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곳입니다. 퍼온 글은 올리지 마세요.
옛 글 제 4 편 [장르 "단편" ] 2013년도쯤 작
~추억~
계란꽃 달개비 패랭이......
여름 들꽃 한 웅큼
바짓가랑이에다 숨기고
머시마는 아까부터
바람부는 언덕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나오기로 한 가스나는 왜 이리 더딘지 ?
주변 풀들이 다 뜯겨져 나갈즈음
단발머리 단아한 얼굴이 나타난다.
딱히 선물할 것도 없는 시골에서
딱히 선물이랄 것도 아닌 꽃 몇 송이를
함빡 웃음으로 반겨드는
그 모습이 고왔던 어릴적 소꿉친구는
이젠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지고 소식마저 잊어버렸다
플라타너스 긴 그림자가 산 허리를 감을즈음
뜬금없이 시원한 수박이 먹고싶다는 말에
낮잠 자고있는 원두막 할배 귀를 피해
엉덩이 씰룩거리며 낮은 포복으로 다가가선
겁내는 지집애 망 잘 보라고 으름장 놓고는
탱자가시 끍혀가며 수박서리를 감행하였다
같이 마실나온 할매가
그 아래서 잡초 매고있는 있을 줄도 모르고
살며시 한 덩이 꿍쳐메고 시원한 냇가로 향하는데
할매가 외치는 말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기를
" 야야 ! 배얌 조심하고 니는 일찍 들어온나 ...... "
그 집 손녀였기에 딱히 서리랄 것도 아니었다.
그늘지고 시원한 개울물에 담구어
마음도 수박도 같이 식어가는 동안
발로 차면서 물장구치던 물방울이
아직 공중에서 떨어지지도 않았건만
세월은 참으로 빨라 이젠 추억으로 사라져버렸구나!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