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리움..
조행기 적어 본지도 참 오랫만이란 생각이 들어 문득 그리움으로 짧은 하루를 얘기할까 합니다.
언제인지 모르는 그 언젠가부터 나날이 시간에 쫒기고 세월에 쫒기다 보니 사람이 그립고 물가가
그립고.. 모든게 그립기만 한 봄입니다.
어제는 그 그리움이 깊어 물가로 향하고 돌아오는 길마져 깃털처럼 가볍고 포근한 마음이 나를
여유롭게 한 완벽한 나의 하루였습니다.
햇살이 머리위에 걸릴때쯤 태봉지를 시작으로 진동 소류지 3곳을 전전하여 붕어 밥주기를 시도했
으나 붕어는 애써 외면하고 찌는 말뚝.. 결국 말뚝선배님께서 언젠가 소개하신 아침골못으로 이동
하여 아침을 맞이하는듯한 감동에 먼저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보다 제방 적당한 자리에 대를 드리
웠습니다.
서서히 찌든 삶의 갈증을 해소할 만큼 맑디 맑고 차갑지 않으며 적당히 시원한 샘물에 새벽녘 목을
축이려 내려온 사슴마냥 반가움에 수면에 입맟춤으로 인사를 대신하고 떡밥을 개어 2.5/2.9칸을 살
며시 던져 넣었습니다.
하지만 물 속 생명들이 낯선 손님에 놀랐는지 찌는 말뚝처럼 미동도 않고 따사로운 햇살 맞으며 잠
시 명상에 잠겨 그동안의 피로를 하나.. 둘 떨구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아침골못에서 이룬 저의 조과 전부입니다.그 어떤 조과보다 소중한 하루를 마감하며 집으로
향하는 길..
아직 미련이 남아서인지 흰바위골못으로 핸들을 돌려 보름달을 벗삼아 펼치는 올챙이들의 향연과
깊어가는 봄의 기운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다시 대를 드리웠습니다.
그런 내 마음과의 교감이 이루어졌는지 연신 하늘로 치솓는 찌오름에 미소를 짓고서 여유롭게 챔질
또 챔질 잔잔한 수면위로 앙탈을 부리며 올라오는 아직은 어린 붕애들을 집으로 보내고 또 보내며
이렇게 밤은 깊어 새벽을 향하고있습니다.
아직은 차가운 새벽 공기에 몸이 움추려질 때쯤 대를 접고 나의 흔적도 지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 어느때보다 기뻤습니다.
적어도 나에게 오늘은 꿈만 같은 하루였습니다. 그런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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