 낮의 열기를 머금은 제방과
어스름한 안개의 싸늘한 풀이슬과
아름아름 피어오르는 연두빛 그 연하디 연한 발광체 하나가 반짝거릴 뿐입니다.
이윽고 새벽이 찾아오면
달빛을 담은 커피 한 잔에 서서 혹은 앉아서
언제나 잔뜩 기대를 머금고 찌를 바라보다가
옆사람 기침소리에도 긴장하기도 하고
안개속 희미해져가는 캐미 선형을 붙들어 두려고 조바심내면서
별을 이마에 지고 밤을 지새다가
햇살로 잦아들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샤워하고 마누라 구박을 자장가 삼아 누워서 단잠을 청하면
망막위로 노곤함과 엊저녁 찌가 같이 노닐곤 하지요!
봄은 님 부르는 소리로 시작되어 꽃이되고,
잎이 열리는 바람에 부대끼며 회춘을 도모하다
아지랑이따라 이내 햇볕속으로 사그러 들지만
우리는 나른한 기지개 실가는 눈빛으로 붕어를 만나러 갑니다.
꾼들은 마냥 그게 낙이래서 바람속에도 붕어의 그림자를 느끼고
물속 보이지 않아도 그 자태의 유영을 가늠케 합니다.
붕어는 그 눈이 크고 검어서
붕어는 그 몸을 금빛으로 단장하여서
붕어는 그 입질이 황홀하고 우아하여서
붕어는 그냥 붕어라서 좋지 아니한가요?
비오는 날 파라솔 가득 날벌레를 머금고
바람 부는날 낚시대가 춤을 추던 때도
우리는 낚시가 좋아서 갑니다
오늘도 그래서 상상을 합니다.
봄을 기다리며......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