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글만 읽기가 미안해서 이번에 퇴근하고 엊징의 주촌지 조행기를 올립니다.
오후 5시 반경만 되면 가까운 소류지에 낚시를 거의 매일 다니는 지라 오늘도 마음이 들뜬다. 마음먹고 하는 낚시도 아닐 뿐더러 잠깐 짬을 내어서 가는 것이라 장소 선정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어제는 연일 월을 배출하는 주촌의 연밭에 약 3시간 정도 있었지만 월 뛰는 요란한 소리만 들릴 뿐 그저께 보다 입질이 더 없다. 애기 붕어들이 밑밥에 즐거워 할 뿐 대물들이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입질이 없어 그냥 철수했던 기억때문에 오늘은 주촌지로 향했다.
역시 많은 조사님들로 이미 장사진을 치러고 있다. 늘 상 갖는 기대감도 이미 접은지 오래다. 물가에서 그저 몇 시간 아늑하게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자연과 함께 하는 편안함만이 있을 뿐이다... 샛팅후 몇번의 품질과 느긋한 기분을 즐기고 있는데 오른쪽에 좀 떨어져 앉아계신 조사님 힘쓰는 것이 팍 신경쓰인다. 왜냐면 주촌지는 너무 잘 알고 있으므로 월이 아주 가끔 나올 뿐 대부분 씨알이 잘기 때문이리라.
올리는 품새가 괴기를 제압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요란한 물보라가 튀는 것을 보니 직감으로 예삿놈이 아니다. 결국 그분은 랜딩시키지 못하고 터트려 버렸다. 그분에겐 미안하지만 순간 입가에 미소가 나도 모르게 번지고 역시 산란철이라 큰 놈도 올라 오는 군아. 그때부터 정신차리고 열심히 품질을 했다. 뛰엄 뛰엄 왼쪽 조시님이 6치 내외를 걸어내고...
무엇보다 석양의 분위기와 함께 수면의 고요함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케미를 꺽고 나서 보니 찌가 밑으로 쳐박는다. 징거미나 피리의 건드림이 아니다. 드디어 오는군아 하면서 힘치게 챔질... 덜커덕 느낌이 좋다. 쳐박는 힘을 계속 느끼자니 앞의 수초때문에 거의 강제집행. 한눈에 30은 되어보인다. 며칠간 다닌 보람이 있군아 하면서 다시 투척. 찌가 바닥에 닫자 말자 쳐박는 입질이 다시 온다. 또 다시 비슷한 느낌이지만 힘쓰는 게 좀 약해 보인다. 역시 강제 집행. 약 26~27은 되겠다.
연타석에 힘입어 계속 품질했으나 괴기는 바램을 왜면하고... 8시 40분 경에 철수. 방생할까 하다 옆에분에 드리고 철수중에 마음은 이미 내일 모레 합천 2박 3일로 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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