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붕사 칼럼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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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담 (2008-08-06 16:58:26, Hit : 3210, Vote : 368)

보리밥 (중)

내 고향 적중은
유난히 납작하고 붉은 돌들이 많은 곳이다.
물도 잘 배여들지 않고
큰나무가 무성히 자라나지 못하는
마치 다져진 땅과 같았다.

그러다 보니 비가오면
개울가에 물이 넘쳐나더라도
조금만 마른날이 계속되면 도랑가에는
물기가 거의 없어져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멱 감으러 갈때는
동네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는 소를 찿아 걸어야만 했다.

어떨때는 가지말라는 저수지에서 수영하다가 빠져 죽을뻔 한 기억도 있었다. ^^

그 당시 가장 좋은 놀이터는
들판에 있던  절(사찰)옆에 붙은 냇가 작은 소였다.
그런데 절에서는 출입을 제한하는 통에
몰래 뒤돌아 들어가서 멱을 감고
신나게 물장구를 치기도 했었다.

한번은 한참을 물놀이하다 나오니
바위 위에 널어놓은 옷들이 몽땅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알고 봤더니 주지스님이 감추어 버린 것이었는데...

아마도 절간옆에 심겨놓은 복숭아나무며 여러가지 과실수가
우리들 소행으로 자꾸 없어지는줄 생각 하셨나 보다.

그땐 발가벗은 채로 뛰어 다니는게 예사였었다.
그렇게 한참을 발가벗은채로 씩씩거리다가
나중에사 오해가 풀린 적이 있었다.
왜냐하면 당시 우리들 키가 모두 고만 고만했기 때문에
과일을 딸수 없었다는게 밝혀지면서.......

그 무렵  " 땜통엔 된장 "이라는 사건도 일어 났었다.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친구들과 물가에서 돌 던지기 놀이를 하며 놀고 있는데
갑자기 한놈이 뒤에서 돌을 던진다는게 그만 앞 애의 머리통을 맞추어 버린 것이다.

피가 철철하여
절간에 뛰어가니
주지스님이 "탬통엔 된장에 최고"라며,
장독간에서 된장을 한웅큼 꺼내 머리에다가 발라주고는

됐단다 !!!

우린
또
그런줄 알고 한참을 놀았다.

나중에 병원가서야
구더기가 생겼다느니
큰일이 날뻔했다느니........ ^^

아무튼 물속에는 손으로는 겁이 나서 잡을수 없을만큼
큰 피라미가 버글 버글했었다.
정말로 와글 와글 시끄러웠었다..............

아!!! 재빠른 붕어까지.........

그러던 중 초등학교 초년시절을 부산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당시 아버지가 체신공무원에서 동사무소쪽으로 발령을 받게 되면서부터다.

처음 고관입구에 방을 구하고
전철이란 신기한 발통차를 구경 해보고는
큰 맘먹고 두어 구간쯤 타고가서는
얼른 내리고는
다시 한참을 친구들과 걸어서 돌아오던 그런 때였었다.

그렇게 몇번의 여름과 겨울이 오가는 동안
이젠 혼자서도 시골을 갔다올 수 있을만큼 내공이 쌓여갔다.

버스는 흙먼지를 날리면서 구포다리를 지나고
수산에 이르면
버스를 배에다가 싣고 강을 건너고
다시 신작로 자갈길을 털털거리며 신나게 달려갔었다.

어떨때는 장마가 져서
의령쪽으로 코스를 바꾸던 시골 여행은
진짜로 운전기사 맘대로 가는 시절이었다고나 할까 ?
정말로 운전대 잡은 사람 맘인지는 그땐 확실히 몰랐었다.

아침 먹은 밥은
부산을 벗어나기도 전에 꺼져 버리고
창녕 휴게소에서
다시 한번 점심삼아 국수를 말아 먹지만
버스가 기어 두어번 바꾸는사이
소화가 다 되었는지 허전해진다.

버스 기사을 가만보면
차 가는 방향 반대로 핸들을 돌리는 것같아
마냥 신기하게 바라보는 사이
버스는 낯익은 고개로 올라선다.

그래서 아마 시골 할머니집에 도착하는 즉시
맨 먼저 밥을 먹게 되나 보다  오후 3~4시 밖에 안되는데도............

우리들의 할머니는
만나자 말자
인사는 건성이고
일단 가장 먼저 먹을꺼부터 챙겨주신다.
이때
맨
먼저 주시는게
바로

보리밥이다.

계속................

새벽물안개 (2008-08-06 20:33:15)

보리밥...
여름엔 시원한 우물물 한바가지에 말아서 풋고추 된장에 찍어서 함께 먹는맛이 일품인데... 쩝쩝
아참! 낚시 미끼로도 그저그만 이었죠... 지금도 경산쪽으로는 더러 사용합니다만...

월향 (2008-08-09 08:37:53)

어렸을 적,
울산에서 새벽밥 지어 먹고 거창의 골짜기 고향집에 다다르면 초저녁이 되기가 예사였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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