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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미 한 마리가 옥상에 있는 모과나무 밑에 떨어져 있었다.
염천지옥과도 같았던 여름이 불과 하루 사이에 싸늘하게 기온이 떨어졌는데 아마도 그에 놀라서 그랬던 것 같다.
이미 죽은 줄 알았는데 다가가 살펴보니 미미하게 앞다리를 버둥거리고 있었다.
숨이 아직은 겨우 붙어 있는 것 같았다.
이렇듯 날씨가 갑작스럽게 싸늘해지자 입빠른 사람들은 이제 여름은 끝났다고 서둘러 단정지어 버린다.
참으로 힘든 여름이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를 무더위가 연일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더니,
이렇게 한 순간으로 끝날 줄이야…….
도무지 믿기지 않는 변화무쌍한 온도의 변화가 아니라 할 수 없겠다.
미처 생각지도 안 했던 가을이 눈앞에 성큼 와있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변화에 이내 적응하지 못 하는 듯 했다.
하긴 아직은 8월이 아닌가.
물론 팔월보름이 지나가면 조석으로 기온이 써늘해지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은 팔월중하순까지도 식을 줄 모르고 펄펄 끓었었다.
심지어 그때까지 열대야가 지속되는 바람에 사람들은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그랬던 여름이 어떻게 이렇듯 하루아침으로 돌변할 수 있는 것인지, 눈으로 직접 보고도 도무지 믿기지가 안 했다.
난데없이 참매미소리가 옥상에서 들렸다.
유년기에 들었던 친근한 매미소리는 쇠매미소리.
그에 비해 참매미소리는 고막이 얼얼할 정도로 거의 소음에 가깝다.
오죽했으면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그 소리가 문제가 되어 민원이 발생했었겠는가.
아까 나무 밑에서 본 그 참매미였다.
겨우 내 키 정도 되는 모과나무를 붙들고 놈은 그 야단법석을 치고 있는 게 아닌가.
마치 여름은 아직 끝나지 안 했노라고 하는 것처럼.
삼복더위 속에서 숨을 헐떡거릴 땐 지긋지긋한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게 사람 마음이다.
하지만 막상 여름이 끝나 가면 마치 텅비어버린 해변과 같이 왠지 모르게 쓸쓸한 기분이 든다.
사람이란 지나가는 것에는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것.
지금 참매미 녀석
마음속에도 그런 건 아닐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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